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사-중견사, 주택정비사업 수주 '대격돌'
브랜드 가치 대형건설 vs 인지도 높인 중견건설
신탁사까지 가세…"더욱 치열해질 전망"
입력 : 2016-03-10 16:28:43 수정 : 2016-03-10 16:57:41
[뉴스토마토 성재용기자] 연초부터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 시장이 달아오르고 있다. 기존에 시장을 나눠 갖던 대형건설사들이 버티고 있는 상황에 신규 택지지구에서의 성공적인 분양을 바탕으로 시나브로 정비사업 시장에 진입한 중견건설사들이 출사표를 던지고 있다. 여기에 이달부터 본격적으로 신탁회사들까지 가세하면서 분위기가 더 달아 올랐다.
 
일단 정비사업 시장에서 꾸준히 수주고를 올리던 대형사들은 기존 규모를 유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대형사들이 공급하는 '메이저 브랜드'의 경우 수요자들의 선호도가 높아 집값 하락국면에서도 상대적으로 하락폭이 적은데다 환금성이 높아 정비사업 조합원들의 선택을 꾸준히 받아왔다.
 
작년 8조원 이상의 수주고를 올리면서 정비사업 수주 1위에 오른 GS건설(006360)은 서울 강남권 재건축에서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다. 작년 '서초무지개' 등 27개 정비사업 입찰에서 단 한 차례도 빠지지 않고 낙찰 받았기 때문이다. 올해는 반포주공1단지까지 수주해 반포잠원지구에 '자이 벨트'를 구축한다는 복안이다.
 
GS건설에 이어 지난해 수주 2위에 랭크된 대림산업(000210) 역시 강남권에서 수주고를 쌓고 있다. 지난달 27일 대치동 구마을3지구 재건축 시공사선정총회에서 한화건설을 제치고 시공사로 선정됐으며, 올해도 사업성이 뚜렷한 곳을 투자해 선별적으로 수주전에 나서겠다는 방침이다.
 
현대건설(000720)은 고급아파트를 겨냥한 프리미엄 브랜드 'THE H(디에이치)'를 지난해 말 공식 런칭하고 강남권 재건축 아파트 수주에 적극 나서고 있다. 3.3㎡당 3500만원 이상 고가 아파트에만 적용, 상류층이 거주하는 최고급 주택 이미지를 강화해 강남권 재건축 조합원들을 사로잡겠다는 계획이다.
 
대한건설협회 관계자는 "국제유가 하락 여파로 발주량이 감소한 해외건설이나 낮은 채산성에 선뜻 입찰에 나서기 꺼려지는 공공공사 때문에 대형사들이 국내 주택시장에 나오고 있는데, 2014년 9.1대책으로 대규모 택지지구 지정이 잠정적으로 중단됨에 따라 자연스럽게 재건축·재개발 등 정비사업 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고 말했다.
 
대형사에 비해 상대적으로 네임밸류가 떨어지는 중견건설사들 역시 이 같은 분위기에 정비사업 시장에 나서고 있다. 그동안 대형사들이 서울 정비사업 수주전에 열을 올리고 있는 사이 지방 택지지구를 중심으로 브랜드 인지도를 높여온 만큼 어느 정도 입지를 다져온 중견사들도 잇달아 수주에 성공하며 대형사들을 긴장시키고 있다.
 
실제로 반도건설은 지난해 5개 정비사업에서 총 1조1813억원을 수주하면서 '정비사업 수주 1조 클럽'에 가입했다. 5월 부산 구포3구역 재개발 사업을 시작으로 7월 한 달 동안 충북 청주시 사직3구역, 광주 남구 월산1구역, 경남 창원시 내동 등 3개 사업장을 잇달아 수주했다. 연말에는 대구 서구 평리3동 주택재건축 사업의 시공사로 선정됐다.
 
'중흥S-클래스'로 주택시장에서 인지도를 높여온 중흥건설은 지난해 정비사업에 첫 발을 내딛자마자 '1조 클럽'에 가입했다. 6월 광주 광산구 송정주공 재건축 사업을 마수걸이로, 12월 부산 사상구 덕포1구역 재개발을 단독 수주했다. 또 광주 동구 계림8구역, 광주 북구 임동2구역 재개발사업은 컨소시엄 형태로 수주, 총 5개 사업지에서 1조969억원의 수주고를 올렸다.
 
이밖에 2014년 3000억원에서 2015년 4500억원으로 150% 성장한 한양, 작년 4월 창사 이래 첫 정비사업을 수주한 호반건설(3500억원), 지난해 5년 만에 정비사업을 수주한 우미건설(3000억원, 이상 작년 수주액) 등 중견건설사들이 약진하고 있다.
 
여기에 이달부터 관련법 개정으로 정비사업에 단독 시행사로 참여할 수 있게 된 부동산 신탁회사들까지 가세하면서 정비사업 수주전에 한층 더 치열해질 전망이다.
 
한국토지신탁(034830) 등 주요 신탁사들은 정비사업 전담팀을 신설하는 등 발 빠르게 움직이고 있다. 한토신은 작년 말 3~4명으로 구성된 도시재생팀을 신설했고 코람코자산신탁, 한국자산신탁, 대한토지신탁 등도 팀 또는 TF를 꾸려 수주작업에 돌입했다.
 
이남수 신한금융투자 부동산전문위원은 "대형건설사들의 독점무대였던 정비사업에 중견건설사들이 뛰어들어 자신들만의 입지를 굳히고 있다"며 "올해는 중견사들의 약진에 신탁업계의 참여로 도시정비사업 수주전이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라고 말했다.
 
연초부터 재건축·재개발 등 주택정비사업 시장에 후끈 달아오르고 있다. 사진은 지난해 정비사업 시장에서 최대 이슈가 됐던 서울 서초구 서초동 무지개 아파트 전경. 사진/뉴시스
 
성재용 기자 jay111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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