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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해욱의 가요별점)'감성 아티스트'로 만개한 '악동' 블락비
2016-04-12 10:21:12 2016-04-12 10:21:56
[뉴스토마토 정해욱기자] 블락비는 악동 이미지를 갖고 있는 아이돌 그룹이죠. 무대 위에서 마음껏 뛰어놀고, 넘치는 에너지를 발산하는 팀이 바로 블락비입니다. 그런데 블락비가 180도 달라진 모습으로 돌아왔습니다. 지난 11일 발매된 다섯 번째 미니앨범을 통해서인데요.
 
◇새 앨범으로 컴백한 그룹 블락비. (사진제공=세븐시즌스)
 
앨범 타이틀은 '블루밍 피리어드'(Blooming Period)입니다. 우리말로 꽃이 만개하는 시기, 개화기를 뜻하죠. 이번 앨범을 통해 블락비는 봄에 어울릴 만한 감성적이고, 달콤한 음악을 선보입니다. 하지만 음원 차트에서 흔히 들을 수 있는 평범한 색깔의 감성적 음악은 아닙니다. 블락비의 개성 있는 음악 스타일이 느껴지는 사랑, 이별 등에 대한 노래가 이번 앨범에 담겼습니다. '악동'으로 음악팬들에게 강한 인상을 남겼던 블락비가 이 앨범을 통해 '감성 아티스트'로서의 능력을 마음껏 뽐내네요.
 
타이틀곡은 '토이'(Toy)입니다. 사랑하는 상대에게 멍청해 보일 정도로 헌신적인 남자를 장난감에 빗대 표현한 곡입니다. 지코는 작사, 작곡, 편곡에 참여해 프로듀싱 능력을 뽐냈습니다. "내 감정 따위 뭐가 중요해. 싫증 날 때까지 갖고 놀면 돼. 널 위해서라면 날 부러뜨려도 좋아", "담아왔던 속 얘길 나눌 때면 날 어루만지고 나서야 미소를 지었던 너야. 얼마 안 돼 구석에 놓이겠지만 이 운명은 네 소유인 걸" 등 솔직하고 직설적이지만, 재치 있는 비유가 인상적인 가사가 이 곡에 실렸고요. 멤버들 개개인의 색깔이 묻어나는 보컬과 랩, 요소요소마다 악기 구성에 변화를 준 곡의 흐름 등이 돋보입니다. '토이'는 발매 후 각종 음원 차트 1위를 휩쓸며 인기를 얻고 있습니다.
 
앨범의 1번 트랙에는 '몇 년 후에'라는 곡이 실렸는데요. 앨범 발매에 앞서 지난달 28일 선공개됐던 곡이죠. '몇 년 후에'는 '토이' 못지 않은 사랑을 받고 있는데요. 이별을 맞이했던 과거와 혼자라는 사실을 깨닫게 된 현재, 그리고 사랑하는 사람과 떨어져 홀로 살아가게 될 미래에 대한 이야기를 담아낸 곡입니다. 블락비 멤버들은 곡의 애잔한 감정과 메시지를 전달하는 데 중점을 둔 스타일의 보컬과 랩을 선보이고요. "오늘 지나 몇 년 후면, 시간마저 떠난 후면 과연 서로가 각자가 되어 잘 살 수 있을까. 그리워할 만큼 그리워하고 충분히 아파 보면 그땐 그 손 놓아줘야 해"라는 가사가 듣는 이들의 감성을 자극합니다.
 
3번 트랙에는 팀의 메인보컬인 태일의 솔로곡인 '사랑이었다'가 실렸습니다. 지난 1월 걸그룹 에프엑스의 루나가 부른 버전이 발매돼 인기를 얻었던 노래죠. 태일은 이 노래를 통해 매력적인 미성과 고음을 들려줘 귀를 사로잡는데요. 이를 통해 기승전결이 명확한 이 노래의 극적인 느낌을 잘 표현해냈습니다. 태일의 뛰어난 가창력과 표현력을 확인할 수 있는 곡입니다. 가사에는 순수한 사랑에 대해 회상하는 내용이 담겼습니다.
 
'워킹 인 더 레인'(Walkin' in the rain)은 멤버 박경이 쓴 곡입니다. 작사에는 박경과 함께 지코가 참여했습니다. 박경은 지난해 달콤한 느낌의 솔로곡 '보통연애'를 발표해 사랑을 받았는데요. '워킹 인 더 레인' 역시 '보통연애' 못지 않게 달콤한 노래입니다. 언젠가 만나게 될 미래의 연인에 대해 "긴 머릴 하고 원피스를 입고 소녀같이 얌전한 성격일까 아님 운동화를 신고 스냅백을 뒤로 쓴 말괄량일까 궁금해"와 같은 가사로 노래한 곡입니다.
 
그리고 5번 트랙의 '빙글빙글'은 비범과 유권이 함께 부른 노래인데요. 클럽풍의 힙합 비트가 포함된 이 곡은 감성적이고 정적인 느낌의 나머지 수록곡들과는 전혀 다른 스타일의 노래입니다. 비범과 유범은 '빙글빙글'을 통해 강렬한 매력을 발산하면서 젊음과 열정에 대한 메시지를 전달하는데요. 데뷔 후 끊임 없이 변화를 시도해온 블락비의 폭넓은 음악적 스펙트럼을 느낄 수 있는 트랙입니다.
 
블락비는 음원 차트에서 꾸준히 사랑을 받고 있는 아이돌 그룹이죠. 리더 지코를 중심으로 자신들의 색깔이 담긴, 음악성과 대중성을 두루 갖춘 자작곡을 만들어낼 수 있는 역량이 있는 팀이기 때문인데요. 이번 앨범을 통해 '아티스트형 아이돌'인 블락비의 진가를 확인할 수 있습니다.
 
< 블락비 미니 5집 'Blooming Period' >
대중성 ★★★★☆
음악성 ★★★★☆
실험성 ★★★☆☆
한줄평: 아티스트형 아이돌의 진가
 
정해욱 기자 amorry@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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