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는 '이해충돌방지' 조항…김영란법 후속쟁점으로 부상
여론 편승한 설익은 입법 지양해야 한다는 지적도
2016-08-02 17:44:12 2016-08-02 17:49:48
[뉴스토마토 한고은기자]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수수 등의 금지)의 위헌 논란은 헌법재판소의 합헌 결정으로 일단락됐지만 여론의 관심은 미완의 과제로 남은 '이해충돌방지법' 제정으로 빠르게 옮겨가고 있다.
 
국민의당 안철수 의원 지난 1일 "부정청탁 금지법이 국회를 통과해 공직자의 공정한 직무수행을 저해하는 부정청탁 및 금품 수수 행위를 직무 관련성이나 대가성이 없는 경우에도 제재가 가능하도록 근거가 마련됐지만 이해충돌방지 조항이 빠져 반쪽짜리 법안이라는 지적이 있어왔다"며 이해충돌방지 조항을 포함한 부정청탁 금지법 개정안을 제출했다.
 
이해충돌방지 조항은 공직자가 가족 등 사적 이해관계로 인해 공정하고 청렴한 직무수행이 곤란할 때 직무수행을 제척·회피하는 방식으로 이해충돌의 소지를 제거하는 것을 말한다. 구청의 인·허가 업무를 담당하는 공무원을 이 법에서 규정하는 사적 관계인의 인·허가 업무에서 제외하도록 하는 것이다.
 
특히 안 의원은 개정안에서 "고위 공직자는 소속 공공기관이나 그 산하 기관에 국가공무원법 등이 정하는 공개경쟁 채용시험 절차에 따른 채용이 아닌 경우 자신의 가족을 채용해서는 안 된다"는 조항을 두기도 했다. 19대 국회 당시 김영란법 소관 상임위였던 정무위는 이에 대해 논의했으나 '국정을 통할하는 국무총리의 가족은 어디에도 취업을 못 하는 것 아니냐'는 위헌 논란이 제기되면서 이해충돌방지 조항이 빠진 김영란법이 국회를 통과했다. 
 
안 의원 외에 정의당 심상정 대표, 노회찬 의원 등도 이해충돌방지 조항의 입법화를 위한 여론을 모아가고 있다. 하지만 부정청탁 금지, 금품 수수 금지와 함께 김영란법의 한 축을 이루던 이해충돌방지 조항이 국회 논의 과정에서 분리된 배경을 면밀히 살펴봐야 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19대 국회 당시 정무위원회 소속으로 김영란법 제정 과정에 주도적으로 참여했던 더불어민주당 김기식 전 의원은 2일 국회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김영란법의 시행을 앞두고 쏟아져 나오는 여러 논란과 이해충돌방지 조항 입법에 대한 생각을 밝혔다. 
 
김 전 의원은 먼저 "안철수 의원이 제출한 이해충돌방지 조항이 포함된 부정청탁 금지법은 3년 전에 정부가 제출한 법과 거의 똑같다"며 "지난 3년 동안 이해충돌방지와 관련해서 국회나 전문가들이 어떤 검토와 토론이 있었는지 신중한 검토 없이 제출한 것으로 부적절하다고 생각한다"고 비판했다. 
 
그는 "고위공직자의 가족 채용을 금지하는 문제나 거래관계 제한 등의 포괄적 내용이 담겨있는데 사실 제척·회피 제도를 뺀 나머지 부분은 여야 간에 합의가 됐다"며 "이해충돌방지법이 빠진 유일한 이유는 제척·회피와 관련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 전 의원은 "김영란 전 권익위원장이 평생 법관으로 지내서 그런지 모르지만 권익위원회가 설계한 제척·회피는 개별적이고 구별되는 사건을 다루는 법원과 검찰에서만 실현 가능하다. 예를 들어 서울중앙지법 형사1부에서 재판을 하는데 원고나 피고 중 한 명이 판사의 4촌 이내 친인척일 경우 사건을 형사2부로 배당하는 식이라면 아무 문제가 없다"고 말했다. 
 
김 전 의원은 "그러나 포괄적 직무 수행자에 해당하는 정부 중앙부처 과장급 이상 공직자의 경우에는 업무를 할 수가 없다"며 "금융위원회 금융정책국장의 4촌 이내 친인척은 은행, 보험사, 카드사 등 금융 관련 업종에 임원은 고사하고 신입사원으로라도 입사하면 안 되는 문제가 발생한다. 직업 선택의 자유를 침해하는 위헌 논란이 발생하는 등 현실적으로 법률적으로 합헌인 상태에서 시행이 불가능하다는 데에서는 여야 이견이 없었지만 대안 찾기에서 합의에 이르지 못해 이해충돌방지 조항이 빠지게 됐다"고 전했다. 
 
대신 김 전 의원은 "친인척이 본인의 직무와 관련된 기관의 임직원으로 재직 중인 경우 이를 사전 신고해 누구나 들여다볼 수 있도록 경계하고 (이 사전 신고 내역을 토대로) 사후에라도 이 사람이 직무를 이해관계가 있는 친인척에게 특혜를 주기 위해 했는지, 아닌지를 평가하고 문책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이 현실적으로 이 법이 취하는 입법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더불어민주당 김기식 전 의원이 2일 국회의원회관에서 김영란법 시행에 따른 여러 논란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사진/뉴스1

 한고은 기자 atninede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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