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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 '반도체 야심'에 국·공 밀월까지
TSMC, 난징에 대규모 공장 신설…시장선점·기술확보 이해맞아
2016-03-30 17:22:20 2016-03-30 17:22:39
[뉴스토마토 김진양기자] 대만 반도체 업계의 움직임이 심상치 않다. 우후죽순 늘고 있는 반도체 설계 기업을 잡기 위한 대규모 투자를 감행하는가 하면 중국 정부의 숙원인 '반도체 굴기'의 조력자로도 활동하고 있다. 
 
29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 등 주요 외신에 따르면 세계 최대 반도체 파운드리 업체 TSMC는 중국 난징시 정부와 30억달러 규모의 반도체공장 건설 투자 협정을 체결했다. 중국에 대한 대만 기업의 단일 투자로는 최대 수준이다. 난징 푸커우 경제개발구에 설립되는 신공장은 2018년 하반기 양산 체제를 구축, 매월 2만장의 12인치(300mm) 웨이퍼를 생산한다. 최신 양산 기술인 16나노 공정이 적용된다. 
 
모리스 장 TSMC 회장은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는 중국 반도체 시장에서 사업 기회를 확장하려 한다"고 투자 배경을 설명했다. 신규 공장과 함께 디자인센터를 건립키로 한 것도 같은 맥락이다. 
 
TSMC 대만 신주 공장에 전시된 12인치 웨이퍼 기판의 모습. 사진/로이터
 
이번 투자는 반도체 관련 첨단기술 유출을 엄격하게 통제하는 대만 정부의 승인 아래 이뤄졌다. '반도체 독립'을 위해 끝없는 구애를 펼쳤던 중국의 노력에 대한 화답과 함께 성장 잠재력이 풍부한 중국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서는 현지에 생산거점을 구축해야 한다는 전략적 판단이 작용했다. 
 
TSMC는 현재 100개가 넘는 중국 고객사를 갖고 있는데, 이들로부터 창출된 매출이 18억달러에 이른다. 지난해 전체 매출의 7%에 해당된다. 4분기에는 고객사들의 매출 기여도가 9%까지 늘었다. 중국 내 최대 고객인 화웨이 자회사 하이실리콘은 TSMC 매출의 4%를 담당한다. 애플, 퀄컴 등 글로벌 기업들을 고객으로 확보하고 있음에도 중국 시장을 중시해야 하는 이유다. 
 
글로벌 컨설팅기업 번스타인에 따르면 지난해 중국의 집적회로 디자인 관련 매출은 24% 급증했다. 같은 기간 글로벌 매출이 2% 감소한 것과 대조적이다. 타이페이타임즈 등은 중국에서의 시장 기회를 감안하면 현재 50%대인 TSMC의 글로벌 파운드리 시장 점유율이 최대 70%까지 늘어날 것으로 내다봤다. 
 
중국의 반도체 굴기에 직접적으로 참여하는 곳도 있다. 일본 최대 메모리 반도체 기업이었던 엘피다메모리의 전 최고경영자(CEO) 사카모토 유키오가 설립한 시노킹테크놀로지는 최근 중국 허페이시 정부와 공동으로 70억달러를 투자해 메모리 반도체공장을 설립키로 했다. 20~30명 가량의 대만 엔지니어들은 반도체 설계부터 양산, 공장 운영까지 전담할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자본을, 대만이 핵심기술을 제공하는 형태다. 2017년 하반기나 2018년이 양산에 들어갈 것으로 보이는 시노킹 중국 공장은 월 평균 12인치 웨이퍼 10만장을 생산할 것으로 전망됐다. 세계 3위의 마이크론 히로시마 공장과 비슷한 수준이다. 
 
김진양 기자 jinyangkim@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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