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객에게 연애편지 쓰는 쇼핑호스트 될 터"
조영빈·김경은·임하나 K쇼핑 쇼핑호스트
개그맨·PD·기상캐스터 생활 접고 '인생 2막' 여는 이색경력 쇼핑호스트 3인방
신입사원 패기와 베테랑 방송인 노련미 접목…새로운 형식 홈쇼핑 자신
입력 : 2016-07-06 06:00:00 수정 : 2016-07-06 06:00:00
[뉴스토마토 이성수기자] KTH(036030)가 지난 5월말 T커머스 홈쇼핑채널 'K쇼핑' 개국 4년만에 공개 모집한 제1기 신입 쇼핑호스트. 아나운서, MC, 기상캐스터 등 방송 직군부터 개그맨, 뮤지컬가수 등 엔터테인먼트 관련 경력자들이 신입으로 대거 합격했다. 방송 이외에도 약사, IT기업 등 전문직 출신도 합격자에 이름을 올렸다. 총 484명의 지원자 중 37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신입 쇼핑호스트가 된 이들의 연령대는 30세부터 43세까지며, 여성은 11명(85%), 남성은 2명(15%)의 성비를 보였다.

서울 가산동 K쇼핑 스튜디오에서 만난 조영빈(43), 김경은(37), 임하나(32)씨 역시 개그맨, PD, 아나운서, 기상캐스터 등 남다른 경력과 사연을 가진 K쇼핑의 신입 쇼핑호스트다.

방송경력은 어디에도 밀리지 않지만 홈쇼핑에서 물건을 파는 쇼핑호스트 일은 처음 접하게 되는 신입사원인 만큼 새로운 마음으로 '인생 2막'의 도전에 나선 이들은 꿈은 원대하다. 신입사원다운 패기넘치는 아이디어와 베테랑 방송인의 노련미로 똘똘뭉친 이들은 무엇보다 고객들에게 '신뢰'를 주는 쇼핑호스트가 되겠다고 다짐한다. 시청자(고객)들에게 '연애편지'를 쓴다는 심정으로 '반품률 제로'의 쇼핑호스트를 꿈꾸는 이들의 도전기를 들었다.
 
K쇼핑의 이색경력을 자랑하는 신입 쇼핑호스트 3인 (왼쪽부터)김경은, 조영빈, 임하나씨가 서울 가산동 K쇼핑 스튜디오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제공=KTH)
 
K쇼핑의 이번 신입 쇼핑호스트 합격자 중 최고령인 조영빈 쇼핑호스트는 과거 SBS '웃찾사'에서 '희한하네' 코너로 사랑받은 개그맨 출신이며, 김경은 쇼핑호스트는 경인방송 라디오 PD와 충주MBC 아나운서 등을 거친 베테랑 방송인이다. 임하나 쇼핑호스트는 일본 웨더뉴스를 비롯해 기상청 등에서 기상캐스터, 공중파 리포터 경험이 있으며, 하루 2000여명이 방문하는 블로거를 운영하는 파워블로거이기도 하다.
 
이들 모두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지만 가정에서는 아이를 키우는 워킹맘이자 가족들을 돌봐야 하는 가장이기도 하다.
 
결혼 6년차 김경은씨는 라디오PD로 일하던 당시 출산 직후 권고사직을 당한 뒤 줄곧 세 아이의 육아에만 신경쓰며 전업주부로 지내왔던 다둥이 엄마이자 '경단녀'(경력단절여성)였다. 다시 일을 해야겠다고 마음먹고 찾은 아나운서 아카데미 강사 일은 적성에 맞지 않았다. 아직까진 남을 가르치는 일 보다는 현장에서 직접 발로 뛰고 싶다는 마음에 쇼핑호스트에 도전하게 됐다.
 
임하나씨는 올해 1월 딸을 출산한 새내기 엄마다. 임씨는 경력단절을 최소화 하기 위해 출산 후 50여일만에 쇼핑호스트 지원서를 냈다. 가족들 몰래 오디션을 치른 후 출산한지 99일째 되는날 최종 임원면접에 응시해 합격했다.
 
(왼쪽부터)김경은, 조영빈, 임하나 쇼핑호스트. (사진제공=KTH)
조영빈씨는 쇼핑호스트 도전을 위해 다섯살 아들을 비롯한 가족을 전라북도 군산에 두고 홀로 상경했다. 6년 전 '웃찾사' 프로그램이 폐지되면서 개그맨들이 실업자 신세로 전락하자 조씨는 영화 시나리오 집필에 도전했다. 1년만에 전주 시나리오 공모전에서 대상을 수상했다. 이제는 영화인으로 거듭나는 줄 알았지만 영화제작은 뜻대로 이뤄지지 않았다. 영화제작이 차일피일 미뤄지며 지연되자 방송이 그리워지기 시작했다. 때 마침 쇼핑호스트 모집 공고문을 보고 열흘간 고민하다가 아내에게 털어놨는데 "다섯살 아들이 쇠고기를 먹기 시작했다"는 동기부여(?)와 함께 적극적으로 응원해줬다.
 
조영빈씨는 20년에 달하는 방송과 행사경험, 무대에서 관객을 웃기기 위해 그 수많은 아이디어를 짜냈던 시간들이 모두 홈쇼핑에서도 쏟아부을 수 있는 자신만의 경쟁력이다.
 
김경은씨는 자신의 PD 경력이 무기다. 김씨는 "단순히 진행만을 잘 하는 게 아니라 흘러가는 그림이나 구성을 생각할 줄 알아야 하는 등 연출가의 마인드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며 "아나운서로 진행을 해봤고, PD로 연출을 해봤던 경험이 무대 세트 안팎에서 홈쇼핑 방송을 이끌어가는 힘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임하나씨는 기상캐스터와 리포터 경력을 살리겠다는 포부다. 홈쇼핑에서 소개하는 제품 자체가 날씨와 관련된 상품들이 많고, 날씨에 따라서 매출이 좌우되는 상품이 많기에 날씨와 생활정보를 연결시켜서 상품을 안내한다면 큰 도움이 될 것이라는 기대다. 또 어린아이부터 100세 어르신까지 인터뷰를 해온 다년간의 리포터 경험을 통해 키워온 공감하는 능력을 홈쇼핑에서 발휘하겠다는 다짐이다.
 
하나같이 10년 이상의 경력을 자랑하는 베테랑 방송인들이지만 하지만 아직 '신입' 쇼핑호스트인 만큼 이들의 첫 방송에 대한 다양한 실수담은 끊이질 않았다.
 
조영빈씨는 첫 방송 당시 마음이 급한 나머지 PD의 큐사인이 나기도 전에 멘트를 그냥 읽어버렸다며 얼굴을 붉혔다.
 
김경은씨는 식품 판매방송 중 뜨거운 갈비찜을 먹다가 입안을 다 데었는데, 방송 중이라 계속해서 맛있게 먹었는 연기를 했던 무용담을 털어놨다.
 
임하나씨는 많은 준비 끝에 스튜디오에 들어섰지만 그동안 경험했던 방송과 달리 4대 이상의 카메라와 여러대의 모니터 앞에서 진행하는 방송이 낯설어 실수를 연발했단다.
 
이제 막 홈쇼핑 방송에 투입되기 시작한 이들이 판매한 제품은 다양하다. 김경은씨는 에어서큘레이터와 제습기, 정수기 판매방송의 녹화를 마쳤다. 첫 방송을 마친 소감을 물어보니 "내가 이렇게 말을 못하는지 이제야 알았다"며 "자신을 돌아볼 수 있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하지만 주변 스태프들은 "신입 쇼핑호스트의 첫 방송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성공적인 방송"이었다며 격려했다. 동기들은 여성 신입 쇼핑호스트 중 최고령인 김씨의 별명을 '멘탈 갑'으로 지었다. 어떤 상황에서도 침착하게 방송을 진행하기 때문이란다.
 
조영빈씨는 오디션 당시 오렌지를 먹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는 제작진의 평가에 따라 첫 방송에서 전복을 판매했다.
 
조씨는 개그맨 시절 음식점 리포터로도 활약했던 경험이 있어 식품 판매방송에 남다른 자신감을 내비쳤다. 또 생활가전이나 생활잡화, 레포츠 등 평소 관심이 많았던 제품들의 판매도 욕심이 있다.
 
조씨는 "홈쇼핑이 국내에 도입된지 20년이 지난 만큼 기존에 없었던 다양한 형식의 판매방송을 기획하는 것이 꿈"이라며 "'마이리틀텔레비전'같은 자유로운 형식의 엔터테인먼트적인 요소를 더한 새로운 홈쇼핑 방송을 만들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또 자신이 직접 쓴 시나리오가 영화화된다면 감독, 출연자와 함께 출연해 국내 홈쇼핑 최초로 영화 티켓을 판매하고 싶다는 꿈도 있다.
 
면접장에서 주방용품 판매방송을 시연하며 마늘을 다져 시험장에 마늘냄새를 가득 풍겼다는 임하나씨는 3년차 주부, 이른바 '새댁'답게 식품이나 생활용품, 주방용품 판매에 자신감을 내비쳤다.
 
이들은 '연애편지'를 쓰는 마음으로 쇼핑호스트 일에 임하겠다는 포부다.
 
김경은씨는 "현란한 말솜씨만으로 고객의 충동구매를 유도하면 결국 반품률이 높다"며 "연애편지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진심'인데, 고객의 마음을 울리는 진심어린 멘트를 통해 신뢰가 가는 쇼핑호스트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조영빈씨 역시 "나만의 생각을 적는 '일기'가 아닌 상대방의 입장을 배려하면서 쓰는 '연애편지'를 쓰는 쇼핑호스트가 되겠다"고 다짐했다.
 
임하나씨 역시 "믿을 수 있고, 소통할 수 있는 쇼핑호스트로 성장해 내 이름을 걸고 방송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들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왼쪽부터)김경은, 조영빈, 임하나 쇼핑호스트가 서울 가산동 K쇼핑 스튜디오 인근 카페에서 가진 인터뷰에서 자신의 포부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사진제공=KTH)
 
이성수 기자 ohmytru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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