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혜선 "민심이 준 언론개혁의 골든타임 살린다"
(연쇄인터뷰-20대국회 당선자의 각오)이것만은 꼭!
"MBC 녹취록 국정조사·해직 언론인 복직법 제정"
2016-04-27 14:23:19 2016-04-27 14:23:19
[뉴스토마토 한고은기자] 지난해 정의당 예비내각 언론개혁부 장관에 발탁되며 정당 정치를 시작한 추혜선 당선자(비례대표)는 언론운동을 오랫동안 해온 인물이다. 12만 쪽에 달하는 종합편성채널 승인 심사 자료를 샅샅이 뒤졌고, 공영방송 지배구조 개선을 위해 싸워왔다.
 
여의도 국회의사당 인근 카페에서 25일 만난 추 당선자는 19대 국회 미래창조과학방송위원회에서 활동했던 야당 의원들과 언론계 현안에 대해 이야기하고 오는 길이라고 했다. 20대 국회의원의 임기는 5월30일부터지만 추 당선자의 의정 활동은 이미 시작된 듯했다. 추 당선자와의 일문일답이다.
 
- 20년 넘게 언론개혁 운동을 해왔다. 현재 언론 생태계의 건강성을 1~10점 척도로 평가한다면.
 
마이너스로 들어가는 위기 국면이라고 진단하고 싶다. 생태계를 이루는 어느 곳 하나 안정된 기반이 없다. 언론이 사회적 공기로서 역할을 다 했나 보면, 낙제점이다. 방송은 민주주의의 꽃인 선거를 치르기 위한 수단인데 종편은 말할 것도 없고 이번 총선에서 공영방송이 보여준 '북풍 방송' 같은 행태들, 민주주의를 행하는 수단으로서의 기능을 다 했다.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의 인수합병 건도 (기업이) 하나의 산업적인 수단으로 선택했을지라도 사업자들이 공공재를 다루는 영역에 진입하고 있다. 우리 방송법제는 철저하게 다양성을 존중하고 점유율 통제 등으로 어떤 권력의 지배를 허락하지 않고 있었는데 미디어를 소유하려는 재벌권력들이 나서면서 언론 생태계가 무너지고 있다.
 
- 언론개혁시민연대 활동을 하면서 미방위 소속 의원들과 현안을 조율하며 느꼈던 아쉬움은.
 
냉정히 평가하면 입법 공간 내에서 시민사회라는 공공적 의제보다 사업자의 목소리가 커지기 시작했다. 미방위 상임위의 무력화를 불러온 요인이지 않나 평가하고 있다.
 
박근혜 정부 초기 정부조직 개편에서 가장 쟁점이 됐던 게 미래부였다. 그 중에서도 방송 플랫폼과 공영방송의 지배구조 개선 부분이 있었는데 유일한 합의제 기구였던 방송통신위원회를 축소하는 안을 받는 대신 방송공정성특위를 따냈는데 얻어낸 게 없다.
 
거기서 여야가 제일 먼저 합의한 게 케이블 규제 완화였다. 도대체 그 특위를 왜 설치했는지, 사업자들 요구를 받아 규제를 완화해주려고 한 게 아니지 않나. 공공성과 다양성을 말하고 있는 방송법의 입법 철학과, 그 철학이 규제로 제대로 전달될 수 있는 근본을 바로잡아야 한다는 위기감을 느꼈다.
 
- 20대 국회에서 우선 추진할 공약과 법안은.
 
(노조원 부당해고 사실을 실토한) MBC 녹취록 문제다. 공영방송이 어떻게 망가졌는지, 그 단면이 드러나는 실증자료다. 다른 야당과 공조해 국정조사와 청문회까지 올리려고 한다. 또 하나는 해직 언론인을 제 자리로 돌려놓는 것이다.
 
SK텔레콤과 CJ헬로비전 인수합병 문제는 입법부의 위상이 걸린 문제다. 관련 법 정비로 입법 공백 상태에서 사주가 결정하고 그걸 반영해 입법부가 어쩔 수 없이 따라간다? 만약 방송이 공공재라는 흔들림 없는 답이 있다면 사업자들이 본인의 의사대로만 하는 것은 막거나 지연시켜야 한다. 이미 심사 중이라 시간이 부족한데 20대가 되면 SK텔레콤의 인수합병에 대한 정책 결정 부분까지 포함한 통합방송법을 발의할 예정이다.
 
- 여소야대 국회가 꾸려지면서 공영방송의 지배구조 개선 목소리가 나온다.
 
총선 후 MBC 내부의 분위기가 바뀌었다고 한다. 정치가 무력하다고 하지만 정치가 세상을 정말로 바꾸는 거다. 민심이 준 언론개혁의 골든타임이라고 생각한다. 저는 공영방송 이사회를 여야 동수로 두고 사장 선임에 대해서는 특별 다수제(이사회 3분의 2 이상 동의)를 도입하는 것으로 정리하고 있다. 
 
연합뉴스의 지배구조도 관심 있게 봐야 한다. 세금이 직접 투입되는 곳이기 때문이다. 국가기간통신사로서 위상을 지키려면 어떤 의무가 주어져야 하고 지배력에 맞는 균형 있는 거버넌스가 정립돼야 한다. 그게 안 된다면 그 지위를 걷어내는 것도 고민해야 한다.
 
- 등원을 하게 되면 그동안 비판해왔던 종편 매체와 새로운 관계로 만날 텐데.
 
두렵다.(웃음) 신고식을 치러야 하는데 저를 불편해하고 있다는 얘기가 많이 들린다. 종편 최종 승인심사 자료도 다 받아보고 종편의 속살을 기억하고 들여다본 사람인데, 종편 문제는 재승인 전과 후의 대응이 달라야 한다고 생각한다. 종편이 재승인된 후부터는 어떻게 제대로 견인할 것인가? 대국민 저항에서 규제의 영역 안으로 들여와 싸울 수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종편도 구매력 없는 시청층을 갖고 언제까지 살아남을 수 있을지 생존을 위해 고민해야 한다. 광고시장이 구매력 없는 방송사에 언제까지 의례적으로 광고를 지급해줄지, 파워 콘텐츠를 만들어 구매력 있는 시청층을 확보하지 못하게 하는 근본적 이유를 찾아 규제에 넣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 부분에서 역할을 하려고 한다.
 
한 해직 언론인이 저에게 '당선돼줘서 고맙다'고 하더라. 주변에서는 정치인 추혜선이 돼야 한다는 요구도 있지만 무엇보다 언론개혁이라는 대표성을 무겁게 받아들이고 공공의 이익을 위한 법을 만들고 법이 실현되도록 최전선에서 피나게 노력할 것이다. 
 
◇추혜선 당선자 약력
 
정의당 언론개혁기획단 단장
언론개혁시민연대 사무총장
방송통신위원회 정책자문위원
 
추혜선 당선자가 지난 25일 <뉴스토마토>와의 인터뷰를 마치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뉴스토마토
 
한고은 기자 atninedec@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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