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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3사 지난해 손실 8.5조 …계륵된 해양플랜트
대우조선 지난해 5.5조 영업손실 기록
2016-03-08 06:00:00 2016-03-08 06:00:00
업황 부진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조선 3사의 지난해 적자 규모가 8조5000억원대를 기록했다. 
 
7일 대우조선해양(042660)의 실적발표를 끝으로 조선3사의 지난해 적자 규모가 총 8조 5471억원으로 집계됐다.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5조5051억원의 영업손실과 5조1324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하면서 전년대비 적자전환했다. 매출액은 12조9743억원을 올렸다.
 
회사 측은 "주로 해양플랜트 공사에서 추가작업(change order)을 하고 아직 대금정산이 확정되지  않아 손실로 반영한 결과"라고 설명했다. 또 비핵심 사업에 대한 정리과정에서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약 4000억원 가량의 손실도 반영했다. 채권단이 실사를 통해 확인했던 규모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현대중공업(009540)삼성중공업(010140)은 지난해 각각 1조5401억원, 1조501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대우조선해양이 지난해 5조 5051억원의 영업손실을 낸것으로 집계되면서 조선3사의 지난해 적자 규모는 총 8조 5471억원을 기록했다. 해양플랜트가 손실의 주범으로 지목됐다.
 
기초 설계능력이 없었던 해양플랜트를 경쟁적으로 저가 수주하고 실행하면서 잦은 설계 변경으로 인한 공기 지연이 손실로 돌아왔다. 유가 하락으로 계약 취소도 이어졌다. 업계 관계자는 "조선3사간 가격경쟁이 치열했지만 이 정도의 손실을 볼 것이라고 누구도 예상치 못한 결과"라고 토로했다. 
 
대표적으로 대우조선해양의 극지용 반잠수식 해양시추선 송가 리그 프로젝트로 약 1조원의 손실을 봤다. 나이지리아 에지나 FPSO(부유식원유생산저장하역설비)와 호주 이치스(Ichthys) CPF(해양가스처리설비) 프로젝트의 공기가 지연되면서 삼성중공업의 영업손실을 초래했다. 현대중공업은 아랍에미레이트(UAE) 나스르 프로젝트가 약 5000억원의 손실을 가져왔다. 
 
지난 4일 대우조선해양 경남 거제 옥포조선소에서 세계 최초로 건조한 PFLNG SATU의 명명식을 개최했다. FLNG는 대우조선해양이 세계 최초로 건조한 액화천연가스 부유식 생산·저장·하역 설비다. 대우조선해양을 비롯한 조선3사는 이같은 해양플랜트 건조로 인해 지난해부터 수조원대의 적자를 기록하고 있다. 사진/대우조선해양
 
조선3사의 올해 목표는 '흑자달성' 이다. 올해 초 CEO들의 신년사에 '적기 인도', '공저지연' 손실' '흑자달성' '원가절감' 등의 용어만 보아도 이들의 절박한 상황을 짐작할 수 있다. 권오갑 현대중공업 사장은 신년사를 통해 "올해 매출 21조5396억원, 수주 195억 달러로 흑자를 이룰 것"이라고 밝혔으며 정성립 대우조선해양 사장 역시 흑자전환을 목표로 내세웠다. 흑자 전환 및 회사 정상화를 위해 이들은 비상경영체제에 돌입했다. 
조선3사에서는 지난해 인한 구조조정과 정년 퇴직 등으로 총 3000여명의 임직원을 줄인 것으로 알려졌다. 리스크 관리 부서도 따로 신설했다. 향후 수주 건에 대해 철저한 분석을 통해 더 이상의 손실을 막아보겠다는 계산이다. 
 
이들은 하나같이 해양플랜트로 인해 값비싼 교훈을 얻었다고 위안을 삼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조선3사가 조선분야에서 한 단계 도약하기 위한 것이 바로 해양플랜트 도전이었다"면서 "외국 설계회사의 설계와 이를 시현해봄으로써 기술과 노하우를 축적할 수 있었다"고 평가했다. 이어 "해양플랜트에 대한 적응 시간이 필요했지만 앞으로 이 같은 시행착오는 줄어들 것"이라고 말했다. 
 
업체들은 해양플랜트에 대한 손실을 미리 반영한 실적을 내놓고 있지만 남아있는 수주잔량으로 인한 추가 손실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프로젝트마다 맞춤 제작 설비 인데다 공기가 길고 제작도 까다롭기 때문이다. 손실 규모는 줄어들 수 있지만, 계약 취소 등 돌발변수가 생겨날 수 있다.  대우조선해양의 1월말 현재 해양분야 수주잔고는 20기, 삼성중공업은 24기, 현대중공업은 17기다.  
 
향후 전망도 그리 밝지 않다. 세계 경기 침체 영향으로 지난해 전세계 선박 발주량은 전년에 비해 24.1% 감소한 3377만CGT(표준화물선환산톤수)를 기록했다. 지난 1월과 2월 해양플랜트는 물론 조선 분야에서도 발주가 거의 없었다. 현대중공업그룹만 유조선 등 총 4건을 수주했을 뿐이다. 정 사장은 지난 4일 거제 옥포조선소에서 열린 FLNG 명명식에서 100억달러로 잡은 올해 수주 목표 달성이 힘들 것이라 내다봤다.
저유가 기조가 당분간 이어질 가능성이 높아 친환경 고효율 선박인 에코십 투자가 위축되면서 올해가 지난 2009년 이후 시황이 가장 악화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최근 이란 경제 재재 해제로 업계에서는 빠르면 다음 달과 5월 수주를 기대하고 있다. 이란이 유조선과 LNG선 등에 약 9조권 가량의 물량을 발주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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