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동-미국 '고래싸움'에 국내 LPG '웃다'
2016-07-06 17:24:30 2016-07-06 17:24:30
[뉴스토마토 남궁민관기자] 파나마운하 확장 개통으로 국내 액화석유가스(LPG) 업계가 원가절감 효과를 톡톡히 누릴 전망이다. 운하 개통으로 미국산 LPG의 극동아시아 시장 수출이 용이해진 가운데, 전세계 LPG시장의 가격결정권을 쥐고 있던 중동이 국제LPG가격(CP)을 낮추며 이를 견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파나마 운하는 북미와 남미 사이 파나마 지협을 횡단해 태평양과 대서양을 연결하는 물길이다. 미국 동부에서 출발한 선박들은 최단 시간 아시아로 가기 위해서는 이 운하를 통과해야 하지만, 통과할 수 있는 선박의 크기가 제한되면서 초대형 LPG선박들에게는 무용지물이었다. 파나마 정부는 이를 보완하기 위해 확장공사를 통해 운하를 통과할 수 있는 선박의 폭을 당초 32m에서 49m로 늘렸다.
 
중국 선사 코스코 컨테이너선(위)이 지난달 26일 덴마크 선사 머스크 컨테이너 선박이 정박한 기존 파나마 운하의 페드로미겔 갑문을 지나 새로 확장 개통된 코콜리 갑문으로 향하고 있다.사진/AP뉴시스
 
기존 극동아시아 시장의 LPG 수출을 장악하고 있던 중동 산유국들은 CP가격 인하로 즉각 맞대응에 나섰다. 사우디아라비아 아람코는 6월 프로판은 톤당 5달러 인상된 330달러, 부탄은 15달러 인하된 365달러로 소폭 가격 조정을 한 데 이어, 7월 프로판은 35달러 인하된 295달러, 부탄은 55달러 인하된 310달러로 결정했다.
 
LPG업계 관계자는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로 일시적으로 국제유가가 하락한 데다, 환율이 생각보다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어 LPG가격이 인하됐다"며 "하지만 무엇보다 파나마 운하가 확장 개통되면서 미국이 극동아시아 등 글로벌 시장 영향력을 높이고 있다는 점이 중동 LPG 생산국가들에게 압박으로 작용한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에 당초 예상됐던 국내 LPG업계의 미국산 LPG 수입 역시 지연될 전망이다. 중동산 LPG 가격이 하향 안정세를 보이면서 국내 LPG업계 입장에서는 굳이 미국산 LPG를 수입할 이유가 없어졌기 때문이다. 향후 중동과 미국의 LPG가격을 저울질하며 상황에 따라 대처할 가능성이 높다.
 
앞선 관계자는 "과거 미국산 LPG가 중동 대비 훨씬 저렴했지만, 최근 중동산 LPG가격이 급격히 하락하면서 현재 더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며 "운송기간 역시 미국이 중동 대비 5일 정도 더 길어 아직 미국산 LPG 수입의 메리트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전세계 LPG시장은 판매자가 '갑'의 위치에 있는 특이한 시장 구조였지만, 이번 파나마 운하 확장으로 미국이 경쟁상대로 오르면서 중동이 더 이상 갑질을 할 수 없게 됐다"며 "국내 LPG업계 입장에서는 수입처 다변화, 원가절감 차원에서 환영할 만한 일"이라고 반색했다.
 
남궁민관 기자 kunggi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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