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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가포커스)철없는 '힙합 아이언맨'의 자격지심
2016-07-03 09:38:31 2016-07-03 09:38:31
[뉴스토마토 정해욱기자] '합합 아이언맨'의 정의감일까, 아니면 자격지심일까.
 
래퍼 아이언은 지난달 30일 각종 음원사이트를 통해 신곡 '시스템'(SYSTEM)을 공개했다. 하지만 논란의 여지가 있는 가사 때문에 대중의 뭇매를 맞고 있다.
 
◇신곡 '시스템(SYSTEM)을 발표한 래퍼 아이언. 사진/폴라리스
 
이 노래에는 국내 엔터테인먼트 업계와 가요계를 비판하는 내용의 수위 높은 가사가 담겨 있다. "여긴 양아치 소굴 이제야 봤지 네 속을 의릴 빙자한 비즈니스", "가수들은 창녀들 마냥 PD 앞에 한 줄로 서 눈웃음 치며 다음 밥줄을 서", "청탁을 받는 기자와 경찰 작성된 명단, 그들의 정사 타이밍에 맞춰 터지는 폭탄" 등의 내용이다.
 
래퍼들이 사회 비판적인 내용의 가사를 선보이는 것은 종종 있는 일이다. 속시원한 사회 비판과 풍자를 담은 가사는 음악팬들의 공감을 이끌어낸다. 문제는 '시스템'은 아이언이 지난 4월 대마초 흡연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이후 처음 발표한 곡이라는 점이다. 자신의 잘못에 대한 사과나 반성의 뜻을 담은 노래를 하는 대신 사회에 대한 불평과 불만으로만 가득한 곡을 발표한 아이언을 향한 비난이 거세다. 아이언이 대마초 흡연 혐의로 불구속 입건되고, 비난의 중심에 섰던 것을 사회의 탓으로 돌리려는 인상을 주고 있기 때문이다. 아이언이 불미스러운 사고를 일으킨 뒤 자숙 기간 없이 바로 신곡을 내놨다는 점에서 비난의 목소리는 더욱 높다.
 
노래 후반부에는 특정 가수들을 비난하는 내용의 가사도 담겼다. 아이언은 대형기획사 YG엔터테인먼트에 소속돼 있는 인기 아이돌인 빅뱅 지드래곤과 탑, 위너 송민호를 공격의 대상으로 삼았다. 한때 이 기획사에 몸을 담았던 가수 세븐의 이름도 가사에 등장한다. "팬이랑 바람피고 차인 척하는 지디X, 랩고자 탑 X신 대신 전향해 연기로", "예언할게 넌 결국 세븐처럼 토사구팽" 등 자극적인 내용이 가사에 포함됐다.
 
특정 인물을 겨냥한 디스랩 역시 래퍼들이 흔히 선보이는 레퍼토리 중 하나다. 하지만 아이언이 상대방의 사생활까지 언급하는 다분히 감정적인 내용의 가사를 쓴데다가 이들을 한 데 묶어 비난할 명분도 없다는 점에서 노래의 설득력이 떨어진다는 지적이다.
 
아이언은 지난해 4월 한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아이돌에 대한 실력적 편견을 깬 사람", "문화적인 측면에서 성장시킨 우리나라의 보배"라는 말로 지드래곤에 대해 극찬했다. 또 지난해 1월 샤이니 종현이 발표한 곡 '크레이지'(Crazy)의 피처링에 참여하고, 프라이머리의 노래 '아끼지마'를 통해 AOA 초아와 함께 호흡을 맞추는 등 아이돌 가수들과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자신의 얼굴을 알리는 효과를 톡톡히 누렸던 아이언이 이제 와서 유명 아이돌들을 비난하는 이중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는 것이 아니냐는 것이 음악팬들의 의견이다.
 
아이언이 '시스템'에 실린 디스랩의 가사를 음원 사이트에는 공개하지 않았다는 점도 눈에 띈다. 래퍼들이 누군가에 대한 디스랩을 할 때는 가사를 함께 공개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디스랩에는 특정 인물에 대해 비난하는 내용의 가사가 실리는 만큼 가사를 공개해 자신의 메시지를 좀 더 명확하게 전달할 필요가 있기 때문이다. 인기 아이돌들을 기세 좋게 비난하고도 정작 가사를 공개하지 못하는 아이언을 향해 "비겁하다"는 비난이 이어지고 있는 이유다.
 
일각에서는 아이언이 자신의 노래를 알리기 위해 의도적으로 수위 높은 가사를 '시스템'에 포함시킨 것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아이언은 '시스템'을 발표한 이후 '노이즈 마케팅' 덕을 톡톡히 봤다. '인기 래퍼'나 '음원 강자'라고 할 수 없는 아이언의 이 노래는 발매된 이후 각종 음원 차트 상위권에 오르며 관심을 받았다. 논란을 일으켜 대중의 관심을 끌어모으는 것이 아이언의 컴백 전략이었다면 성공을 거둔 셈이다.
 
한편 아이언은 지난 2014년 Mnet '쇼미더머니3'에 참가해 준우승을 차지했으며, 이듬해 3월 데뷔 싱글 '블루'(blu)를 발표했다.
 
정해욱 기자 amorr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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