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차현정기자] 한 달간 국내주식형펀드 자금이 2조6000억원 넘게 빠져나가는 속에서도 자금을 끌어모은 펀드가 있어 눈길을 모은다. 이들은 장 상황에 따라 큰 출렁임 없이 꾸준한 수익을 거둔 공통점이 있었다.
30일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최근 한 달 상장지수펀드(ETF)를 제외한 국내주식형펀드 자금 순유출 규모는 총 2조6161억원에 달한다. 29일 하루에만 1262억원이 넘게 빠졌고 지난 일주일 사이 설정액 규모는 5696억원이 감소했다. 여기에다 30일 코스피 2000선 돌파는 다시 환매랠리를 불러올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중론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뭉칫돈이 몰린 자금 순유입 펀드가 있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가치주포커스펀드에는 최근 한 달동안 213억9800만원의 자금이 순유입돼 부동의 1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5700억원을 끌어모은 이 펀드는 높은 수익률을 지속하며 이 회사 간판펀드 역할을 톡톡히 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우수한 장기성과를 기반한 라자드코리아자산운용의 라자드코리아펀드와 한화자산운용의 코리아레전드펀드로도 각각 162억3900만원, 115억2300만원이 순유입되는 등 위기 속에서 빛을 발했다.
반면 같은 기간 가장 많은 돈이 빠져나간 펀드는 NH-CA자산운용의 NH-CA코리아2배레버리지펀드로 나타났다. 총 2115억1900만원이 순유출됐다. 하루에 70억원 넘게 빠져나간 셈이다. 이 회사의 NH-CA1.5배레버리지인덱스펀드는 한 달 1248억9300만원이 감소하며 그 다음 순위에 들었다. 교보악사자산운용의 교보악사파워인덱스펀드는 989억5500만원이 환매됐고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한국투자네비게이터펀드는 668억원이 줄었다. 대부분 시장 비중이 높은 대표펀드로 펀드 환매 시기에 자금 순유출도 집중하는 측면이 있다. 수익률 좋은 펀드가 통상 환매 1순위인 점도 배경이 됐다. 환매 규모 상위를 레버리지펀드가 포진한 것도 이들 펀드가 박스권에서도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을 냈기 때문이다. 단기성 투기가 환매 욕구를 키운 영향이다.
코스피가 30일 올 들어 처음으로 종가 2000선을 회복하면서 국내주식형펀드의 자금 순유출 흐름은 보다 심화할 전망이다. 증시 상승을 접한 투자자들이 펀드 환매에 박차를 가하기 때문이다. 개인의 펀드 환매 요청은 기관의 대규모 환매로도 이어진다. 기관이 코스피 2000선 문턱에서 순매도 전략을 구사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반면 환율 상승으로 국내 주식시장에서 외국인 매수가 둔화되면 환매가 주춤해질 것이란 분석도 제기된다. 배성진 현대증권 연구원은 "투자심리 개선과 원·달러 하락에 힘입어 펀드 환매 물량을 외국인들이 흡수했다. 지수를 끌어올린 기초 배경이기도 한데 환율이 반등하기 시작하면 지수는 다시 빠지고 환매세는 제한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코스피가 2050선을 돌파할 경우에도 펀드시장으로 상당한 규모의 자금유입이 기대된다는 평가가 나온다. 업계 관계자는 "박스권 상단이라 신규유입이 제한적이지만 2050선을 돌파하면 상당히 큰 자금이 들어올 것"이라며 "예상보다 호조를 보인 경제지표로 올해 박스권 상단 돌파와 지수 2300 이상이 관측된다"고 말했다. 특히 최근 개인투자자들의 인버스 ETF(상장지수펀드) 자금유입세가 확대 추세에 있어 이 같은 가능성에 무게를 싣고 있다는 진단이다.
차현정 기자 ckck@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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