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이재영기자] 광복절 특별사면 대상에 경제인이 포함되도록 재계가 총의를 모으고 있다. 여당을 중심으로 정치권도 동조하는 분위기다. 20대 국회 들어 거세진 경제민주화 바람을 뚫고 경제인 사면이 이뤄질지 관심을 모은다. 대상으로 거론되는 그룹들은 다시 찾아온 기회를 놓칠까 바짝 긴장하는 눈치다.
주요 경제단체들은 광복절 특사에 경제인이 포함될 수 있도록 대정부 건의를 하기로 방침을 정했다. 대한상공회의소 관계자는 13일 “해외 체류 중인 박용만 회장이 귀국하면 논의가 진행될 것”이라며 “다른 경제단체들의 의견을 수렴해 상의가 건의하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 회장은 내주 귀국한다. 전국경제인연합회,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등도 경제활성화를 이유로 기업인 사면을 바라고 있다. 중소기업중앙회 관계자는 “대기업 총수들이 사면되면 과감한 투자가 가능하고 불확실성이 제거되는 등 중소기업도 일정 부분 혜택을 보지 않겠느냐”고 말했다.
정치권에서도 경제인 사면에 동조하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공교롭게도 이날 광복절 특사에 대한 교섭단체별 입장을 정리한 국회의사국 내부자료가 유출됐다. 이에 따르면 새누리당은 사회통합을 위한 대통령의 특사 결정을 적극 환영한다는 입장이다. 국민의당도 민생사범 중심으로 추진하되, 정치인과 경제인도 다시 일할 기회를 부여할 필요가 있다는 견해를 보였다. 더불어민주당은 부패 경제사범을 풀어주는 기회로 활용해서는 안 될 것이라는 입장이지만, 예전처럼 강경한 태도는 아니다. 해당 자료에는 특사 대상 예상자 명단도 있는데, 의사국 측은 언론기사 등을 취합한 내용이라며 정부와 협의는 없었다고 해명했다.
특사와 연관되는 그룹들은 모든 시계침을 광복절에 맞추고 관련 동향 파악에 신경을 집중하고 있다. SK는 최태원 회장에 이어 동생인 최재원 수석부회장에 대한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오는 10월20일 형 만기로, 이미 형기의 90% 이상을 채웠다.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은 집행유예로 전면적인 경영활동에 발목이 잡혀 있다. 구본상 전 LIG넥스원 부회장도 4년 형기의 90% 이상을 이행했다. 사기성 기업어음(CP) 발행 등으로 구속된 구 부회장은 CP 피해자에 대한 금전적 보상과 일부 합의를 완료한 부분이 정상참작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조세포탈·횡령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된 이재현 CJ그룹 회장은 대법원에 재상고할 경우 특사 대상에서 제외된다. CJ는 이미 내부적으로 재상고 취하를 결정하고, 취하 시기를 저울질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여론이다. 우선 이들 대부분이 형량 상당 부분을 건강상의 이유로 병원에서 보냈고, 과거 숱한 특사에도 국민이 체감할 수 있는 실질적인 경제 회복은 없었다는 점, 계속되는 재벌 총수들의 비위, 재벌 2·3세들의 일탈에 대한 국민적 공분이 수그러지지 않았다. 사면권을 쥐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공약도 부담으로 다가온다. 재계 관계자는 “경제가 어려운 시기에 기업인들이 경영 일선에 복귀해서 투자 활성화와 일자리 창출에 기여할 수 있도록 경제인 사면이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이라며 “정부의 긍정적인 검토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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