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텔레콤의 CJ헬로비전 인수합병(M&A)이 방송 콘텐츠 산업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첨예한 논쟁이 펼쳐지고 있다. 양사의 인수·합병이 공정거래위원회 심사 지연으로 늦어지면서 업계의 모든 관심은 심사결과에만 맞춰지는 모습이다.
바라보는 사람들은 노심초사 기다리고 있다. 지난해 12월 1일 SK텔레콤이 CJ헬로비전 기업결합 신청서를 제출한 후 현재(25일)까지 177일이 지났다. 그동안 유관학회와 미래부·시민단체·정치권 등이 개최한 토론회 등만 20회가 넘었다. 그 사이 기업 M&A는 지상파를 포함한 업계의 이익과 정치적 이슈로 번지면서 객관적인 심사가 불가할 정도로 사공이 많아졌다는 우려도 나온다.
SK텔레콤·CJ헬로비전 등 당사자들은 글로벌 성장동력을 잃고 있다. 어떤 결론이든 빨리 나는 것이 기업발전에 도움이 된다. SK텔레콤은 사실상 신규 투자를 못하고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11월 CJ헬로비전 인수·합병을 발표하면서 5년간 네트워크 고도화와 서비스 강화에 총 5조원을 투자한다고 밝혔다. 이중 3조원 이상을 초고속인터넷의 기가급 확대·케이블망 디지털 전환·노후망 업그레이드 등 네트워크 인프라스트럭처 확충에 투자할 예정이었다. 또 한류 문화콘텐츠 확산에 발맞춰 고품질 드라마와 1인 미디어를 육성하기 위해 총 3200억원 규모의 콘텐츠펀드를 조성해 한류 환산을 돕겠다는 계획도 내놓았다. 그러나 발표 6개월이 지난 현재까지 SK텔레콤은 어떠한 사업도 추진하지 못하고 있다.
CJ헬로비전의 상황은 더 답답하다. 피인수되는 처지에 맘대로 뭘 한다는 것 자체가 모순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매년 진행해온 공채도 올해는 취소했다. 소극적인 탓에 실적도 나빠지고 있다. 1분기 CJ헬로비전 매출은 전년 대비 4.9% 감소했고, 영업이익도 6.6% 하락했다. CJ헬로비전 관계자는 “회사가 피인수 될 수 있는 상황에서 누군가 독단적인 투자 결정 등을 내린다는 것이 물리적으로 어렵다”면서 “모두가 어떻게 되던 빨리 결정이 나기를 바라고 있다”고 전했다.
SK텔레콤 관계자는 “합병승인이 지연되면서 기본 인프라 투자는 물론 차세대 기술 투자마저 최소 규모로 축소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며 “글로벌 통신 미디어 기업들이 하루가 머다하고 빠른 속도로 혁신하는데, 뒤처지는 것 같아서 답답하기만 하다”고 토로했다.
공정위의 기업결합 심사가 역대 최장기간을 넘어선 가운데 공정위가 지나치게 몸을 사린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는 만큼 속도를 내서 글로벌시장에서 경쟁하는 통신사들의 입장을 살펴주기 바란다. 합병에 찬반하는 입장은 다르나 이 사안에만 목메달려 있는 것은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아 보인다.
김종훈 산업2부장 fu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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