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기자
ETN 상장 느는데 거래량은 '뚝'…이유는
해외처럼 대체투자·변동성지수 ETN 등장 기대
2016-04-07 15:50:40 2016-04-07 15:51:06
[뉴스토마토 차현정기자] 전체 상장지수증권(ETN) 시가총액이 2조원을 돌파하는 등 외형성장을 거듭하고 있지만 거래량은 갈수록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작년 11월을 기점으로 줄곧 감소했으며 특히 지난달 일평균 거래량은 300만주에도 못 미쳐 배경에 관심이 쏠린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ETN 시장 전체 자산총액(지표가치총액)은 총 2조1223억원으로 상장종목 수는 83개에 달한다. 거래소가 연내 50개 이상의 추가 상장을 목표한 만큼 상품 다양성은 더욱 확대될 전망이다.
 
2014년 11월 개설 당시 자산총액이 4700억원에 불과했다는 점을 감안하면 가파른 성장세다. 6개 발행사, 총 10종목으로 시작해 현재 삼성증권(016360), 미래에셋증권(037620), 한국투자증권, NH투자증권(005940), 대우증권(006800), 현대증권(003450), 신한금융투자 등 7개사 83종목으로 8배 넘게 증가했다.
 
일평균 거래대금도 늘었다. 시작 당시 거래량은 2억원대 초반이었으나 지난해 175억원, 올 3월 기준 300억원 수준으로 150배 이상 성장했다. LP(유동성공급자)인 발행 증권사들이 나서 보유율을 높인 게 주효했던 결과다.
 
그러던 ETN 거래가 작년 11월 이후 지지부진하다. 종목별로 살펴보면 지난 2월말 기준 국내주식형 ETN과 해외 원자재·레버리지·인버스 ETN 일평균 거래량은 각각 363억원, 20억원, 21억원 등이다.
 
전문가들은 거래량 회복은 한국 ETN 시장의 절대과제라는 분석을 내놨다. 경쟁상품인 상장지수펀드(ETF)와의 차별화가 여전히 드러나지 않고 있다는 점이 거래 부진의 배경이라며 신상품 출시가 우선돼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박사는 "ETF와 경쟁상품이지만 ETN이 상대적으로 보수가 높다보니 같은 기초지수 상품으로 놓고 보면 매력이 떨어진다. 특히 올해부터 해외지수 ETF의 경우 비과세 혜택이 시작됐지만 ETN은 상대적으로 소외됐다"고 말했다.
 
아울러 "지난해 추진했던 손실제한형 ETN 활성화 등 중위험·중수익 상품 활성화가 필요하다"며 "해외처럼 대체투자·인프라(MLP) ETN이나 변동성지수 ETN, 레버리지 ETN 등의 신상품 상장은 위축된 ETN 시장의 거래량 활성화를 이끌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로보어드바이저에 ETN을 적극 활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라고 이 박사는 덧붙였다.
 
최창규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앞서 폭발적 성장을 거듭한 ETF와의 차별성을 내세울 수 없는 한 시장의 거래량을 제고하긴 쉽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신한 레버리지 WTI 원유 선물 ETF' 같은 파생형 ETN이 꾸준히 거래량 상위에 머물고 있다는 점에 주목했다. 실제 이 상품은 최근 유가에 대한 관심증가와 맞물리면서 거래량을 키우는 추세다. 
 
그는 "글로벌 금융시장은 이미 레버리지 ETF나 인버스레버리지 ETF 같은 파생형 상품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높이고 있다"며 "국내 ETN 시장도 파생형 ETN 상장을 늘린다면 위축된 거래를 회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

지난 뉴스레터 보기 구독하기
관련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