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유 파동 확산에 산업계 '희비' 엇갈려
정유업계 노심초사… LPG·천연가스업계 화색
2016-07-03 14:50:33 2016-07-03 15:33:14
 
[뉴스토마토 이재영기자] 디젤차의 환경문제가 세제개편 논의로 확대돼 이해관계가 얽힌 업계가 촉각을 세우고 있다. 정치권의 당파싸움으로까지 확산되는 논란을 정유와 자동차업계 등이 불안하게 지켜보는 반면, 가스 등 이종 연료업계는 화색이 돈다.
 
디젤차의 미세먼지 논란에서 번진 에너지세제개편 논의가 10년만에 다시 전개된다. 정부는 에너지 상대가격의 합리적 조정 방안을 마련하고자 조세재정연구원, 환경정책평가연구원, 교통연구원, 에너지경제연구원 등이 참여해 7월부터 공동 연구에 착수하기로 했다. 이는 휘발유, 경유, LPG에 대한 상대 가격 비율을 설정하기 위해 세율을 조정하는 내용이다. 환경 문제가 부각된 경유 세율을 인상하자는 게 골자다. 향후 국책연구와 공청회 등을 거치는 과정에서 이권이 달린 관련업계의 치열한 논리 공방이 예상된다. 
 
세제개편에는 정유사나 LPG수입사, 천연가스업계는 물론 자동차 제조사, 화물운송업계, 여객운수업계 등 광범위한 업종이 연관돼 유불리가 나뉜다. 정유사는 정제설비에서 경유가 가장 많이 생산돼 세제 인상은 직격탄이 된다. LPG와 천연가스는 대체재로서 반사이익을 얻을 수 있다. LPG업계 관계자는 “가스는 상대적으로 친환경적이고 셰일가스로 가격도 저렴해져 사용 확대를 위한 합리적인 세제개편이 필요하다”며 인상안을 반겼다. 천연가스업계도 “클린디젤버스로 위축됐던 CNG(압축천연가스)버스 등 수송용 시장이 다시 확대될지 주목된다”고 말했다. 자동차업계로서는 판매 비중이 큰 디젤 차량의 수요 감소를 불러올 부정적 이슈다. 비주력인 전기차 등으로의 빠른 시장 이전 가능성에 대해서도 고민해야 한다. 화물운송업계는 유가보조금 확대 대안이 없다면 반발이 클 수밖에 없다. 택시업계는 노조 측에서 건강 문제를 우려해 경유택시를 반대해왔다. 사측에서도 LPG가격이 하락하며 경유택시 도입 의욕이 떨어진 상태다. 다만, LPG 가격이 다시 오를 경우 대안이 없어질 가능성은 부정적이다.
 
이들 업계는 경유세 인상안을 두고 당파 대립이 전개되는 양상을 주시하고 있다. 더불어민주당은 미세먼지대책으로 경유가격이 휘발유가격의 90% 정도가 돼야 한다고 제안했다. 특히 더민주의 미세먼지대책에 LPG차량 사용제한 폐지 내용이 포함돼 LPG업계는 쾌재를 불렀다. 하지만 새누리당은 경유차가 주로 화물차나 자영업자들이 많이 사용해 서민부담이 가중된다며 즉각 반대입장을 표명했다.
 
세제개편을 주도하는 환경부는 앞서 경유차의 자체 미세먼지 배출량도 많지만 배출가스 내 질소산화물이 햇볕을 만나 만드는 2차 초미세먼지 문제가 심각하다고 지적했다. 국내 미세먼지 58% 정도가 2차 생성된 초미세먼지라며 공세를 높였다. 반면, 기획재정부나 산업통상자원부는 물가안정이나 산업육성 측면에서 부작용이 있다며 수동적 입장인 것으로 전해졌다. 디젤차 소비가 줄어들고 정유업계의 산업경쟁력이 약화된다는 이유다. 
 
정유업계에선 중국에서 들어오는 미세먼지를 비롯해 타이어나 도로의 비사먼지가 환경문제의 주범이라고 항변했다. 또한 서해안에 밀집된 석탄발전소의 미세먼지가 겨울이나 봄, 편서풍을 타고 전국으로 퍼지는 경우가 많아 석탄발전을 줄여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또 노후경유차 폐차 후 신규 승용차 구입 시 개별소비세를 6개월간 70%(100만원 한도) 감면해 주는 방안도 조속히 입법 추진키로 했다. 이에 대해서는 가스업계 쪽에서도 반대 의견이 나온다. 가스업계 관계자는 “한쪽에서는 경유차를 축소하자고 하면서 노후 경유차를 팔고 또 경유차를 사도록 지원한다는 것은 모순”이라며 “현재로서는 경유차의 경제성이 좋으니 불티나게 팔릴 것이 뻔한데, 이 차들이 몇 년 후엔 노후경유차로 관리대상이 되는 근시안적 대책”이라고 비판했다.   
 
자동차업계로서는 개소세 인하 정책 종료에 따른 후속대책의 의미가 있다. 혜택이 적용되는 차량 범위는 줄어들지만 기존 30%에서 70%로 할인율이 커져 내수판매 감소 우려를 상쇄시킬 수 있을 것이란 전망이다. 이에 자동차 업계는 적극적인 마케팅으로 호응하고 나섰다. 르노삼성차는 노후 경유차 말소 후 신차 구매 시 개소세가 완전 면제되도록 추가 할인을 제공하는 등 마케팅 공세에 나섰다.
 
이재영 기자 leealive@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고재인 자본시장정책부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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