석유의 종말과 신재생에너지의 부상
석유의 한계로 에너지 패러다임 이동…친환경 논란도 탈석유 부채질
2016-07-05 15:43:16 2016-07-05 15:43:16
[뉴스토마토 남궁민관기자] 신재생·친환경 에너지의 필요성이 확대됨에 따라 석유 에너지의 한계점은 더욱 부각된다. 석유가 가진 경제적 측면의 불확실성 증대와 더불어, 최근 국내를 강타한 여러 친환경 논란은 석유에서 신재생·친환경 에너지로의 이동을 부채질하고 있다.
 
탈석유 움직임이 가시화된 주된 이유로는 석유가 가진 경제적 불확실성이 첫 손에 꼽힌다. 산유국들을 둘러싼 국제정치, 자연재해, 지리적 변수, 환율, 전쟁 및 분쟁 등 다양한 요인들로 국제유가가 널뛰기한다는 점에서 전세계 비산유국들은 석유 이외의 에너지 발굴 필요성이 커졌다. 1970년대 발생한 두 차례의 오일쇼크는 석유 의존도의 위험성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중동의 산유국들이 공급량을 정치적 무기로 이용하면서 세계 경제는 심각한 패닉에 빠진 바 있다. 미국의 이라크 침공도 산유국들에 대한 정치적 영향력을 확대하기 위함이었다는 게 일반적 해석이다.  
 
최근에는 석유수출국기구(OPEC) 국가들의 경쟁적 산유량 증산에 이어 미국 셰일가스 증산이 더해지면서 공급량이 확대된 반면 중국경제의 경착륙, 일본과 유럽 등 선진국들의 석유 수요 부진, 전기차 보급 확대 등이 겹치면서 초유의 저유가 시대가 열렸다. 2014년 배럴당 108달러를 넘었던 브렌트유는 올 초 20달러선까지 급락했으며, 또 다시 50달러까지 반등하며 널뛰기를 이어가고 있다.
 
2011년 나이지리아 남부 니제르델타의 원유 업체 시설 앞을 한 직원이 지나가고 있다. 사진/뉴시스·AP
 
전망조차 불투명하다. OPEC의 산유량 논의는 수년째 제자리 걸음이며, 또 다른 산유국인 나이지리아, 베네수엘라, 캐나다 등은 예상치 못한 돌발 이슈(테러·화재·디폴트)에 휩싸였다. 여기에 미국의 금리인상 여부,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이 글로벌 경제의 불확실성을 키우면서 국제유가가 요동치고 있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정유업계 관계자들마저 "국제유가 전망은 신만이 알 수 있다"는 탄식까지 흘러나온다.
 
전 세계적으로 대두되고 있는 친환경 이슈 역시 석유의 한계를 앞당기는 요인이다. 특히 최근 국내에서는 미세먼지 문제를 놓고 경유 책임론이 불거지면서 탈석유에 대한 국가 차원의 대응 방안이 마련돼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졌다. 같은 시기 터져나온 옥시 가습기 살균제 사태는 국민들의 친환경에 대한 욕구를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앞서 전세계 195개국은 지난해 12월12일 프랑스 파리에서 신기후체제 구축에 합의했다. 2009년부터 6년간 논의를 이어온 끝에 지구 온난화를 방지하고 기후 변화에 적응하기 위한 세계 각 국의 의지가 모아진 것이다. 온실가스 감축을 주요 목표로 하는 이번 파리협정은 석유를 필두로 하는 화석에너지 시대의 마감이라는 평가도 낳았다. 
 
주요 국가들이 신기후체제 구축에 적극 나선 반면 아직 국내의 저탄소 경쟁력은 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이광우 LG경제연구원 책임연구원은 "세계 7대 온실가스 배출국이자, 에너지 다소비 업종이 주요산업으로 포진해 있는 우리나라로서는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경쟁력 강화를 위해 전력과 수송의 저탄소화, 그린산업 경쟁력 강화, 기존 산업과의 융합 등에 꾸준히 노력할 필요가 있다"며 "탄소 집약도(경제성장에 따른 탄소 배출량)는 낮아지는 추세지만 여전히 선진국에 못 미치고 있고, 재생에너지 사용 비중은 중국과 인도에도 뒤쳐지는 등 매우 낮은 수준"이라고 지적했다. 
 
특히 최근 미세먼지와 경유가격 인상 논란 등으로 국민들의 친환경에 대한 관심이 매우 높아지면서 산업계에서 차지하는 석유 기반 연료의 입지는 좁아질 수밖에 없게 됐다. 지난해 폭스바겐의 디젤차 배출가스 조작 파문에서 시작된 논란은 디젤차가 미세먼지 오염의 주범이라는 지적까지 낳으며 친환경 이슈로 번졌다. 이에 환경부는 미세먼지 감축 대책으로 경유가격 인상안을 꺼내들면서, 결국 경유를 비롯해 휘발유 등 석유 기반 연료들에 대한 에너지세제개편 논의로까지 전개되고 있다. 
 
미세먼지 감축이 주요 화두인 만큼 휘발유와 경유는 세제 인상의 대상으로 지목되고 있으며, 이에 상대적으로 친환경 연료인 액화석유가스(LPG), 천연가스는 반사이익을 얻게 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단순히 석유 연료 세제개편에 그칠 것이 아니라 전체 사용량 자체를 줄이기 위해 전기차를 확대해야 한다는 주장들도 이어지면서 탈석유 움직임이 탄력을 받게 됐다. 에너지업계 관계자는 "이번 디젤차를 둘러싼 논란을 통해 국내 소비자들이 단순히 가격이 저렴하고 성능이 좋은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환경까지 생각하는 수준에 올라섰다"고 설명했다.
 
남궁민관 기자 kunggi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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