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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욱의 가요별점)방탄소년단, 불타오르니까 청춘이다
2016-05-03 15:09:13 2016-05-03 15:09:13
[뉴스토마토 정해욱기자] "아프니까 청춘이다." 김난도 작가가 쓴 베스트셀러 수필의 제목이죠. 한때 많은 젊은이들의 공감을 불러일으켰던 문구이기도 합니다. 내일의 성공을 위해 힘든 오늘을 견뎌내라는 의미가 담긴 말인데요. 하지만 요즘 젊은이들은 이 말을 썩 좋아하지 않는 것 같습니다. 청춘들은 더이상 아프고 싶어 하지 않습니다.
 
◇새 앨범으로 컴백한 그룹 방탄소년단. (사진제공=빅히트엔터테인먼트)
 
대신 요즘 청춘들은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의 노래를 통해 위안을 얻고 있는데요. 방탄소년단은 지난해 발표한 두 장의 앨범을 통해 청춘에 대해 노래했습니다. '화양연화 파트1'을 통해 불확실한 미래 때문에 위태로운 상황에 놓인 청춘의 모습을, '화양연화 파트2'를 통해 불안과 위태로움을 모두 끌어안고 전력을 다해 질주하는 젊음에 대해 그려냈는데요. 방탄소년단이 지난 2일 '화양연화' 시리즈를 마무리하는 스페셜 앨범을 내놨습니다. 신곡 3곡과 파트1, 파트2에 수록됐던 노래의 새로운 버전 등 총 23곡이 실린 앨범인데요.
 
방탄소년단은 이번 앨범을 통해 꿈을 향해 성큼성큼 다가가는 청춘의 모습을 그려냈습니다. 현실이 힘든 것은 사실이지만, 방탄소년단은 무작정 견뎌내야 된다고 이야기하진 않습니다. 무력하게 시간을 견뎌내는 대신 현실을 받아들이고 스스로를 찾아 나서자는 것이 방탄소년단이 전하는 메시지인데요. 방탄소년단은 이 앨범을 통해 영원히 노래하겠다고 다짐을 하고, 영원히 청춘 속에 살고 싶다고 염원합니다. 그러면서 불타오르는 청춘의 에너지를 마음껏 발산하는데요. 방탄소년단에게는, 또 방탄소년단의 노래를 듣는 요즘 젊은이들에게는 "아프니까 청춘"이 아니라 "불타오르니까 청춘"입니다.
 
방탄소년단은 트랩 장르의 '불타오르네'를 타이틀곡으로 내세웠는데요. 엉망진창인 현실을그대로 인정하고 지금의 순간을 활활 불태우자는 메시지가 담겼습니다. "니 멋대로 살어 어차피 니 꺼야. 애쓰지 좀 말어 져도 괜찮아", "그냥 살아도 돼 우린 젊기에. 그 말하는 넌 뭔 수저길래. 수저수저 거려 난 사람인데" 등의 가사가 실렸는데요. 노래가 절정으로 치닫는 순간 들려오는 시니컬한 느낌의 "불타오르네"라는 한 마디가 인상적입니다. 방탄소년단은 이 한 마디를 통해 불확실한 미래 때문에 불안하지만, 꿈을 향해 힘차게 달려나가야 하는 청춘의 아이러니한 상황을 표현해냈습니다.
 
또 다른 신곡 '세이브 미'(Save ME)는 청량감 있는 사운드가 돋보이는 노래입니다. 서정적인 멜로디를 타고 흘러나오는 "그 손을 내밀어줘, save me"라는 가사에는 힘든 현실 속에 살아가는 청춘의 심정이 담겨 있는데요. 방탄소년단은 감성적인 느낌의 보컬로 이 곡을 소화해냈습니다.
 
'에필로그: 영 포에버'(EPILOGUE : Young Forever) 역시 방탄소년단이 이번 앨범을 통해 선보이는 신곡인데요. "막이 내리고 나는 숨이 차. 복잡해진 마음, 숨을 내쉰다. 오늘 뭐 실수는 없었었나. 관객들의 표정은 어땠던가. 그래도 행복해 난 이런 내가 돼서 누군가 소리지르게 만들 수가 있어서. 채 가시지 않은 여운들을 품에 안고 아직도 더운 텅 빈 무대에 섰을 때"라는 멤버 랩몬스터의 랩으로 곡이 시작됩니다. 랩몬스터는 이 곡의 프로듀싱에 참여해 멤버들의 자전적인 이야기를 담아냈는데요. 곡 후반부에서 흘러나오는 멤버들의 무반주 합창은 깊은 감동을 안깁니다.
 
방탄소년단은 최근 가장 뜨거운 인기를 얻고 있는 아이돌 그룹 중 한 팀인데요. 그 이유를 이번 앨범을 통해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방탄소년단은 자기만의 색깔이 확실한 음악, 그리고 명확한 메시지가 담긴 음악을 들려주는데요. 그러면서 10~20대의 공감을 이끌어내고, 만만치 않은 현실 때문에 지친 그들에게 위안을 전하죠. 방탄소년단은 오는 7~8일 서울 송파구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단독 콘서트를 열고 팬들과 만날 예정입니다.
 
< 방탄소년단 스페셜 앨범 '화양연화 Young Forever' >
대중성 ★★★★☆
음악성 ★★★★☆
실험성 ★★★☆☆
한줄평: 이래서 방탄, 방탄 하는구나
 
정해욱 기자 amorr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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