[뉴스토마토 차현정기자] 미래에셋자산운용이 또 다시 파격적인 보수 인하에 나서며 파생형 상장지수펀드(ETF) 시장 선점 의지를 드러냈다. 곧 시작될 인버스 레버리지 ETF 대전을 앞두고 저마진을 감수한 선제적 이벤트를 통해 시장 저변과 점유율을 확대해 막강한 시장 지배력을 확보하겠다는 것으로 더불어 업계의 긴장감도 고조되는 모습이다.
미래에셋운용은 20일 파생형 ETF 총보수를 인하(연 0.59%→연 0.09%)했다. 국내에서 가장 저렴하게 인버스 레버리지 ETF에 투자하는 상품이 된 것이다. 서유석 미래에셋자산운용 ETF부문 사장은 "TIGER ETF 대표지수형 상품들은 앞으로도 저렴한 보수를 유지할 예정이다. 이를 바탕으로 투자자들에게 직접적인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거듭되는 ETF 시장 확대에 따른 과도기적 시점에서 이 같은 결정이 결국 투자유인 효과를 불러와 시장 활성화를 이끌 것으로 평가했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박사는 "투자자 관점에서 레버리지가 존재하는 파생형 상품은 보수에 크게 민감하지 않다보니 업계가 이런 성향을 이용해 보수를 높게 책정하는 경향이 있었던 게 사실"이라며 "금융투자산업은 어떤 쟁점에서건 최우선은 투자자 수익증대여야 한다. 미래에셋운용의 파생형 ETF 총보수 인하는 시장을 바꿀 획기적인 결정"이라고 말했다.
추후 벌어질 업계 전반의 운용보수율 인하 경쟁에서 수익성 감소 등 일련의 어려움은 겪겠지만 이후 시장 재편 과정에서 시장 장악력을 키워 더 큰 성장의 과실을 누릴 수 있다는 진단이다.
운용업계에서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미래에셋운용의 이 같은 조치는 당장 업계에 자극이 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기 때문이다. 오래지 않아 일부 운용사들의 ETF 보수 인하 동참 행렬이 이어질 것으로 관측되면서다. ETF 시장에서 압도적 선두를 굳힌 삼성자산운용은 "계획은 없다"고 선을 긋고 일단 관망한다는 입장이지만 한 두곳의 운용사가 수수료 인하에 동참할 경우 결국엔 전체가 따를 것으로 예상된다.
업계 관계자는 "그간의 전례를 역추적해보면 알 수 있다. 매번 수수료 인하 포문이 열리면 수일내 보수인하로 가닥을 잡고 내부체계를 바꿔 따라가는 경향을 보였다"며 "다만 규모의 경제를 실현한 선두 입장에선 내린 보수 이상의 수익을 내면 인하분을 극복할 수 있으나 후발주자의 경우 ETF 규모 자체가 작아 투입비용도 거두지 못할 수 있어 우려된다"고 말했다.
'최저 보수' 치킨게임이 촉발할 경우 결국 운용업계 수익성 악화로 이어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또 다른 업계 관계자는 "1위인 삼성운용이 지키고 이를 쫓고 견제하는 미래에셋운용이 기회가 있을 때마다 영역확장에 나서는 것은 당연하다"면서도 "다만 업권 전체를 생각하면 이는 과도한 제살깍기일 뿐이다. 단기적인 것만 보고 경쟁에 동참하는 것은 자제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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