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투모로우)너도 나도 사장님~ 대학가는 지금 창업 '열풍'
연대·이대·서강대 잇는 '신촌 창업 삼각벨트' 형성…대학·서울시, 적극적 정책지원 결과
입력 : 2016-07-27 12:00:00 수정 : 2016-07-27 12:00:00
국내 대학교 창업 동아리 규모는 지난해에만 1100개 늘어났다. 현재 전국 동아리 숫자는 2949개에 달한다. 그야말로 창업 동아리 전성시대다. 창업 동아리 1세대는 벤처창업 붐이 한창이던 1990년대로 거슬러 올라간다. 서울 주요 대학에서는 그때부터 창업 동아리가 생겨나기 시작해 현재까지 20여년간 창업하려는 대학생들의 요람 역할을 하고 있다. 이번 해피투모로우에서는 연세대, 이화여대, 서강대 등 신촌 일대 사립대를 중심으로 불고 있는 창업 열풍을 취재했다. 색다른 특색과 아이템으로 청년 창업 열풍을 일으키며 신촌 일대에 조성되고 있는 '창업 삼각벨트'를 집중 소개한다.(편집자)
 
스마트폰 애플리케이션 시장이 빠르게 확산되면서 대학가에 관련 벤처 창업 바람이 거세다. 이와 관련 중소기업청이 지난 7월 발표한 올해 상반기 30세 미만 신설 법인수는 총 1698개로 지난해 같은 기간 보다 23.3%(321개) 늘었다. 애플리케이션 시장이 급성장하면서 톡톡 튀는 아이디어로 무장한 ‘대학생 벤처 사장님’ 들이 도전장을 던지고 있다. 
 
기발한 기획력으로 승부수를 띄우는 대학생 벤처기업은 스마트폰 이용자 3000만명 시대와 맞물리면서 순항 중이다. 예를 들어 온라인 소개팅 전문 사이트 ‘코코아북’을 만든 벤처기업 에이프릴세븐은 학생 2명이 만들었다. 시간과 장소에 제약 없이 광고를 보고 간단한 퀴즈만 풀면 일정 액수가 적립돼 통신요금을 결제할 수 있는 ‘폰플’도 대학생들의 아이디어에서 비롯됐다.  
 
대다수 학생들이 취업난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대학 생활을 ‘스펙 쌓기’로 보내는 것과 달리 젊음 특유의 창의력과 과감한 도전정신으로 진로 선택의 폭을 넓혀 창업을 계획하는 학생들이 많아지고 있다. 대학 당국 역시 학생들의 창업 활성화를 위해 다양한 지원 정책을 마련하고 있다.
 
연세대학교 정문 전경. 사진/박민호 기자
 
신촌 창업 바람의 발원지 '연세대'
사관학교형 창업선도대학에 선정된 연세대학교. 연세재단Y빌딩에 약 200평 규모의 창업사관학교를 만든 연세대는 창업사업화지원 사업을 수행할 44개 초기 창업 기업(예비창업자 및 창업 1년 미만 기업)을 선발해 1년 동안 지원을 해주고 있다. 
 
독립형 공간으로 이뤄진 지하 1층은 팀빌딩을 갖추고 이미 어느 정도 사업화가 진행된 기업에, 지상 7층은 오픈형 공간으로 꾸며 1인 기업 또는 예비창업자에 제공했다. 또 6명의 전문위원(멘토)이 창업 팀별로 배치돼 상시적인 멘토링을 제공하고 있다. 전문위원은 산학협력, 세무·회계, 투자, 제조, 지식서비스 등 관련 분야의 전문가들이다. 
 
특히 멘토 가운데 2명은 창업보육(BI)전문매니저로서 창업 기업들이 겪는 어려움을 누구보다 잘 이해하고 있어 실질적인 멘토링을 가능케 했다. 적게는 358시간, 많게는 512시간을 할애했다. 아울러 주 1회 회의를 같이 진행하고 서로의 역량을 공유하고 협력 방안을 도출하면서 시너지 효과를 내고 있다.
 
대학은 사업화 지원금과 공간, 멘토링뿐만 아니라 실전창업에 필요한 실전 강의도 제공한다. 우선 세무·변리·노무·자금 등 실무와 관련한 실전형 강의와 사업계획서, 특허명세서, 마케팅 기획서 등을 직접 작성해 볼 수 있는 실습형 강의가 함께 이뤄지고 있다. 
 
제18대 연세대 신임 총장을 맡은 김용학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는 취임당시 "학생들이 좋은 창업 아이디어가 있어도 세계 시장에 진출하려면 수많은 난관이 있는데 미국에서 창업 인큐베이팅 회사를 운영 중인 전문가가 연세대 학생들의 창업을 도와주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연세대 학생벤처센터의 대표 성공 사례로는 한국컨텐츠진흥원의 국가 대표 모바일 서비스 등에 선정 된 위자드웍스의 표철민 대표(학생벤처센터 18기), 100만 가입자를 확보하며 국내 대표 패션 서비스로 성장한 스타일쉐어의 윤자영 대표(학생벤처센터 17기) 등이 있다.
 
연세대 창업지원단은 "학생벤처센터가 창업자들에게 날개를 달아주고 작은 보탬이 됐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말했다.
 
서울 서대문구에 위치한 대학생들을 위한 창업카페. 사진/박민호 기자
 
청년창업 신시대 주역, '이화 스타트업 52번가'
빈 점포들과 낡은 건물들 사이에 위치한 이화여대 인근 골목길이 청년 사업가들의 꿈으로 새롭게 단장했다.
 
이화여대는 지난해 7월 '대학 기업가센터 지원사업' 주관대학에 최종 선정됨에 따라 기업가센터 설립, 기업가정신 연계전공 신설, 기업연계 스타트업 교과목 개발 등 단계별 창업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창업 친화적 인프라 구축에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특히, '이화 스타트업 52번가' 프로젝트는 캠퍼스 울타리 내에서 진행해 온 기존 창업 교육의 한계를 극복하면서 실제 창업에 도전하고 경험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해 새로운 스타트업 모델을 발굴하기 위해 기획됐다.
 
최근 서울지역 대학 상권 중 최하위 성장률을 기록한 이화여대 정문 옆 골목 내 점포를 직접 임대해 창업을 희망하는 학생들에게 공간을 제공하는 창업지원 프로젝트다. 이화여대 도로명 주소가 '이화여대길 52'인 점에서 착안하고 젊은 열정이 커다란 기적의 신화를 창조하기 바라는 의미에서 '이화 스타트업 52번가'로 명칭이 정해졌다.
 
이화여대는 지난 겨울방학 기간에 학생을 대상으로 이대 지역상권에서 활동할 창업희망자를 공모해 최종 6개 팀을 선발했다. 선정된 6개팀은 기억을 담은 액세서리 'HAH', 물감과 천으로 만든 엑세서리·그림 'JE.D', 친환경디자인 가방 '위브아워스', 에코백 '지홍', 3D 스캔 및 레이저커팅기를 활용한 얼굴도장 '데이그래피', 어린이 창의교육용 키트 '아리송'이다.
 
6개팀에는 최대 1년간 임대료, 세무·회계·법률 부분 컨설팅과 멘토링, 기업가정신 교육과정 지원은 물론 진로희망 분야 목표 달성에 따라 지급되는 이화미래설계장학금이 지원될 예정이다.
 
창업 잠룡으로 부상하는 '서강대'
국내 대학중에서 서강대의 취업률은 최고 수준이다. 하지만 서강대는 취업률에 만족하지 않고 선제적으로 창업교육에 공을 들이고 있다. 
 
국내 최초로 스타트업연계 전공을 신설하고 소수정예의 창업 엘리트 양성을 위한 기업가센터를 설치하는 등 선제적인 행보에 적극적이다. 특히 기업을 적극 끌어안는 방식으로 다른 대학과 차별화하고 있다. 기업은 차세대 기술을 개발해 사업화하는 데 성공하고, 학부생과 대학원생에는 현장교육을 강화하며, 대학도 수익을 얻어 재정을 확충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서강대의 창업지원은 기존 기업의 사업화 아이디어를 지원, 실제 사업성공을 지원하는 것이 특징이다. 대학이 기업으로부터 받는 수탁연구에만 치중하던 기존의 산학협력에서 벗어나, 대학과 기업이 함께 고민하고 성과를 배분하는 산학협력의 새로운 모델을 제시하고 있다. 아이디어는 있으나 실현하는 데 어려움을 겪는 기업들에게 학교의 인프라를 총동원해 신사업분야로 진출할 수 있도록 지원한다. 
 
2008년 창업한 ‘서강알바트로스인베스트먼트’의 경우 현재 청년창업펀드운영규모가 447억원이다. 교육부의 수락을 얻어 서강대와 서강동문이 70억원 가량을 투입한 자본금으로 출발한 이후 국내펀딩을 받아 운영하고 있다. 
 
서울 이화여자대학교 근처의 상가와 유흥주점. 사진/박민호 기자
 
요즘 창업으로 뜨는 '신홍합'
대학·청년 밀집 지역인 신촌역-홍대입구역-합정역(신홍합) 일대가 청년창업의 허브로 자리잡고 있다. 
서울시는 ‘신홍합’ 지역에 창업 지망자들을 위한 모텔, 서울창업카페, 서울창업허브 등을 운영하고 인근 대학교들과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을 예정이다. 창업자들을 위한 공간은 시가 서대문구 연세로의 지하 1층, 지상 3층짜리 모텔을 매입해 리모델링한 후 예비·초기 창업가들에게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식으로 운영된다.
신촌에는 청년들이 부담없이 이용하고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도록 한 서울창업카페를 연다. 스타트업의 창업 기회를 제공하는 ‘청년창업 네트워크 공간’도 홍대입구역 인근 ANT빌딩에 마련됐다. 마포구 공덕동에는 서울 강남구와 용산구에서 운영 중인 청년창업센터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할 서울창업허브가 들어설 예정이다.
박원순 서울시장과 관련 대학 총장들은 시 차원의 정책·사업과 각 대학 현장의 아이디어를 공유하고, 청년 일자리 문제 해소를 위한 협력 방안 등을 모색할 계획이다. 또 청년 일자리 창출 및 지역 활성화를 위한 정책 발굴, 청년창업지원, 맞춤형 교육 등을 위한 협력을 약속했다.
박 시장은 “신홍합 지역 창업 인프라 집중 조성처럼 지역 특성에 맞는 실질적 정책 해법들을 실행해 나가겠다”며 “대학의 다양한 제안 사항을 적극적으로 반영해 지역과 대학이 상생 발전하고 양질의 청년 일자리로 이어질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서울 대학가 근처의 창업카페에서 한 학생이 창업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사진/박민호 기자
 
박민호 기자 dducksoi@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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