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중, 문화콘텐츠 시장 함께 개척하자"
'제1회 한중문화콘텐츠창의포럼’ 25일 개최
2016-05-26 10:14:38 2016-05-26 10:14:38
[중국 옌타이시=뉴스토마토 김나볏기자] 한국과 중국의 문화콘텐츠 협력 방안을 모색하기 위한 '제1회 한중문화콘텐츠창의포럼'이 지난 25일 열렸다. 이 자리에서 한중 문화콘텐츠 전문가들은 웹툰과 애니메이션 등을 중심으로 한국과 중국의 문화적, 제도적 차이에 대해 공유하고, 미래 세대를 위한 협력방안에 대해 고찰했다.
 
이날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이 중국 옌타이시 문화창의산업단지와 함께 중국 완다문화호텔에서 개최한 포럼에서는 중국 측 환건명 베이징 매일시계 회장 겸 베이징영화학원 교수, 류춘강 베이징 동만게임산업연맹 비서장 외 50여개 기업 대표단, 위향화 유요치(U17) 부총재 등과 경기도 및 부천시 관련 인사, 만화 관련 학계 전문가 및 만화가, 김강덕 ㈜달고나 대표 외 30여개 기업 대표단 등 200여명이 참석했다.
 
문신국 상결 즈푸구 국장과 오재록 한국만화영상진흥원장의 개막사로 시작한 이날 포럼은 'ICT 산업 시대의 한중문화콘텐츠 미래'와 '한중문화콘텐츠산업의 현재와 제도적 지원' 등 두 개 세션으로 나뉘어 진행됐다. 
 
첫 번째 세션 종합 토론에서 안종철 한국문화예술콘텐츠연구원장 겸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이사는 웹툰 콘텐츠 발전 방안과 관련해 "한국과 중국의 시장을 양분해서 보지 말고 하나의 웹툰 문화시장을 만들어 함께 손 잡고 세계 시장에 진출할 필요가 있다"며 "그러기 위해선 공동제작뿐만 아니라 온.오프라인 공동배포 시스템을 구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국의 우수한 브랜딩 노하우와 프로듀싱 능력, 중국의 큰 시장 등 양국이 각자 장점만을 취해 콘텐츠를 개발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한중 웹툰 공동 시장 구축의 구체적 방안으로는 옌타이시와 한국만화영상진흥원 등이 주체가 된 정책 협의체 구성, 한중 웹툰 벤처펀드 조성, 영속적인 비즈니스가 가능한 합자회사 설립 등을 들었다. 또 웹툰 작가를 양성하기 위한 한중 웹툰아카데미, 한중 문화콘텐츠아카데미 공동 추진도 제안했다.
 
협력에 앞서 중국 정부의 제약에 대해 이해해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류춘강 북경 애니메이션 게임 산업 연맹 비서장은 "한중이 웹툰을 합작하려면 먼저 기초가 있어야 한다. 만화는 국경이 없다. 하지만 문화적인 내용에는 차이가 있다"면서 "중국 정부는 화풍이나 노출 정도 등 내용에 대해 엄격하게 제한한다. 이 부분을 염두에 두고 아시아시장을 공동으로 개척하면 좋을 것 같다"고 조언했다.
 
중국 측에서는 한국 콘텐츠 중 벤치마킹으로 삼을 만한 것, 인상적인 것으로는 중국에서도 유명한 캐릭터 '빼꼼'을 들었다. '빼꼼' 캐릭터는 현재 중국에 수출된 상태로, 각종 홍보매체에 활용되는 등 현지에서 인기가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황젠밍 중국 북경 매일시계 이사장 겸 베이징영화학원 교수는 "'빼꼼' 제작자들의 경우 오랫동안 견디면서 전통적인 영상 표현방식을 유지해왔는데 자기의 방향을 견지해온 점이 인상 깊다. 한국 애니메이션에서 어떻게 자기의 길을 걸어야 하는지에 대해 배울 수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 
 
웹툰이나 애니메이션 분야의 경우 영화보다 한중 합작회사를 설립하기에 유리하다는 조언도 나왔다. 류춘강 비서장은 "만화가 영화보다 더 쉬운 것 같다. 인터넷에서 애니메이션은 중국 정부의 제한이 느슨하다. 내용이 중국 정부에 부합한다면 괜찮다"며 "중국과 한국이 공동으로 회사를 설립해서 지적재산권(IP)을 구축하고 공동으로 라이선스를 얼마든지 진행할 수 있다. 이런 면에서는 기초가 있다고 할 수 있다"고 소개했다. 다만 "텐센트 등 중국의 인터넷 회사들이 독과점으로 운영되고 있으며 이런 곳에 이미 애니메이션을 방영하는 플랫폼이 있다"면서 "중국 내 웹사이트 운영에는 제한이 있다"고 덧붙였다.
 
보다 실질적인 협력 방안에 대해서는 곡파 중국 과학원 절강디지털콘텐츠연구원 부원장의 제안이 눈길을 끌었다. 곡파 부원장은 "중국에서 웨이보 등 SNS가 폭발적으로 성장하고 있는데 이런 커뮤니케이션 도구에는 크나큰 시장이 있다고 생각한다. 또 한국은 선진적인 경험과 기술을 가지고 있어 중국이 많이 배워야 할 점이라 생각한다"면서 "관광프로젝트나 미디어의 활성화 등을 통해 콘텐츠 산업을 여러 산업에 침투시키는 과정에서 한국과 협력할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두 번째 세션 종합토론에서는 콘텐츠 시장을 바라보는 양국의 온도차를 느낄 수 있었다. 특히 IP에 대한 양국의 이해가 다르다는 점이 지적됐다. 우상화 U17 부총재는 "중국은 애니메이션과 게임 등에서 지적재산권에 대해 장르뿐만 아니라 3D, 2D 등까지 세분화해 라이선스를 분류한다. 그런데 한국에서는 그렇게 분류하지 않아 양측에서 계약할 때 차이점이 있어 갈등하게 된다. 해결방법이 현재까지는 없는 상태로 IP에 대해 공통적인 인식을 할 수 있는 좋은 방법이 있었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한창완 세종대 만화애니메이션학과 교수는 "공동제작을 하거나 공동투자를 할 경우 계약서 양식으로 모든 게 시작하는데 계약서에 쓴 내용과 단어들의 정확한 의미가 공유되지 못하고 있다. 이 차이를 줄일 수 있는 스탠더드가 만들어져야 한다"면서 "여기에 새로운 인재 양성, 광저우 총국의 규제와 심의에 공동대처할 수 있는 것들까지 들어간다면 짧은 시간에 신뢰도를 다질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빼꼼' 제작자로 유명한 김강덕 ㈜달고나 대표는 우선 성공적인 콘텐츠를 만드는 것이 중요하다는 의견을 내비쳤다. "중국에 와보니 애니메이션 사업자들이 자기 IP를 가지고 싶어한다. 누구나 애니메이션 제작자라면 그럴텐데 분명히 알아야 할 것은 애니메이션은 사실 100개 중 1~2개만 성공하는 굉장히 위험한 산업이다"라면서 "성공하기 위해서는 뛰어난 시나리오가 필수적이다. 중국에 맞는 연출, 뛰어난 시나리오는 헐리우드보다는 한국이 좋은 파트너가 될 것이라고 생각한다. 옌타이시 정부가 다른 시정부와 다르게 발전하고 싶다면 광저우 총국과 긴밀히 협력해 한국과 좋은 모델을 만들도록 노력해 달라."고 당부했다. 
 
산둥성이 앞으로 문화콘텐츠 협력에 있어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는 지적도 나왔다. 종로명 광동성동만산업협회장은 "산둥은 한국과도 가깝고 자본도 부족하지 않아 광둥성과 비교할 수 없는 장점이 있는데 아이디어, 컨셉트가 없어서 문제"라면서 "중국 애니메이션의 컨셉트의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 현재와 미래에 제도적으로 어떻게 지원해야 하는지 고민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광저우 총국의 제도적 지원과 관련해 공조휘 베이징영상후기산업연맹 비서장은 빈번한 소통이 이뤄진다면 중국 정부도 지원 절차 등에서 좋은 정책을 내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낙관했다. 공조휘 비서장은 "중국이 어떤 부분에서 많이 두려워한다. 소통이 적기 때문에 문을 활짝 열 수가 없는 것"이라며 "소통을 빈번하게 한다면 문제가 없을 것이라 본다. '태양의 후예', '대장금' 등이 중국에 들어와 큰 인기와 호응을 얻었는데 이런 걸 보면 문화나 이데올로기 부분에서 공통점이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한중문화콘텐츠창의포럼'은 중국 산둥성 옌타이시 내 한중만화영상체험관 개관과 맞물려 개최됐다.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은 앞으로 이같은 양국 간 포럼을 정례화해 한국과 중국 간 문화콘텐츠 산업 발전을 다각도로 모색한다는 방침이다.
 
사진/한국만화영상진흥원
 
김나볏 기자 freenb@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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