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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쟁에서 협력으로…석유화학 합작사 열풍
2016-05-02 06:00:00 2016-05-02 13:13:15
[뉴스토마토 남궁민관기자] 국내 석유화학 업계에 합작사 설립이 활기를 띄고 있다. 중국 등 글로벌 경기침체의 장기화와 국제유가의 불확실성이 확대되는 가운데 신규설비 투자에 대한 비용부담과 리스크를 줄이는 한편, 안정적 수급까지 확보할 수 있다는 점에 주목한 것이다.
 
SKC(011790)는 미쓰이화학과 합께 설립한 폴리우레탄 합작사 MCNS가 지난달 29일 멕시코 누에보레온 몬테레이 지역에 폴리우레탄 시스템하우스 준공식을 개최했다. 연간 2만톤 규모로 설립된 이번 공장에서는 폴리올(Polyol), MDI 등 주재료에 첨가제를 혼합해 고객 맞춤형 폴리우레탄 원료를 생산하게 된다. 
 
MCNS는 폴리올을 비롯한 제품 생산 규모 72만톤, 매출 15억달러, 자산 11억달러의 회사로, 이번 멕시코 공장 준공을 총 10개 국가에 16개 생산거점을 보유하게 됐다. 특히 멕시코는 전세계 완성차 업계가 주목하는 생산기지로, 연산 400만대를 생산하는 세계 7위 자동차 생산국이다. 
 
SKC는 이번 미쓰이화학과의 합작 공장 설립 이외에도 지난 2007년 미국 롬앤하스와 필름 합작사인 SKC하스디스플레이를 설립한 바 있으며, 이어 2008년 코오롱과 함께 폴리이미드(PI)필름 업체인 SKC코오롱PI를 설립하기도 했다.
 
SKC 관계자는 "SKC코오롱PI(178920)의 경우 당시 경쟁사로 있던 양사가 단가인하 등 출혈경쟁이 있다보니 서로 힘들었던 부분이 있었지만, 합작사 설립 이후 이같은 손해를 줄일 수 있었다"며 "또 합작은 기술 노하우 공유를 통한 시너지 확대에도 큰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번 MCNS 공장 설립에 대해서는 "당초 SKC는 폴리올 원가 경쟁력을 갖추고 있었지만, 메틸렌디페닐디이소시아네이트(MDI)와 톨루엔디소시아네이트(TDI) 설비가 없어 사실상 반쪽짜리 폴리우레탄 공정이었다"며 "이번 합작 공장 설립으로, 폴리올 가격경쟁력에 더해 MDI, TDI를 확보하게 됨에 따라 수급 안정화, 투자에 대한 리스크 헷지 등 양사가 윈윈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코오롱(002020) 역시 경쟁사들과의 합작 활동에 적극적이다. 앞서 SKC와 합작 설립한 SKC코오롱PI는 지난해 전세계 PI시장에서 점유율 21.2%를 차지하며 글로벌 1위를 차지한 것으로 추정된다. 또 코오롱은 지난해 글로벌 종합화학회사 바스프와 손잡고 합자사인 코오롱바스프이노폼을 설립, 지난달 27일 경북 김천에 폴리옥시메틸렌(POM) 공장 착공에 돌입하기도 했다.
 
장희구 코오롱플라스틱(138490) 대표는 "경쟁 관계에 있는 두 회사가 '최고의 생산성과 품질'이라는 공동의 목표달성을 위해 독자적으로 축적한 노하우를 집중 투자할 것"이라며 "코오롱플라스틱이 축적해온 생산공정 기술과 매년 다양한 특허를 출원하는 바스프의 고기능 제품 생산 노하우를 더해 POM 분야에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갖춘 생산공장을 만들 것"이라고 말했다.
 
SKC와 미쓰이화학 관계자들이 지난달 29일 멕시코 누에보레온 몬테레이 지역 MCNS 폴리우레탄 시스템 하우스 준공식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사진/SKC
 
남궁민관 기자 kunggija@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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