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피투모로우)생의 마지막 순간을 집에서 가족과 함께
말기 암환자 가정 호스피스 시범사업 시행…보호자 간병부담 줄여주는 지원책 필요
2016-07-13 15:09:04 2016-07-13 15:09:20
생의 마지막 순간을 자신의 집에서 가족과 함께 보내고 싶어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한 설문조사에서는 성인 남녀의 57.2%가 집에서 임종을 맞고 싶다고 했을 정도다. 의료기기 가득한 병원에서 생의 마지막을 보내는 것이 아니라 집에서 조용하게 임종을 맞이하고 싶어하는 노인들이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말기 암환자가 자택에서 호스피스 서비스를 받는 가정 호스피스의 시범사업이 시행된지 넉달째를 맞고 있다. 가정 호스피스 서비스는 현재까지는 시범사업으로 말기 암환자만을 대상으로 시행된다.
 
노은아 국제보건교육실천협회장은 지난 7일 경기도 성남시 성남고령친화체험관에서 열린 '치매 재활케어의 새로운 제안 2016 한일 국제 세미나'에서 "가정 호스피스는 사람이 사람답게 생의 마지막 과정을 보낼 수 있도록 돕는 의료적인 그리고 사회적인, 여러 가지 측면이 복합적인 돌봄이어야 된다"고 말했다.
 
노 협회장은 "가족들에게 둘러싸여 편안한 얼굴로 죽음을 맞이하는 일은 세상 모든 사람이 바라는 마지막 모습"이라며 "하지만 대부분 의료기기만 가득한 병원에서 홀로 생을 마감하는 경우가 많은데 자칫 가족들도 임종을 지키지 못하는 경우도 많다"고 지적했다. 
 
죽음을 앞둔 사람의 입장에서도 본인의 삶을 정리하고, 죽음을 준비하는 과정 없이 갑작스럽게 세상을 떠나는 경우가 많다. 무의미한 연명치료를 이어가다가 가족들 없이 병원에서 죽음을 맞기도 하는데 인생의 마지막 작별을 아름답게 준비하자는 차원에서 가정 호스피스제도를 능동적으로 준비해야 할 필요가 있다는 게 노 협회장의 의견이다. 
 
실제로 환자들의 보호자들은 말기암이라 병원 치료에 별 효과를 느끼지 못하는 상태에서 '마음이라도 편하게 지내고 싶다'는 부모의 뜻에 따라 가정 호스피스를 선택하는 경우가 많다. 가족과 함께 시간을 나누면서 병원 감염에 대한 우려도 줄이겠다는 것이 가정 호스피스를 택한 또 다른 이유인데 환자가 가정 호스피스를 통해 집에서 진료를 받기 시작한 이후 병세가 조금씩 나아지는 등 긍정적인 측면도 있다. 
 
말기 암환자는 시범사업에 참여하는 의료기관을 통해 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 등이 정기적으로 가정을 방문해 관리해주는 가정 호스피스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
 
호스피스 전문 간호사, 가정전문 간호사, 호스피스전문기관 2년 이상 호스피스 업무 종사 경력 간호사가 서비스를 제공하며 전문성이 높은 1급 사회복지사가 방문한다.
 
환자는 집에서 증상 관리, 상담, 영적·사회적 돌봄을 받는다. 환자가 서비스를 신청하면 의료진은 24시간 안에 전화를 하고 48시간 안에 가정을 방문해 환자 상태를 확인하고 돌봄계획을 수립한다.
 
환자는 평균 주 1회 이상 의료적 혹은 비의료적 방문 서비스를 받으며, 매일 24시간 의료진과 전화 상담도 가능하다. 비용은 1회 방문에 5000원(간호사 단독 방문)~1만3000원(의사, 간호사, 사회복지사 모두 방문)이다.
 
정부는 1년 동안의 시범사업이 끝난 후 제도를 보완해 내년 본사업을 시작할 계획이다. 시범사업은 말기 암환자만을 대상으로 하지만 ‘호스피스완화의료 및 임종과정에 있는 환자의 연명의료결정에 관한 법률’이 내년 8월 시행되면 본 사업에는 후천성면역결핍증(AIDS), 만성간경화, 만성폐쇄성호흡기질환 환자도 서비스를 받게 된다.
 
복지부는 호스피스 전용 입원 병동이 아닌 암 치료병동에서 말기 암 환자·가족에게 호스피스 자문을 제공하는 ‘자문형 호스피스’ 제도도 조만간 도입해 호스피스 병동, 일반 병동, 가정에 이어지는 호스피스 서비스 제공 시스템을 갖출 계획이다.
 
한편 전문가들은 가정호스피스가 하루 빨리 정착하려면 보호자의 간병 부담을 줄여주는 지원책이 시급하다고 입을 모은다. 현재 병동호스피스의 간병 서비스에는 건강보험 지원이 이뤄지고 있다. 전국적인 가정호스피스 네트워크 구축도 필요한 과제다. 
 
말기 암 환자가 퇴원할 경우 거주지역 암센터를 통해 적당한 가정호스피스 기관을 연결해줄 수 있어야 하는 등 가정 호스피스 이용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현재 병동형 호스피스 기관에 국한된 서비스 자격요건을 완화할 필요성도 제기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가정호스피스제도가 도입된지 넉달이 지났다. 최근에는 아름다운 작별을 병원이 아닌 집에서 준비하는 사람들이 늘면서 가정 호스피스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사진/박민호 기자
 
박민호 기자 dducksoi@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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