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걸도 울고 박영선도 울었지만 평가는 정반대
이, '뚝심 리더십' 재평가…박, 핵심지지층 비판 받아
2016-03-03 16:00:01 2016-03-03 16:00:01
아흐레 동안 진행된 필리버스터(무제한 토론) 정국은 다양한 이야깃거리를 낳았다. 본회의장 발언대에서 눈물을 보인 두 사람에 대한 야권 지지층의 상반된 평가도 그중 하나다.
 
더불어민주당 이종걸 원내대표는 지난 2일 오전 테러방지법 처리 저지를 위한 필리버스터 마지막 주자로 나섰고, 12시간31분이라는 최장 기록을 남기며 본회의장 발언대를 내려왔다. 그는 "의원들의 열정과 국민의 열망을 제 판단으로 날려버렸다. 죽을 죄를 지었다"면서 국민들의 이해를 구하고 필리버스터에 참여한 의원들을 일일이 호명하며 눈물도 흘렸다.
 
그는 3일 당 정책조정회의에서 "필리버스터는 여의도를 떠나 국민 속으로 들어간다. 무제한 토론은 담대한 연대로 발전해야 한다"며 김종인 비상대책위 대표가 제안한 야권통합론에 호흡을 맞추는 모습을 보였다.
 
이 원내대표에 대해서는 필리버스터 정국을 거치며 존재감을 높였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기사회생했다는 이야기도 나온다. 그동안 당무 거부, 원칙 없는 대여 협상으로 당의 핵심 지지층들로부터 비판받아왔기 때문이다.
 
김윤철 부산대 교수는 <뉴스토마토>와의 통화에서 "예전에는 상당히 나약하고 의사 표현도 분명치 않았는데 필리버스터 정국을 주도하며 뚝심 있는 모습을 보여주는 반전을 일으켰다"고 평가했다. 
 

윤태곤 더모아정치분석실장은 "마무리도 이 원내대표 개인으로 보면 그림이 좋았다. 이종걸의 출구전략이 김종인이었다"며 김 대표가 중단을 지시하고 이 원내대표가 어쩔 수 없이 이를 수용하는 형식을 취하며 면책된 것으로 분석했다. 그는 "특히 김종인 비대위 대표와 이른바 강경파 의원들 사이에서 버퍼존(완충지대) 역할을 잘 했다고 평가한다"고 덧붙였다

 
반면 비대위원으로 당 지도부의 일원인 박영선 의원은 같은 발언대에서 눈물을 흘렸음에도 지지층의 성토를 한몸에 받았다. 
 
박 의원은 스스로 밝혔 듯 '총선을 앞두고 이념 프레임으로 가면 필패'라며 필리버스터 중단을 적극 주장했고, 이 원내대표의 공식 발표에 앞서 필리버스터 중단 사실을 언론에 알린 것으로 전해지면서 SNS상에는 그를  비판하는 야권 지지자들의 글이 줄을 이었다.
 
특히 박 의원은 필리버스터에서 눈물을 흘리며 "여러분이 분노하신 만큼 4월13일 총선에서 야당에게 표를 주시라"고 호소했지만 오히려 '필리버스터 참여 의원들의 뜻을 퇴색시켰다', '여당에 공격의 빌미를 제공했다'는 지지층의 반발이 뒤따랐다.
 
윤태곤 실장은 "박 의원이 다소 세밀하지 못했던 것도 있지만 야권 지지층은 희생양을 삼는 경향이 조금 있다"며 "야당 지지층에는 '김종인을 잘못 다뤄 뛰쳐나가면 (당이) 망한다'는 공포 정서가 있는 것 같다. 그래서 (필리버스터 중단을 지시한) 김 대표한테는 차마 못 하고 박 의원에게 대신 불만을 표현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한고은 기자 atninedec@etomato.com
 
더불어민주당 이종걸 원내대표가 지난 2일 오후 국회 본회의장에서 테러방지법 수정을 요구하는 필리버스터를 마친 후 동료 의원들의 격려를 받고 있다. 사진/뉴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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