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젤차 논란에 '경유값 인상' 움직임…정유업계 '발칵'
미세먼지 주범으로 '디젤차' 지목…업계 실적 악영향에 강력반발
2016-05-25 17:26:23 2016-05-25 17:26:23
[뉴스토마토 남궁민관기자] 자동차 업계에서 불거진 '더티디젤' 논란이 정유업계로 번졌다. 환경부가 미세먼지를 줄이기 위한 방안으로 '경유값 인상안'을 들고 나선 가운데, 정유업계는 '주먹구구식 대책'이라고 반발하는 모양새다.  
 
논란은 지난해 폭스바겐에 이어 올해 닛산의 잇단 배출가스 조작 파문에 따른 것으로, 디젤차가 미세먼지의 주범이라는 환경적 인식도 더해졌다. 이에 정부는 지난 23일 청와대에서 미세먼지 종합대책회의를 연 데 이어 조만간 경유가격 인상안을 주 내용으로 국무조정실장 주재 관계부처 차관회의를 개최한다. 현재 환경부가 내세우고 있는 경유값 인상안은 현행 휘발유 대 경유 유류세 비율(100 대 85)을 휘발유는 낮추고 경유는 높이는(95 대 90) 방식이다. 이를 통해 경유 사용 비중을 줄이겠다는 것이다.
 
당혹스러워진 쪽은 경유를 공급하는 정유업계다. 정유사들의 사업보고서를 보면 전체 매출 가운데 경유가 차지하는 비중(올해 1분기 기준 SK이노베이션 19.95%, GS칼텍스 21.7%, S-Oil 26.4%, 현대오일뱅크 32.59%)은 평균 20%를 상회한다. 디젤차의 배출가스 조작 파문에서 촉발된 미세먼지 논란이 뜬금없이 정유업계 핵심사업의 발목을 잡을 수도 있게 됐다.
 
경기도 평택시 평택항에 위치한 폴크스바겐 출고장에서 차량들이 출고를 기다리고 있다.사진/뉴시스
 
정유업계는 현재 국내 디젤차 사용이 미세먼지에 얼마만큼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한 검토조차 되지 않은 상황에서, 경유가 마치 미세먼지의 주범인 것처럼 여론몰이를 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경유 사용을 줄이고 휘발유 사용을 늘리는 방안이 과연 미세먼지 감축으로 이어질지 역시 미지수다.
 
업계 관계자는 "일전에는 중국발 황사가 미세먼지의 주원인이라고 하더니 이제는 경유가 미세먼지의 모든 원인인 것처럼 몰아가고 있다"며 "경유를 비롯해 각 연료들이 실제로 미세먼지 증감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객관적으로 따져보는 과정조차 생략된 상황에서 세금 먼저 올리겠다는 방안은 설득력이 없다"고 따졌다.
 
국내 정유업체들과 영세 사업자들에게 불공정한 조치라는 주장도 나온다. 또 다른 관계자는 "영세 사업자들이 주로 이용하는 상용차의 경우 경유차 외에는 대안이 없어 비싸진 경유값을 고스란히 감수해야 한다"며 "또 경유차의 대안으로 LPG차로 옮아가는 소비자들이 발생할 텐데 이 역시 LPG 수입업체들만 배불리는 형태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환경부의 이번 경유값 인상안과 관련해 '책임 떠넘기기'를 위한 꼼수 아니냐는 지적까지 나온다. 환경부는 최근 '가습기 살균제 사태'를 비롯해 폭스바겐·닛산 등 배출가스 조작, 미세먼지 증가 등 굵직한 사안에서 연일 '헛발질'을 해왔다. 이에 이번 경유값 인상안 역시 이를 회피하려는 속내가 반영된 '주먹구구식 대책'이라는 게 업계 주장이다.
 
남궁민관 기자 kunggi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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