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g)
[뉴스토마토 윤석진기자] 공상과학 영화에서나 볼법한 일이 현실로 다가왔다. 얼굴을 화면에 비추면 스캔이 작동해 그 사람의 인적사항이 순식간에 등록되고, 주민등록증 없이 손바닥으로 통장을 발급 받을 수 있는 시대가 도래했다. 아무런 인증 도구 없이 생체정보만으로 금융거래를 할 수 있는 비대면 금융 서비스의 서막이 오른 셈이다. 이러한 비대면 실명인증은 은행 서비스를 한 차원 높은 수준으로 끌어올려, 금융거래의 속도와 편리성을 엄청나게 향상시켰다.
금융권에 따르면 오프라인 은행 지점이 줄어드는 반면, 비대면 인증을 기반으로 한 온라인 금융 서비스는 급격하게 증가하는 추세다. 실제로 작년 12월 전국의 은행점포 수가 7261개로 지난해보다 137개나 감소하는 동안, 은행의 비대면 서비스는 봇물 터지듯 쏟아졌다. 지난해 22년 동안 이어져온 금융실명제에 비대면 실명 확인 방식이 최초로 허용된 이후 은행과 핀테크 업체 간 협업이 활성화 된 덕분이다.
그중 홍채인증 기술을 적용한 서비스가 눈에 띈다. 우리은행과 기업은행이 채택한 홍채인증자동화기기(ATM)는 별도의 카드가 없어도 입금과 출금, 송금, 조회업무가 가능하도록 설계됐다. 한 번 안구 패턴을 ATM에 저장해 놓으면, 카드 한 장 없이 맨몸으로 필요할 때마다 은행 업무를 볼 수 있게 된 것이다. 비밀번호를 기억해야 하는 수고도 사라졌다.
◇조용병 신한은행장, 소녀시대 써니와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2일 오전 서울 중구 신한은행 본점에서 열린 비대면 실명확인을 통한 금융서비스 써니뱅크 시연을 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얼굴인증도 각광받는 비대면 기술로 통한다. 중국 최대 전자상거래 업체인 알리바바는 얼굴인증 기술을 적용한 결제시스템인 '스마일 투 페이'를 선보일 예정이다. 이 기술이 상용화되면 스마트폰에 얼굴만 갖다 대도 물건을 구입할 수 있다. 공인인증서를 깔고, 인증번호·계좌번호를 입력해야 하는 모든 수고가 일거에 해소되는 것이다. 잭 마윈 알리바바 회장은 지난 3월 하노버 전자통신박람회(CeBIT) 행사에서 "이렇게 얼굴인식으로 결제하면 중국에서 주문해도 6일이면 하노버에서 보낸 물건을 받을 수 있다"고 자신했다. 이 기술은 등록 직원이나 VIP 고객을 구별하는 출입 관리에 이용되기도 한다.
생체인증을 비롯한 비대면 기술이 발달하면 소비자 편의가 증대되는 효과가 있지만, 금융회사 입장에서도 수익성 제고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주식과 예적금을 아우르는 융복합 상품에 대한 접근성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점포 기반이 취약한 증권사나 자산운용사, 지방은행도 비대면을 통해 영업력을 확대할 수 있다.
권우영 우리금융경영연구소 수석연구원은 "많은 고객들이 편리한 온라인 채널로 옮겨가고 있다"며 "은행들이 지점 수를 줄이고 비대면을 확대해 나가는 것도 수익을 제고하기 위함"이라고 말했다.
비대면 기술은 금융권에 고질적으로 따라붙던 보안 문제에도 해결의 실마리를 제공한다. 공인인증서나 비밀번호처럼 유출될 위험이 적은 데다, 유출 되도 분산관리 방식으로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은행 관계자는 "생체정보를 은행 내부 서버에 통째로 보관하지 않고 두개 서버에 분산관리해 유출되더라도 식별이 불가능해 아무도 사용할 수 없다"며 "비대면 기술이 보안 문제의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윤석진 기자 ddagu@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