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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내 빅2 선사, '첩첩산중'
한진해운 1분기 적자 전망…현대상선 '채무불이행'
2016-04-12 06:00:00 2016-04-12 06:00:00
[뉴스토마토 이보라기자] 글로벌 경기 둔화로 고전하고 있는 국내 양대 컨테이너선사가 힘겨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 한진해운(117930)은 1분기 적자를 낼 것으로 전망되며 현대상선(011200)은 채무불이행 상태에 빠졌다.
 
 
현대상선이 최근 8100억원 규모의 공모사채를 갚지 못해 신용등급이 강등됐다. 사진/뉴시스
 
11일 해운 및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진해운이 이번 1분기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컨테이너 평균운임이 TEU당 903달러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25% 떨어지는 등 수익을 내기 어려운 수준까지 운임이 급락했기 때문이다. 벙커C유 등 유가가 떨어졌지만 운임 하락 폭을 상쇄하지 못한 것을 분석된다.
 
올해 전망도 좋지 않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컨테이너 수요가 전년에 비해 1.4% 늘어나지만 평균운임이 12% 하락해 한진해운은 610억원의 영업손실을 낸 것으로 분석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2009년 이후 지난해까지 세계 컨테이너 수요는 매년 6~7% 늘어났지만 지난해는 2% 가량 늘어나는 데 그쳤다. 초대형 신조선을 가진 선사들이 운임을 낮춰 공격적으로 물량 확보에 나서는 가운데 이외 선사들도 운임을 올리기 쉽지 않은 상황이다.
 
한진해운은 최근 비용을 감축하기 위해 용선료 협상에 나선 것으로 알려졌다. 회사 측은 "협상단을 꾸린 것은 아니고 선주와 수시로 커뮤니케이션 하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현대증권 매각 성공으로 분위기 반전을 노리던 현대상선은 지난  지난 7일 만기가 도래한 176-2회 무보증사채를 비롯한 8100억 규모의 사채 원리금을 상환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동시에 177-2, 179-2, 180, 186회 사채도 기한 이익을 상실하게 됐다. 기한이익이란 빌린 돈을 만기 전까지 자유롭게 쓸 수 있는 권리다.
 
이에 따라 신용등급도 줄줄이 강등됐다. 한국기업평가는 지난 8일 현대상선의 무보증사채의 신용등급을 CCC에서 D(채무불이행·디폴트) 로, 한국신용평가 역시 C로 하향 조정하고 "최종적으로 상환불능상태인 것으로 확정될 경우 D로 하향조정하겠다"고 밝혔다.
 
현대상선은 이미 지난달 16일 사채권자집회를 열어 만기 연장을 추진했지만 부결된 바 있다. 회사 측은 176-2회 무보증사채 뿐 아니라 올해와 내년 만기가 도래하는 공모사채들을 대상으로 사채권자 집회를 6월 내로 다시 열어 기한연장을 다시 설득할 예정이다. 선주와 용선료 협약 역시 이달까지 마무리하겠다는 방침이다. 
 
회사 관계자는 "산업은행과 맺은 자율협약은 선주와 사채권자를 포함한 비협약 채권자 모두의 채무조정을 전제로 맺은 조건부 협약으로, 모든 이해관계자들의 공평한 손실부담을 통한 채무조정이 뒷받침 되어야한다"며 "경영정상화를 이루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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