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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초등 1∼2학년 일괄 숙제 금지"
서울교육청 발표…교총 "실험정책, 철회 촉구"
2016-08-30 14:17:16 2016-08-30 14:17:16
[뉴스토마토 윤다혜기자] 서울시교육청이 내년 1학기부터 초등학교 1∼2학년에게 부과되는 일괄적인 숙제를 금지키로 했지만 "실험적인 교육 정책"이라며 이를 철회하라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조희연 서울시교육감은 30일 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내용의 '서울 안정과 성장 맞춤 교육과정' 도입 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방안은 내년 초등학교 1∼2학년부터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되는 것에 발맞춰 교육청 차원에서 학생, 학부모의 학습 부담을 덜 수 있는 대책을 내놓은 것으로 ▲선행학습이 필요 없는 한글 및 수학교육 활동 ▲학습 부담 감소를 통해 자기주도적인 학습능력을 신장하는 교육 ▲학습자가 지속적인 흥미와 관심을 가지고 참여하도록 하는 놀이 중심 교육 활동 등을 포함한다.
 
특히 숙제 부과는 전적으로 교사의 자율 권한이지만 모든 학생에게 일괄적, 강제적으로 부과되는 숙제, 선행학습을 유발할 우려가 있거나 학생 혼자 하기에 부담스러운 숙제는 내지 않도록 한다는 게 교육청 방침이다.
 
숙제를 못 해온 학생에게 벌점을 주거나 반대로 숙제를 해온 학생들에게만 스티커를 주는 등 숙제 수행 여부에 따라 학생을 차별하는 것도 금지하기로 했다.
 
이에 한국교원단체총연합회(교총)는 "숙제의 내용과 방법은 교사가 학생의 학업성취 수준과 학습 부담을 감안해 판단할 사안"이라며 "이를 일률적으로 교육청이 강제 금지함으로써 학생의 수업권과 교사 수업권 및 학교 자율성을 훼손해서는 안 된다"고 지적했다.
 
이어 "서울교육청은 '숙제 부과는 교사 자율, 숙제에 대한 책임은 교사'라는 표현을 쓰며 숙제를 내주는 것이 마치 큰 잘못인 양 책임을 교사에게 전가하고 있다"며 "다른 학생들보다 학업이 뒤처지거나 부족한 학생을 외면하지 않고 받아쓰기 등 숙제를 통해 부족함을 채워주려는 교사의 열정을 오히려 사라지게 하지 않을까 우련된다"고 덧붙였다.
 
또 서울교육청은 기초 한글과 수학은 학교 입학 전에 미리 익힐 필요가 없도록 학교에서 책임지고 가르치도록 할 계획이다.
 
이를 위해 서울교육청은 초등학교 1~2학년 학생의 발달 수준에 맞는 안정과 성장 중심의 교육과정을 운영할 수 있도록 '쉬운 한글, 재미있는 수학' 지도 방안과, 놀이와 연계한 수업 방법 등을 연구하고 있으며 학생들의 학교생활 적응 중심의 새로운 통지 방법을 마련해 적용할 예정이다.  
 
이밖에도 초 1∼2학년만 전담하는 '전문 담임제'나 1학년 담임교사가 그대로 2학년 담임까지 맡는 '연임제' 등 '안성맞춤 학년제' 운영을 각 학교에 권장하고, 현재 9∼10개 학교에서 시범 운영 중인 협력교사제도 확대한다.
 
조 교육감은 "이번 정책은 선행학습 필요 없이 공교육 안에서 모든 것을 완결하겠다는 서울교육청의 의지 표현"이라며 "학생, 학부모, 교사 모두가 만족하는 혁신 미래 교육의 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교총은 "초 1∼2 담임연임제도 지난 2011년 곽노현 전 서울시교육감이 추진하다 학교현장의 반대여론이 많아 흐지부지된 정책"이라며 "내년 전면 실시를 철회하고 시범실시를 통해 정책효과성 검증 후 실시 여부를 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조희연 서울시 교육감이 30일 오후 서울 종로구 신문로 서울특별시 교육청에서 초등학교 1~2학년 안성맞춤 교육과정 운영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윤다혜 기자 snazzy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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