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2016년 여름, 힙합 열기로 뜨겁다
2016-08-03 09:01:15 2016-08-03 09:01:15
[뉴스토마토 정해욱기자] 가요계에 힙합 열풍이 불고 있다.
 
최근 음원 차트에서는 지난달 종영한 Mnet 힙합 서바이벌 프로그램 '쇼미더머니5'를 통해 발표된 곡들이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래퍼 비와이와 보이비의 노래가 실시간 차트 10위권을 유지 중이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에서도 힙합 음악이나 뮤지션과 관련된 게시물을 올리고, 이에 대해 의견을 나누는 네티즌들의 모습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힙합 음악이 일부 마니아팬들에게만 사랑을 받았던 과거와는 분위기가 사뭇 달라졌다.
 
◇힙합 음악이 높은 인기를 얻고 있다. 사진은 래퍼 도끼(왼쪽)와 더콰이엇의 공연 모습. 사진/뉴스1
 
'쇼미더머니'와 '언프리티 랩스타' 등 인기리에 방영됐던 힙합 프로그램은 힙합 열풍의 촉진제가 됐다. 힙합 문화를 제대로 반영하지 않은 자극적인 콘텐츠를 내놓기만 했다는 비판의 목소리도 있었지만, 이와 같은 프로그램들이 적어도 힙합의 대중화에는 한 몫을 톡톡히 했다는 것이 중론이다.
 
실제로 최근 힙합 열풍을 이끌고 있는 것은 '쇼미더머니'와 '언프리티 랩스타' 출신 래퍼들이다. 이들은 잇따라 신곡을 내놓으면서 힙합 열풍에 불을 지피고 있다. '쇼미더머니5'를 통해 얼굴을 비쳤던 슈퍼비는 지난 2일 '내 이름은 슈퍼비'를 발표했으며, '쇼미더머니4'에 출연했던 자메즈도 3일 '메멘토'(Memento)를 내놨다. 이에 앞서 '쇼미더머니4'의 베이식, '언프리티 랩스타2'의 헤이즈 등이 새 앨범을 들고 컴백했다.
 
힙합은 1970년대 후반 뉴욕 할렘가에 거주하는 흑인이나 스페인계 청소년들에 의해 형성된 새로운 문화운동 전반을 일컫는 말이다. 가진 것 없는 사람들에게 힙합 음악은 억눌린 마음을 풀어내는 통로였다. 대중들이 힙합 특유의 직설적인 가사와 전달 방식에 통쾌함을 느끼고 있고, 이것이 힙합 음악의 인기 이유 중 하나가 됐다는 분석이다.
 
힙합 열풍이 계속되고 있는 가운데 아이돌 그룹들의 음악에서도 변화가 감지된다. 최근 트랩(Trap), 래칫(Ratchet) 등 힙합 장르의 음악을 차용한 아이돌 그룹들의 노래를 심심찮게 들을 수 있다. 아이돌 그룹들이 줄줄이 댄스곡만 발표했던 과거 가요계와는 트렌드가 바뀌었다. 현재 활동 중인 아이돌들 중 가장 뛰어난 음악성을 지닌 것으로 평가 받는 빅뱅의 지드래곤, 블락비의 지코는 모두 힙합을 기반으로 한 음악을 선보이는 래퍼들이며, 힙합 뮤지션들이 아이돌 그룹의 앨범 프로듀싱을 맡는 경우도 종종 있다.
 
한 아이돌 그룹의 소속사 관계자는 "아이돌 그룹에 랩을 담당하는 멤버를 한 명씩 꼭 포함시키기 시작한 것은 꽤 예전 일이지만, 사실 과거에는 노래를 못하는 멤버들이 랩을 담당했다"며 "하지만 최근에는 랩 실력을 노래 실력 못지않게 중요하게 생각하는 추세다. 소속사 입장에서 아이돌들의 랩 교육에도 그만큼 신경을 쓰고 있다. 그러지 않으면 힙합 음악에 대한 눈높이가 높아진 대중을 만족시키지 못한다"고 말했다.
 
그런 가운데 다양한 힙합 뮤지션들이 여름 맞이 콘서트를 개최해 눈길을 끈다. 에픽하이는 지난달 말 서울 서강대 메리홀에서 소극장 콘서트 '현재상영중'을 개최했다. 사이먼 도미닉, 양동근, 빈지노, 씨잼, 비와이, 코드쿤스트 등의 뮤지션들이 게스트로 출연해 현장 분위기를 후끈 달궜다. 베이식은 지난 1일 서울 용산구현대카드 언더스테이지에서 첫 미니앨범 발매 기념 콘서트를 열었다. 베이식이 단독 콘서트를 개최한 것은 데뷔 10년 만에 처음이었다.
 
오는 6일에는 인기 래퍼들을 한 자리에서 볼 수 있는 기회가 마련된다. 자이언티, 오케이션, 기리보이, 한해, 산체스, 마이크로닷, 서출구 등이 서울 강서구 KBS아레나에서 열리는 힙합 컬처 페스티벌 '엔비에이 버저비트 2016'(NBA BUZZER BEAT 2016)에 참여한다. 또 도끼, 더콰이엇, 빈지노 등 스타 래퍼들이 소속된 일리네어 레코즈는 오는 7일 서울 예스25 라이브홀에서 콘서트를 개최한다. 이어 오는 21일에는 부산 벡스코 오디토리움에서 공연을 선보일 예정이다.
 
정해욱 기자 amorry@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