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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욱의 가요별점)"FT아일랜드가 밴드?" 이제는 무의미해진 논쟁
2016-07-20 09:04:48 2016-07-20 09:04:48
[뉴스토마토 정해욱기자] 지난 2007년 데뷔한 FT아일랜드는 국내외에서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팀이죠. K팝을 대표하는 '아이돌 밴드'인데요. 최종훈(기타, 키보드), 이홍기(보컬), 이재진(베이스), 최민환(드럼), 송승현(기타)이 팀을 구성하고 있습니다.
 
그런데 데뷔 초만 해도 FT아일랜드가 '아이돌 밴드'라는 점 때문에 말이 많았습니다. 예쁘장한 외모의 멤버들로 구성된, 그리고 소속사가 원하는 색깔의 음악을 하는 FT아일랜드를 '밴드'라고 부르는 것이 맞는지에 대해 음악 팬들 사이에 논쟁이 벌어지기도 했는데요. 
 
◇FT아일랜드가 정규 6집 앨범을 발표했다. 사진/FNC엔터테인먼트
 
FT아일랜드가 가요계에 첫 발을 내디딘지 9년이 지났습니다. 어느덧 베테랑이 된 FT아일랜드는 지난 18일 여섯 번째 정규앨범을 내놨는데요. 확 달라진 음악을 들려줍니다. FT아일랜드는 '사랑앓이'(2007), '바래'(2009), '좋겠어'(2012) 등 귀에 쏙쏙 들어오는 후렴구가 인상적인 대중적인 노래들을 발표하며 인기몰이를 했는데요. 이번 앨범에는 '록스피릿'이 가득한 강렬한 록 음악들이 담겼습니다. 그리고 멤버들은 앨범에 수록된 전곡의 작사, 작곡에 참여해 뮤지션으로서의 능력을 뽐냈습니다.
 
이번 앨범에 담긴 음악은 FT아일랜드만의 색깔이 확실히 느껴지고, 정제된 느낌을 주지 않는다는 점에서 '아이돌'의 음악 또는 '아이돌 밴드'의 음악이라고 보기 힘듭니다. 지난해 3월 발매한 정규 5집 앨범을 통해 하드록 장르에 도전하며 '변화의 시작'을 알렸던 FT아일랜드가 새 앨범을 통해서도 록밴드로서 정체성을 확실히 드러냈습니다. "FT아일랜드를 밴드라고 부르는 것이 맞냐?"는 논쟁이 이제는 무의미해졌네요.
 
타이틀곡은 '테이크 미 나우'(Take Me Now)입니다. 이홍기가 작사, 작곡에 참여한 곡입니다. 밴드 사운드의 폭발적인 에너지가 느껴지는 하드록 장르의 노래인데요. 조금은 무모해 보이지만, 과감한 도전입니다. 국내에서는 록 음악이 대중적으로 큰 사랑을 받고 있지는 않죠. 가요팬들의 입장에서 '테이크 미 나우'는 다소 낯선 스타일의 음악일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FT아일랜드가 이 곡을 통해 자신들의 음악 색깔을 분명히 드러냈다는 점에서 높은 점수를 줄 만합니다. 
 
1번 트랙의 '아웃 오브 러브'(Out of Love) 역시 하드록 장르의 노래인데요. 실력 있는 보컬리스트로서 꾸준히 사랑을 받아온 이홍기는 이 노래를 통해 파워풀한 보컬을 선보입니다. 이홍기의 시원한 창법이 속을 뻥 뚫리게 합니다. 가사에는 떠나간 연인을 잊기 위해 차가운 다짐을 하는 남자의 이야기가 담겼습니다.
 
'루즈'(Lose)는 이재진이 작사, 작곡에 참여한 노래인데요. 잔잔한 멜로디로 시작돼 강렬한 분위기의 파트로 이어지는 색다른 구성의 곡입니다. 이홍기는 에너지 넘치는 샤우팅을 들려줍니다.
 
그리고 최종훈은 '가면'과 '너에게 물들어'의 곡 작업에 참여했는데요. '가면'은 가면을 쓴 존재에게서 벗어나겠다는 외침을 담은 곡, '너에게 물들어'는 헤어진 연인과의 인연을 끝내지 못하는 남자의 가슴 아픈 메시지를 담은 곡입니다. 팀의 리더 최종훈이 인상적인 작사, 작곡 실력을 보여주네요.
 
멤버 전원이 보컬에 참여한 곡들이 앨범에 실렸다는 점도 눈에 띕니다. 이홍기뿐만 아니라 다른 멤버들의 목소리도 들을 수 있다는 점에서 팬들에게 좋은 선물이 될 것 같은데요. 밝은 멜로디의 '원더풀 라이프'(Wonderful Life)는 세상살이에 지친 이들에게 "내가 널 지켜줄게", "실패란 없으니까" 등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는 노래입니다. 그리고 "위 아"(We Are)는 FT아일랜드가 팬들에게 전하고 싶은 이야기를 풀어낸 곡인데요. "아껴줄 거야 사랑할 거야 더는 슬프지 않게. 보여줄 거야 지켜줄 거야 서로의 믿음들을", "많은 시간 속에서 우린 웃을 수 있어. 우린 해낼 거란 걸 서로 알고 있잖아"라는 내용입니다.
 
남 눈치보지 않고, 상업적 성공에도 얽매이지 않고 음악적 열정을 불태우는 모습이 인상적입니다. 데뷔 10년차 밴드 FT아일랜드가 의미 있는 도전을 이어가고 있네요.
 
< FT아일랜드 정규 6집 'Where’s the truth?' >
대중성 ★★☆☆☆
음악성 ★★★★☆
실험성 ★★★★☆
한줄평: 한여름의 록스피릿
 
정해욱 기자 amorr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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