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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유에서 비정유로…정유업계 효자사업 교체
비정유 영업이익, 정유 압도…비정유 주도흐름 지속될듯
2016-05-12 17:14:27 2016-05-12 17:14:27
[뉴스토마토 남궁민관기자] 국내 정유업계에 '비정유' 바람이 거세다. 중동발 정유시설 확대와 글로벌 경기침체로 정유시장의 수익성이 급감한 상황에서 윤활기유와 석유화학 등 비정유사업이 국내 정유업계의 효자군으로 떠오르고 있다.
 
11일 GS칼텍스를 마지막으로 국내 정유 4사가 올 1분기 실적발표를 모두 마무리 지은 가운데, 일제히 호실적을 올렸다. 각 사별 영업이익을 보면 SK이노베이션(096770) 8448억원, GS칼텍스 3159억원, S-Oil(010950) 4914억원, 현대오일뱅크 2019억원으로, 4사가 벌어들인 총 수익은 1조8540억원이다. 
 
높은 수익성의 중심에는 '비정유'가 자리했다. SK이노베이션의 비정유 사업부문인 화학과 윤활유의 영업이익은 각각 2243억원, 1322억원으로 이를 합치면 전체 영업이익의 42.2%를 차지한다. GS칼텍스와 S-Oil의 경우 비정유부문의 영업이익 비중이 절반을 넘어섰다. GS칼텍스는 석유화학 1526억원, 윤활유 643억원으로 전체의 68.7%, S-Oil은 석유화학 1441억원, 윤활기유 1275억원으로 55.3%를 차지했다.
 
각 사별로 정유부문 매출 비중이 70~80%에 이르는 상황에서 비정유부문의 이 같은 영업이익률은 돋보일 수밖에 없다. GS칼텍스의 경우 정유부문 영업이익률은 2.5%인 반면 석유화학 12.3%, 윤활유 27.7%를 기록했고, S-Oil 역시 정유부문은 8.9%에 그친 반면 석유화학 22.7%, 윤활기유 39.2%로 높은 수익성을 과시했다.
 
'비정유' 사업의 약진은 예견된 결과다. 중국 산유국들과 중국 정유업체들이 지속적인 석유정제시설 신증설에 나서면서 글로벌 경쟁이 심화되고 있고, 중국을 비롯한 글로벌 주요 시장의 경기 침체가 좀처럼 나아질 기미가 보이지 않는 만큼 정유사업의 수익성 하락은 예정된 수순이라는 분석이다. 상대적으로 석유화학의 경우 전세계적인 공급부족으로 높은 마진을 유지하고 있고, 윤활유는 고부가가치 제품으로 수익성 확보에 큰 역할을 맡고 있다.
 
정유업계 관계자는 "휘발유와 경유 등 연료유를 팔아서 높은 수익성을 가져가기 힘든 시장이 됐다"며 "산유국들이 원유를 파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석유정제시설 확충을 이어갔고, 최근 경기불황까지 겹치면서 공급은 늘고 소비는 제한적으로 증가하는 등 정유부문의 수익성이 간단치 않다"고 설명했다.
 
이어 "1분기 국내 정유업체들이 정유부문에서 그나마 수익을 낼 수 있었던 것은 이례적인 일로, 저유가 기조 속에 그나마 높은 정제마진이 유지됐고 국제유가가 1월을 기점으로 반등하면서 재고평가손실이 줄어들었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업계에서는 이마저 악화될 것으로 보고 있으며, 결국 정유업체들은 투자 방향을 석유화학과 윤활기유 등 비정유부문으로 돌리고 있는 상황"이라고 부연했다.
 
이기화 SK루브리컨츠 대표이사 사장이 윤활유 브랜드 ZIC의 제품을 소개하고 있다.사진/뉴시스
 
남궁민관 기자 kunggi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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