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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석)13년만에 성장 멈춘 애플…다음 분기도 역성장 예상
중국 부진에 휘청…아이폰 판매도 첫 감소
2016-04-27 15:01:44 2016-04-27 15:01:44
[뉴스토마토 우성문기자] 고공 행진하던 애플의 날개가 13년 만에 꺾였다. 지난 분기 순이익과 매출이 모두 예상보다 부진했을 뿐 아니라 매출은 13년 만에 감소세로 전환했다. 그동안 애플을 끌어올렸던 아이폰 판매 대수 역시 전년 동기보다 크게 줄었다.
 
전반적인 스마트폰 업계의 포화 상태가 미국과 유럽을 넘어 중화권에까지 번지며 아이폰 판매 증가율을 낮췄다.
 
다수의 전문가는 앞으로의 전망도 밝지 않다고 지적한다. 특히 신제품 ‘아이폰7’이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는 9월까지는 어떠한 성장 동력도 없다는 지적이다.
 
중국 판매 급감으로 지난 분기 아이폰 판매 부진
 
로스앤젤레스에 위치한 애플 매장. 사진/로이터
 
26일(현지시간) 뉴욕 증시 마감 후 실적을 공개한 애플은 2016년 회계연도 2분기(1~3월) 매출이 505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전문가 예상치 519억7000만달러를 밑돌았을 뿐 아니라 전년 동기보다 10% 감소한 것이다. 애플의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감소한 것은 13년 만에 처음이다.
 
이 기간 순이익 역시 105억달러로 136억달러를 기록했던 전년 동기보다 22% 줄어들었다. 특별항목을 제외한 주당순이익도 1.90달러를 기록하면서 전문가 예상치 2달러에 미치지 못했다.
 
이 기간 아이폰 판매량은 5120만대로, 전년 동기 판매량은 6120만대보다 1000만대(16%) 줄어들었다.이는  2007년 발매 후 사실상 첫 감소다. 다만 전문가 예상치였던 5000만대는 상회했다.
 
특히 미국 다음으로 애플에 큰 시장인 중국에서 실적이 악화된 것이 큰 타격이 됐다. 이 기간 홍콩, 대만을 포함한 중국 내에서의 매출은 125억달러를 기록했는데 이는 전년 동기보다 26% 감소한 것이다.
 
중국 내에서 아이폰 보급이 성숙 단계에 들어가면서, 아이폰 교체 수요가 크게 줄어든 것으로 해석된다. 또한 전반적인 중국 경기 둔화와 중저가 중국 브랜드들의 급부상 역시 애플의 실적에 악영향을 미쳤다.
 
그 외 기타 제품의 판매도 모두 부진했다. 이 기간 애플은 1020만달러의 아이패드를 팔았는데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9% 줄어든 것이다.
 
애플의 컴퓨터인 맥북 판매 역시 400만대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보다 12% 줄었다. 최근 글로벌 PC 시장 침체로 인해 애플의 맥북 역시 2개 분기 연속 매출 감소를 겪고 있다.
 
다만 애플 뮤직과 앱스토어 등의 서비스를 제공하는 애플서비스 매출은 60억달러를 기록하며 전년 동기보다 20% 증가했다.
 
실적 발표를 하면서 팀 쿡 애플 최고경영자(CEO)는 “우리는 아주 강력한 거시경제 역풍을 맞고 있다”라면서 “그럼에도 서비스 부문의 매출이 증가하는 것과 관련해 매우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애플은 주주들에게 배당을 10% 늘리고 주주환원 프로그램도 500억달러 규모까지 확대할 것이라는 의사를 밝혔다. 다만 이 소식도 투자자들의 실망을 막기엔 역부족이었다. 실적이 공개되자마자 시간 외거래에서 애플의 주가는 8%대의 급락세를 보였다.
 
아이폰7 발표 전까지 성장 동력 없어
 
향후 실적에 대한 기대감도 높지 않다. 
 
애플은 현재 분기(4~6월) 매출 전망을 410~430억달러로 제시했는데 이는 전문가 예상치 473억달러보다 낮은 수준이다. 또한 전년 동기 수치인 496억달러보다는 훨씬 낮다.
 
이는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포화상태에 이른데 따른 것이다. 시장조사기관 IDC는 올해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이 15억1900만대로, 전년 동기 대비 5.7% 증가하는데 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쿡 CEO 역시 이를 인정하며 “스마트폰 시장이 성장하지 않고 있다”며 “그러나 이것은 곧 지나갈 것이고 우리의 전망은 매우 낙관적”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뉴욕타임즈(NYT)는 투자자들은 이것이 정말 그냥 지나가는 것인지와 관련해 확신이 없다고 지적한다. 
 
최근 애플이 혁신적인 제품을 발표하지 못하고 있다며 투자자들은 우려감을 내비친다. 지난 3월31일에 출시된 저가형 4인치 아이폰 ‘아이폰SE’가 실적을 끌어올릴 것이라는 기대감도 낮다는 평가다. 이미 시장은 아이폰SE와 관련해 가격을 제외하고는 혁신이 없다며 혹평을 쏟아냈다.
 
애밋 다리야니 RBC캐피탈 이코노미스트는 “애플이 노트북 시장이 10년전에 겪었던 상황을 겪을 것 같다”고 분석했다.
 
토니 사코나히 번스타인브로커리 전략가 역시 “애플의 최고의 날들이 이미 지나가버렸다는 것은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말했다.
 
다만 전문가들은 올해 9월 아이폰7이 발표되면 아이폰을 교체하는 소비자들이 늘어나 실적도 함께 개선될 수 있다고 지적한다. 아이폰6나 이전 모델을 구매했던 유저들이 이 기간 아이폰을 교체할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이 실적에 반영되는 하반기까지는 실적 개선에 대한 희망이 없다고 전문가들은 비관하고 있다.
 
우성문 기자 suw14@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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