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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계 쏙 경제)'억' 소리나는 결혼비용에 '스몰웨딩' 열풍
신혼부부 평균 결혼비용 8246만원…집값 포함하면 평균 3억 가까이
2016-06-30 10:02:16 2016-06-30 10:02:16
[뉴스토마토 박진아기자] "나도 원빈·이나영처럼…허례허식 생략한 나만의 작은 결혼식으로 의미있는 추억을 만들고 싶어요"(서울 종로구, 30대 예비신부)
 
'스몰웨딩·셀프웨딩'. 최근 결혼식 트렌드를 대표하는 단어들이다. 결혼을 준비하는 이들은 누구나 한 번쯤은 이 단어들을 들어봤을 것이다.
 
최근에는 화려한 꽃장식 등 허례허식을 생략하고 '작은 결혼식'이 주목받고 있다. '억' 소리나는 결혼 비용에 지친 젊은이들이 거품을 확 뺀 착한 결혼식을 선호하고 있는 것.
 
더구나 인지도가 높은 연예인들도 작은 결혼식을 지향해 대중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다. 대중에게 소박한 작은 결혼식의 깊은 인상을 준 2013년 이효리·이상순 부부에 이어 원빈·이나영 부부의 강원도 정선 '밀밭 결혼식'까지 다양한 형태의 스몰웨딩이 화제다. 최근 부부가 된 구혜선·안재현씨는 결혼식 대신 기부를 선택해 '착한 결혼식'의 형태도 선보였다.
 
배우 원빈과 이나영이 지난해 5월 강원도 정선 덕우리의 밀밭 오솔길에서 비공개 결혼식을 올렸다. 사진/뉴시스
 
또 최근에는 단순히 규모와 비용만 줄인 작은 결혼식을 넘어 친환경적 성격의 '에코 결혼식', 축의금을 기부하는 '기부 결혼식' 등 다양한 형태의 결혼식이 등장하고 있다. 
 
수천만원에 이르는 예식비용을 줄이는 것뿐 아니라 특별한 추억까지 남길 수 있는 이 같은 형태의 결혼식을 추진하는 예비부부들이 늘고 있다. 
 
작은 결혼식이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유는 단 하나, '비용'이다. 최근 저성장 속 경기 침체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월급 빼고 안 오른 것이 없다. 소득은 제자리인데, 지출은 많으니 결혼식 비용이라도 줄이자는 게 예비부부들의 생각이다. 
 
웨딩컨설팅 듀오웨드가 최근 우리나라 신혼부부 평균 결혼 비용을 조사한 결과를 보면, 신혼부부의 평균 결혼 비용은 8246만원이다. 평균 주택 마련비 1억9174만원을 포함하면 결혼하는 데 드는 비용은 총 2억7420만원이다. 1년 전과 비교하면 2622만원(15.2%) 증가했다. 이쯤되면 한국이 '결혼비용 세계 최고'라는 수식어를 붙여도 어색하지 않을 정도다. 
 
부모의 지원액도 만만치 않다. 삼성생명 은퇴연구소가 최근 발표한 '자녀의 결혼, 부모의 노후' 보고서의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자녀가 모두 결혼한 부모는 총 결혼 비용으로 평균 1억2506만원(평균 자녀 수 2.2명)을 지원했다. 즉 자녀 1인당으로 계산하면 평균 결혼자금 지원액은 아들은 9400만원이고, 딸은 4200만원 선이다. 
 
이마저도 능력이 되는 부모의 처지지, 여유가 없는 이들은 대다수 은행 빚을 지게 된다. 특히나 최근 미친 전셋값을 감당하려면 은행 대출은 필수 아닌 필수 코스가 돼버린 현실이다. 
 
통계청이 발표한 '2015 가계금융 복지조사'를 보면 가구주 연령대별 부채보유액 및 점유율 중 신혼부부들이 가장 많이 분포해 있는 30~39세의 부채는 2014년(5257만원) 대비 1.3% 오른 5323만원(2015년)을 기록했다. 신혼부부의 부채는 대다수 주택자금(87.0%)이 차지할 정도로 주택마련에 드는 비용은 만만치 않다.
 
윤성은 삼성생명 은퇴연구소 책임연구원은 "우리나라에서의 결혼은 집안의 사회, 경제적인 능력을 드러내는 과시성 행사의 경향이 있다"며 "이러한 측면이 고비용 결혼 관행으로 이어진다"고 꼬집었다.
 
때문에 요새 젊은이들 사이에서는 합리적인 웨딩을 선호한 작은 결혼식이 대세다. 올 가을 결혼식을 앞두고 있는 30대 예비신부는 "어려운 사정에 허례허식을 따지는 것 자체가 사치"라며 "형편에 맞게 합리적인 결혼 준비로 의미있는 결혼식을 올릴 것"이라고 말했다.
 
최근 거품을 뺀 합리적인 결혼 준비로 '스몰웨딩·셀프웨딩 등'이 주목받고 있다. 사진/뉴시스
 
박진아 기자 toyou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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