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은행권, 성과연봉제 가이드라인 7월 제시…금융권 '하투' 예고
"4급 이하 일반직원까지 확대"…노조, 총파업 절차 본격화
2016-07-03 12:00:00 2016-07-03 12:00:00
[뉴스토마토 이종용기자] 금융공기업의 성과연봉제 도입이 지난달 마무리된 가운데 이번 달에는 시중은행 직원들을 대상으로 한 성과연봉제 가이드라인이 나온다. 기존 관리자급뿐 아니라 일반 직원까지 성과연봉제를 확대하는 게 핵심이다.
 
가이드라인이 각 시중은행들에 전달되면 성과연봉제 도입을 둘러싼 금융권의 논쟁도 제2라운드에 접어들게 된다. 금융공기업 노조 뿐만 아니라 시중은행 노조들도 총파업 절차에 밟으며 '하투(夏鬪)'를 예고하고 있다.
 
3일 금융권에 따르면 은행연합회는 시중은행 성과연봉제의 가이드라인이 될 개인별 성과평가지표 개발을 위해 외부 컨설팅 용역을 진행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용역 결과가 이달 중으로 나오는데 이를 토대로 성과연봉제 가이드라인도 마련된다"며 "내년까지 도입하는 것을 목표로 은행 노사가 협상에 돌입할 것"이라고 말했다.
 
은행권에서는 일반 직원에 대한 성과연봉제 적용이 이번 가이드라인의 핵심이다. 시중은행들은 대부분 관리자급(부지점장 이상)에 대해 성과급제를 도입하고 있다. 관리자급 이하 직원들은 호봉제를 적용한다.
 
관리자급 직원은 개인 성과에 따라 임금 인상률이 매년 달라지고 기본급의 30% 안팎을 성과급으로 차등 지급 받고 있는데 이를 일반 직원까지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은행별로 직급·직군 체계가 달라, 구체적인 적용 기준은 은행의 재량에 맡긴다. 저성과자 관리 방안도 가이드라인에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 관계자는 "금융위원회의 공기업 성과연봉제 가이드라인처럼 도입 여부에 따라 금융사에 인센티브나 페널티를 부여할 방법은 없다"며 "도입 시기나 큰 틀의 적용 기준이 제시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가이드라인이 나오면 성과연봉제 관련 TF가 구성된 시중은행부터 성과연봉제 협상을 진행할 수도 있다"고 강조했다.
 
다만 금융권 노조의 반발이 시중은행 성과연봉제 도입의 변수다.
 
최근 중앙노동위원회는 금융노조와 7개 금융공기업 사측과의 교섭에 대해 '조정 종료' 결정을 내렸다. 노사간의 교섭 여지가 보이지 않으니 조정을 종료한다는 취지로, 금융노조는 조합원 찬반투표를 거쳐 파업을 비롯한 쟁의행위에 돌입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다.
 
금융노조는 시중은행이 포함된 사용자협의회와의 산별중앙교섭에 대한 중노위의 판단까지 기다린 뒤 전 조합원에 대해 총파업 찬판 표결에 나설 예정이다. 이에 대한 중노위의 결정은 이달 중순쯤 나올 예정이다.
 
금융노조 측은 "만약 은행권 노사 교섭에 대한 중노위의 조정도 '종료 결정'이 내려지면 금융노조는 찬반투표를 거쳐 산하 전 사업장에서 총파업이 가능하다"고 밝혔다. 금융공기업 노조와 민간은행 노조가 함께 파업 절차에 들어간 다는 얘기다.
 
은행권 관계자는 "각 은행 노사가 개별적으로 협상을 하려해도 금융노조 산하의 은행 노조들이 협상을 거부하기 때문에 어려울 것"이라며 "금융권의 성과연봉제 뿐만 아니라 다른 업권의 구조조정 사안까지 겹치면서 노동계가 거의 동시다발적으로 파업에 나설 수 있다"고 말했다.
 
이종용 기자 yong@etomato.com
 
◇하영구 은행연합회장이 '2016 산별중앙교섭위원 상견례 및 교섭회의'에서 전국금융산업노동조합 노조원들과 금융산업사용자협의회 대표자들에게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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