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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 사각지대 신종 전자지급)①급성장하는 전자지급서비스…결제오류·개인정보 유출 방치
하루 평균 이용금액 3천억 '사상최대'…만족도, 편의성 80%·보안 16%…"한번 뚫리면 대책 없다"
2016-07-18 06:00:00 2016-07-18 06:00:00
[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이제는 비금융 기업들이 금융사와 제휴를 맺고 신종 전자지급서비스를 주도하고 있다. 네이버페이, 카카오페이 등 신종 결제 서비스는 누적결제금액 기준으로 1조 클럽에 들어면서 중흥기를 맞고 있다. 이러한 급성장에도 불구하고 결제 오류에 따른 고객 불편, 금융 사고에 대한 우려는 방치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단순 전산오류부터 부당 인출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사고가 이어지고 있다. 갑작스러운 문호 개방으로 아직까지 비금융 기업들은 은행 등 금융사에 버금가는 내부통제 체계를 갖추지 못한 상태다. 금융감독당국도 IT와 금융을 융합한 핀테크 산업을 감독할 만한 시스템이 부재한 상황이다. 비금융 기업들이 주도하는 신종 전자지급 서비스들의 안정성과 보안성이 개선되지 않는다면 앞으로 인터넷전문은행 등의 신사업도 차질을 빚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편집자)
 
"카카오에 확인를 해보니까 카톡 선물하기 결제 과정에서 오류가 발생해서 민원을 접수하고 관련 오류를 수정했다. 사례를 더 찾아보긴 해야 하는데 내가 알기로는 처음이긴 하다. 확인해볼 필요는 있다."
 
최근 전자지급서비스인 카카오톡 선물하기 결제 과정에서 발생한 전산오류에 대한 금융당국 관계자의 입장이다.
 
일 평균 거래금액이 3000억원을 넘어설 정도로 규모가 커진 전자지급서비스 시장에서 금융당국은 전산 오류 실태도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일부 전문가들은 급성장하고 있는 전자지급서비스가 크고 작은 전산오류들이 빈번히 발생하고 있지만 감독사각지대에 놓여 있어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는 지적을 하고 있다.
 
 
◇신종 전자지급서비스 성장세네이버·삼성페이 등 중심 재편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기존 인터넷뱅킹, 실물 지급카드 이외에 IT기술을 이용한 여러 형태의 전자지급서비스(각종 ㅇㅇ페이, ㅇㅇ머니 등)가 급성장하고 있다. 신종 전자지급서비스의 성장은 수치에서도 드러난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전자금융업자 및 금융기관이 제공한 전자지급서비스의 하루 평균 이용금액이 3000억원을 돌파했다. 작년 말 기준 2500억원 수준이었으며 지난 3월말 3003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2007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사상 최대 규모다.
 
신종 전자지급서비스는 전자금융업자 및 금융기관이 소비자의 지급결제 편의를 위해 제공하는 서비스로 전자지급결제대행(PG), 선불전자지급, 직불전자지급, 결제대금예치(에스크로), 전자고지결제 등으로 구성된다.
 
전자지급서비스의 급성장은 PG서비스를 중심으로 이용금액 규모가 커진 영향이다. PG서비스는 전자상거래에서 온라인 쇼핑몰 등을 대신해 카드승인정보 수신, 대금회수 등의 과정을 대행하는 서비스다.
 
PG서비스의 하루 평균 이용금액은 2014년 1513억원, 지난해 1792억원으로 증가세를 보이다가 올해 1분기에 들어서는 2000억원을 돌파했다. 
 
전체 금액에서 PG서비스가 차지하는 비중도 72.2%로 가장 컸다. PG서비스의 지급수단별(금액기준) 비중을 보면 카드(72.9%), 가상계좌(18.3%), 계좌이체(6.6%) 등이다.
 
간편결제 시장으로 일컬어지는 PG시장은 네이버페이와 삼성페이, 카카오페이를 중심으로 재편되고 있는 분위기다. 현재 간편결제 서비스 가입자 현황은 네이버페이(1500만명)가 선두로 카카오페이 850만명, 삼성페이 250만명가 뒤를 이었다.
 
누적결제금액 기준으로는 네이버페이와 삼성페이가 선두다. 지난해 6월 출시된 네이버페이는 누적 결제금액 1조840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8월 출시된 삼성페이도 출시 9개월만에 누적 결제금 1조원을 넘겼다.
 
◇부당 인출 등 전산다운 빈번…서비스 안정성 만족도 40% 
 
지난해 핀테크의 확산, 비금융회사의 신종 전자지급서비스 진출 등 패러다임의 전환이 이뤄지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신종 전자지급서비스 시장이 급성장한 만큼 명과 암도 드러나고 있다.
 
최근에는 카카오페이와 연계된 카카오톡 '선물하기' 서비스에서 전산 오류로 인해 수십만원이 부당 출금되는 사고가 발생했다. 결제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돈이 빠져 나간 것은 처음있는 사고임에도 불구하고 회사 측에서는  "일시적 오류"라며 단순 사고로 넘기려해 논란을 샀다.
 
롯데그룹의 엘페이 역시 상품권 바코드가 읽히지 않거나 결제 오류가 빈번해 계열사에서도 쓰기 어려운 지경이다. 가맹점에서도 서비스가 불안정해 가맹점주들이 전산 다운의 우려로 사용하지 않고 있다. 신세계그룹이 내놓은 SSG페이는 잦은 오류로 인해서 사용자의 외면을 받고 있다. 
 
모바일 결제 서비스를 사용해본 사람들은 이용편리성, 결제속도에 크게 만족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지만 최근 각종 서비스 오류가 지속적으로 반복되면서 이용자들의 불만이 높아지고 있다.
 
DMC미디어가 발표한 '2016 모바일 간편결제서비스 이용 행태'에 따르면 모바일 간편결제서비스를 사용해본 사람들 중 80% 이상은 결제처리속도와 편의성을 장점으로 꼽았지만 반면 개인정보 보호방안에 대해서는 고작 16.2%만 만족한다고 답했다.
 
간편하고 빠른대신 한번 뚫리면 대책이 없다는 것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서비스를 시작한지 1년이 되지 않아 큰 사고가 터지지 않았지만 보안 강화와 개인정보 보호를 위한 법적 제도적 장치가 수반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서비스의 안정성문제 역시 40%만 만족한다고 답해 개선해야 할 점으로 지목됐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그래픽/뉴스토마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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