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가능한 테이크아웃을 위하여
우리가 사는 세상 / 가능 사회
입력 : 2016-08-29 19:18:37 수정 : 2016-08-29 19:18:37
찌는 듯한 폭염이다. 날씨가 더워지면서 사람들은 너도나도 차가운 커피를 손에 쥐었다. 생과일주스가 대세라던데, 생과일주스가 들려있는 것도 심심찮게 목격된다. 더위에 신음하는 많은 사람만큼이나 거리를 채우는 것은 바로 쓰레기다. 그 중 대다수는 테이크아웃 컵. 거리의 쓰레기통은 꽉 차서 넘치고 지하철 계단이나 횡단보도에는 일명 ‘컵 산’이 있다. ‘저게 다 버려지면 얼마야. 아니 그것보다도 환경에 얼마나 나쁠까.’ 걱정하며 플라스틱 컵에 담긴 커피를 홀짝인다.
 
2014년 국민건강통계에 따르면 한국 성인 남녀가 일주일에 커피를 약 11.09회, 하루 평균 1.7회를 마시는 것으로 조사되었다. 이를 환산하면 1년에 무려 600잔의 커피. 여기에 더운 여름을 식히는 생과일주스 전문점의 주스까지 더해지면 더 늘어난다. 문제는 이 음료들이 대부분 플라스틱 컵이나 종이컵에 제공된다는 사실이다. 
 
평소 커피를 즐겨 마신다는 대학생 A양(20)은 “주문 시에 테이크아웃할건지만 물어보고 바로 일회용 컵에 담아줘요”라며 “이런 상황에서 텀블러를 내밀거나 머그잔에 담아달라고 말하기가 쉽지 않아요”고 말했다. 또 개인 컵 지참 시 가격 할인을 해준다는 모 커피전문점 알바생 B씨(24)는 “개인 텀블러를 가져오시는 분이 하루에 한 명 될까 말까 하다.”라며 “컵을 씻기 귀찮고 일일이 컵을 씻다보면 주문이 밀리기에 편리한 일회용 컵을 선호하는 것 같다”는 말을 전했다.
 
 
 
사진/바람아시아
 
 
·종이컵과 플라스틱 컵이 왜 문제인가
 
 
일회용 종이컵은 한해 한국에서만 약 120억개 이상씩 소비되고 있고 이를 위해 무려 8만 톤에 해당하는 천연펄프를 수입하고 있다. 이는 50cm 이상 자란 나무 1,500만 그루에 해당한다. 이만큼의 종이컵을 생산할 때 배출되는 이산화탄소는 약 13만 2,000톤이며 이를 위해 심어야 할 나무는 4,725만 그루이다. 그렇다면 플라스틱 컵은? 플라스틱은 합성수지로 만들어진다.
 
현재 카페에서 주로 쓰이는 플라스틱 컵은‘PS(폴리스틸렌)’와 ‘PET(폴리에틸렌 테레프탈레이트)’로 만들어진다. 그 중 PET는 석유로 만들어진다. 1리터의 PET컵을 만들려면 250ml의 석유가 필요하다. 페트를 쓸수록 석유를 땅에 버리는 꼴이 되는 것이다. 또 다른 성분인 PS는 뜨거운 음료를 담는 컵의 플라스틱 뚜껑으로 자주 쓰이는데 90도 이상의 온도에서 녹는다. 커피 추출시의 대략적 온도는 85~90도. PS가 녹으면서 많은 내분비계장애물질이 용출되어 몸에 장애를 일으킨다. 
 
플라스틱만 인체에 해로울까. 답은‘NO’다. 종이컵도 인체에 해롭다. 여성환경연대에 따르면 2013년 커피전문점 7곳의 종이컵에서 환경호르몬(PFOA)이 검출됐다고 발표했다. 이는 뇌,신경 등에 독성을 일으키고 눈에 자극을 주는 환경호르몬으로 알려져있다. 또한 암을 유발한다. 가장 주목할 만 한 점은 5년 이상 몸에서 분해되지 못하고, 사용 후 버려도 환경에 스며들어 좀처럼 사라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환경에도 안 좋은데 내 건강에도 좋지 않다. 이제 좀 이유가 될까.
 
 
·테이크아웃 컵이 낳는 또 다른 환경오염
 
단순히 종이와 플라스틱의 생산 자체만으로도 환경에 악영향을 끼치지만 더 나아가서 다른 문제들도 낳는다. 쉽게 얻었으니 쉽게 버려지는 컵들. 다 마신 음료잔은 도시 곳곳에 버려진다. 
 
실제로 자원순환사회연대의 2009년 실태조사에 따르면 1회용 컵이 강남역 일대에서 성인 한 걸음당 한 개씩 버려지는 것으로 드러났다. 강남역 주변 800m를 조사한 결과, 하루 4시간(오후 2∼6시) 동안 최대 1,125개가 버려지고 있었다. 일반 성인 보폭(약 0.75∼1m)으로 한 걸음 당 한 개씩 발생하는 셈이다. 또, 명동, 신촌, 대학로, 종로 부근의 m당 버려지는 컵의 개수는 명동은 0.37개, 신촌은 0.39개, 종로는 0.59개, 대학로는 0.02개로 대학로를 제외한 대부분 지역에서 m당 0.35개 이상의 종이컵이 버려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사진/바람아시아
 
 
1회용 컵의 문제는 단순히 버려지는 것에서 그치지 않는다. 쓰레기통에 버려져도 올바르게 재활용 될 수 없다는 점에서 문제가 심화된다. ‘잘’버려지지 않은 것인데, 버려진 컵 안에는 대부분 음료나 얼음 등의 이물질이 남아있는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벌레가 모이는 등 위생 환경에도 좋지 않고 이런 용기들은 재활용하기도 쉽지 않아 자원낭비라는 지적도 잇따른다. 내용물이 남아있는 경우에는 일일이 뚜껑을 벗겨내서 내용물을 버리고 분리수거를 해야 하기에 번거롭다. 
 
또한 종이컵과 플라스틱 자체가 재활용하기 어렵다는 지적도 있다. 일부 종이컵의 내부는 수분에 젖는 것을 방지하기 위해 PE(폴리에틸렌)으로 코팅 처리 되어있다. 이렇게 코팅된 컵은 잘 썩지 않아 환경을 오염시킨다. 플라스틱의 경우 재활용할 수 없는 경우가 많고, 이물질이 남아있는 플라스틱 제품의 경우 재활용하기 위해 세척 및 가공에 비용이 많이 들어가는 등 어려움이 있다. 
 
 
·건강한 테이크아웃을 하려면…
 
이에 정치권에서는 문제의식을 느끼고 대안을 내놓았다. 환경부는 2002년 10월 4일 일회용품사용을 줄이기 위해서 패스트푸드점 및 테이크아웃 커피전문점과 자발적 협약을 맺었다. 협약의 내용은 아래와 같다.
 
 
 
 
 
 
▲일정 규모 이상 매장에서 사용되는 일회용품을 다회용품으로 전환 
▲포장용 일회용 컵에 대해 일정금액을 부과한 후 되가져오면 즉시 환불
 
 
일회용 컵 보증금 제도의 효과는 어땠을까? 분명 많은 성과를 냈다. 환경부에서 발표한 ‘2003년 상반기 자발적 협약 이행실태’조사에 따르면 03년 상반기 테이크아웃 커피전문점의 일회용 컵 환급률이 41.3%로 높게 나타났다. 또한, 미환불 환급 보증금으로 환경장학금 지급하고 고객들에게 환경상품을 제공하는 등 환경보전 사업도 시행되었다. 그러나 2008년, 정부가 바뀌며 이 정책이 공식 폐지되고 온전히 개별 업체의 자율에 맡기기 시작하면서 현재는 몇 개의 기업만이 자율적으로 환경 살리기에 동참하고 있다.
 
 
‘컵 디스카운트’할인제(텀블러에 음료를 받을 때 300원을 할인해주는 제도)를 시행 중인 카페베네 본사 오은애 매니저는 “최근 3개월간 5월엔 5600여건, 6월엔 5800여건, 7월엔 5500여건의 할인 건이 발생했다”고 전했다. 현재 카페베네의 매장은 총 795개, 단순히 매장수로 나눠보면 한 매장당 약 7건의 할인이 생겼다는 것이다. 즉 7명만이 텀블러를 가져온다는 사실을 알 수 있다. 하루가 아닌, 한 달간.
 
오 매니저는 이에 덧붙여 “본사에서는 일회용 컵이 환경에 좋지 않다는 사실을 인지하고 있으며 (매출에는 도움이 되지 않음에도) 환경을 지키기 위한 목적으로 실시 중”이라는 말을 전했다. 과연 더 다양한 활동을 매장이 못 펼쳤기 때문일까. 커피전문점 차원에서 노력은 하고 있으나 시민들의 참여가 저조한 실정이다.
 
 
 
사진/바람아시아
 
 
기사를 작성하다 커피가 문득 마시고 싶어졌다. 나가려다 아차. 텀블러를 두 손에 쥐고 다시 나간다. 처음 기사를 작성 할 때 다 마시고 손에 쥐어진 빈 컵은 현재 내 화장대에서 화장샘플 보관함이 되었다. 깨끗한 환경의 사회를 위하여 이번여름  필자는 텀블러 사용을 선언했다. 우리는 삶속에서 일회용품을 많이 사용한다. 값싸기도 한데 편리하기까지. 씻을 필요 없이 휙 버리면 그만이다. 하지만 쓰기 전에 생각해 보는 태도가 필요하다. 내가 버린 이 컵이 환경에 어떤 영향을 주고 있으며 그것이 미래에 날 어떻게 옥죌 것인지. 
 
“이 컵에 담아주세요!” 당당히 컵을 내미는 이는 아름답다.
 
 
 
심명민 baram.asia  T  F
 
 
 
**이 기사는 <지속가능 청년협동조합 바람>의 대학생 기자단 <지속가능사회를 위한 젊은 기업가들(YeSS)>에서 산출하였습니다. 뉴스토마토 <Young & Trend>섹션과 YeSS의 웹진 <지속가능 바람>(www.baram.asia)에 함께 게재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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