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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재인·안철수 외 대선주자도 나서야"
야권 싱크탱크 총선 토론회…"더민주·국민의당 경쟁을 해도 협력적으로"
2016-04-21 16:25:02 2016-04-21 16:25:02
[뉴스토마토 최한영기자] 새누리당의 참패와 더불어민주당·국민의당의 선전으로 여소야대 국회가 조성된 상황에서 더민주는 내년 대선에서 수도권 공략과 중도층 포용전략을 가속화하고 국민의당과의 정책 경쟁을 토대로 한 후보 단일화에 나서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준한 인천대 정외과 교수는 더미래연구소 등이 주최해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총선 평가토론회에서 “호남 유권자가 계속 줄어드는 상황에서 수도권의 지지를 획득하지 않으면 희망이 없어진다는 점을 이번 총선에서 확인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연령도 젊은층 뿐만 아니라 40·50대, 계급계층에 있어서도 중산층을 잃고는 선거에 못 이긴다”며 “진보의 기치를 통째로 없애라는 것이 아니지만 적어도 안보나 복지 영역에서는 중도 쪽으로 이동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내년 대선 과정에서 야권 후보의 단일화가 필요하지만 그 과정이 맹목적으로 이뤄질 필요가 없다는 점도 지적됐다. 정한울 고려대 평화와민주주의연구소 연구교수는 “여당 후보 1명에 야당 후보 2명이 당선권에 미치지 못하는 경우에는 단일화가 필수적인 전략이 될 수 있다”면서도 “당선권에 여·야 후보가 하나씩 있고 나머지 1명은 벗어나 있는 유형은 유권자들이 전혀 다른 선호 구조를 가질 수 있음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총선에서 수도권을 중심으로 한 야당 지지 유권자들이 지역구는 당선가능성이 있는 후보에게, 정당투표는 자신이 지지하는 정당에 하는 ‘분할투표’가 상당수 일어난 바 있다. 경쟁력이 있는 후보에 대한 유권자들의 선택적 투표가 발생한 상황에서 ‘일여다야’ 구조가 무조건 야당에 불리하다는 것은 막연한 주장이라는 것이다.

 

정 교수는 “단일화를 이루고자 할 경우 먼저 더민주와 국민의당 사이의 협력적 경쟁체제를 만들어 지지율을 높이는 것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당이 갈라지고 선거경쟁 과정에서도 감정의 골이 깊어지며 지지층 사이의 반목도 심각한 상황이라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며 “양 지도자 사이의 적대적 경쟁은 일방의 우세로 이어지기보다는 양측 모두의 지지율 하락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내년 대선에서 더민주 문재인 전 대표와 국민의당 안철수 대표 외에 새로운 후보가 나설 필요가 있다는 점도 제기됐다. 이 교수는 “문·안 두 사람에 대한 대선주자로서의 피로감이 올해 하반기부터 대두될 가능성이 높다”며 “새로운 리더십을 제시하지 않는다면 내년 선거에 희망을 잃을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더민주가 광주·전라지역에서 참패한 상황에서 문 전 대표의 호남 방문 효과를 놓고 참석자들은 다른 해석을 내놓기도 했다. 정 교수는 "총선이 끝난 후 문 전 대표에 대한 호감도가 이전보다 나빠졌다는 광주·전라지역 응답 비율이 타 지역보다 높았다"며 "적어도 문 전 대표가 호남을 두 번 방문한 정도의 효과는 없었다고 봐야 한다"고 분석했다.

 

더민주 박홍근 의원도 "문 전 대표도 이런 결과를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라며 “민심의 분노를 가늠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반면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문 전 대표의 호남 방문이 (더민주의) 수도권 지지율 상승과 탈호남 가능성을 제공해준 측면이 있다"며 "호남 지지율 복원을 이유로 문 전 대표가 은퇴 시비에 휘말리게 하는 것은 대단히 바람직하지 못하다"고 반박했다.

 

최한영 기자 visionchy@etomato.com
 
21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더미래연구소-더좋은미래 공동토론회에서 패널들이 토론하는 모습.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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