착하지 않은 '착한 분양가' 마케팅
확장비 제외한 분양가·엉터리 비교로 현혹
"실수요자라면 제대로 따져 봐야할 것"
2016-05-02 16:29:23 2016-05-02 16:29:23
[뉴스토마토 성재용기자] 4.13총선 이슈 등으로 일정이 연기됐던 분양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린 가운데, '착한 분양가'를 내세운 마케팅이 다시 성황이다. 분양 주체들은 보통 평균 분양가가 저렴하다고 홍보하는데, 자세히 들여다보면 기본 옵션으로 여겨지는 발코니 확장비조차 뺀 가격이 많다. 또 인근 시세와 비교할 때도 해당 단지의 최저가격과 인접 단지의 최고가격을 비교하는 등 소비자들을 현혹시키는 경우가 허다하다.
 
2일 업계에 따르면 오는 6일 임시공휴일 지정 등으로 견본주택 개관이 몰린 지난 주말에만 9만여명이 전국 각지에서 문을 연 견본주택에 방문했다. 또 이달부터 연내 약 270개 단지, 20만가구가 공급될 예정인 것으로 추산된다.
 
이런 가운데 공급에 나서는 단지들도 다양한 방법으로 마케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대표적인 방법 중 하나가 인근 단지 혹은 행정구역을 기준으로 저렴하게 분양가를 책정했다는 '착한 분양가'를 내세우는 것이다. 하지만 이 숫자들을 곧이곧대로 받아들이면 안 된다.
 
지난달 경기 평택시에서 공급된 A아파트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970만원이라고 보도됐다. 여기에는 발코니 확장비를 비롯한 시스템에어컨, 빌트인 가전, 벽체 등 추가 선택품목에 대한 가격은 포함되지 않았다.
 
최근 공급되는 아파트들은 대부분 발코니 확장비용이 별도로 책정돼 있다. 추가 선택 항목이긴 하지만, 발코니 확장은 사실상 필수로 여겨진다. 건설사가 발코니 확장을 전제로 평면을 설계해 선택하지 않을 경우 공간 활용도가 크게 떨어지기 때문이다.
 
이 단지의 입주자모집공고 상의 실제 분양가를 계산한 결과 가장 저렴한 가구(2억8474만원)의 3.3㎡당 분양가는 1055만원이며, 최고가 가구(4억8221만원)는 1420만원으로 나타났다.
 
여기에 발코니 확장비를 포함할 경우 해당 가구는 각각 1101만원, 1466만원으로 값이 훌쩍 뛴다. 여기에 추가 선택 품목을 더할 경우 그 값은 만만치 않다.
 
분양업계 관계자는 "예산 계획을 세울 때 유상옵션 금액을 감안하지 않으면 자칫 낭패를 볼 수 있다. 청약결정을 내릴 때는 유상 옵션을 포함한 총 투자금을 토대로 적정 분양가를 판단하고 본인의 자금 동원 능력을 계산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한 분양가의 적정 유무를 따질 때 주변 아파트 가격과 비교하는 게 일반적이다. '인근 시세보다 저렴한 합리적 분양가'는 아파트 분양광고에서 단골로 등장하는 문구 중 하나다.
 
그러나 분양 사업자가 내세우는 가격경쟁력을 그대로 믿으면 안된다. 최저가 가구를 평균 가격인양 광고하거나 주변 시세와 비교할 때 가장 비싼 곳과 비교해 격차를 부각시키는 경향이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서울의 한 재건축 단지는 지난해 분양 당시 인근 전셋값으로 새 아파트를 살 수 있다고 홍보했다. 전용 84㎡의 분양가가 8억8000만원으로, 9억원 안팎인 인근의 같은 면적대 아파트 전셋값 수준이라는 것이다.
 
당시 전세 실거래가는 8억7000만원에서 높게는 9억5000만원 선에 거래됐다. 하지만 입주자모집공고를 보면 8억8000만원은 최저층 분양가다. 중간층 이상은 10억3000만~10억5000만원 수준으로 이보다 1억원가량 비쌌다.
 
특히, 최근에는 동이나 층에 따라 분양가가 상당한 차이를 보인다. 과거 저층, 중층, 고층 정도에 그쳤던 것에 비해 가격구간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실제로 A단지의 경우 공급된 타입은 5개 타입에 불과했지만, 가격구간은 101개에 달했다.
 
일부 건설업체들은 저층 일부단지만 분양가를 저렴하게 책정해두고 가격 우위를 강조함으로써 소비자들을 현혹시킨다.
 
장재현 리얼투데이 팀장은 "어쨌든 이윤을 남겨야 하는 건설사 입장에서는 합리적으로 책정한 것이 맞을 수도 있지만, 해당 지역이나 인접한 시세와 비교해서는 '착한 분양가'가 아닐 수도 있다"면서도 "실거주가 목적이라면 마케팅의 한 방법이라고 판단하고, 인접한 단지의 입주시기나 브랜드파워, 시세 등을 따져본 뒤 비교하는 게 현명한 판단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봄 분양시장이 본격적으로 열린 가운데, '착한분양가'라는 문구로 소비자들이 현혹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최근 개관한 한 견본주택 내. 기사와 상관없음. 사진/뉴스토마토 DB
 
성재용 기자 jay1113@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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