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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외국인 투자 548조 '사상최대'···10대그룹보다 '7배' 많아
직접투자 26조, 미국·중국 '주도'···간접투자 522조, 코스피에 '집중'
2016-03-02 07:00:00 2016-03-02 07:00:00
지난해 외국인 직·간접 투자가 548조3430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했다. 박근혜정부가 우리나라를 '자유무역협정(FTA) 허브'로 만들겠다며 중국, 호주 등과 동시다발적 FTA를 체결하고, 외국인투자촉진법 등 유인책까지 마련하면서 한국 시장에 대한 투자 매력도가 높아졌다는 분석이다. 
 
1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2015년 외국인 직접투자(신고금액 기준)는 209억1000만달러(약 25조9430억원)로 역대 최대 규모다. 2014년 190억300만달러 대비 10.0% 늘었고, 이명박정부 첫 해인 2008년 117억1200만달러와 비교하면 78.5% 급증했다.
 
외국인 직접투자란 외국인이 경영 참가와 기술 제휴 등을 목적으로 국내 기업에 투자하는 것으로, 지적재산권은 물론 유·무형의 모든 자산, 기업의 사업부문과 영업권을 매입하는 것도 포함한다. 투자 유형은 투자 대상국의 땅을 사 공장이나 건물 등을 짓는 그린필드형과 기업의 지분을 매입하는 인수합병(M&A)형으로 나뉜다. 
 
외국인 간접투자 역시 오름세다.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15년 12월 기준 외국인 간접투자액은 522조4000억원을 기록했다. 2014년 12월(523조4000억원)보다는 소폭 감소(0.2%↓)했지만, 2008년 12월(377조9000억원)과 대비하면 38.2% 늘었다. 외국인 간접투자는 외국 투자자가 투자 대상국의 증권시장을 통해 주식과 채권 등을 매수하는 행위다. 
 
이처럼 지난해 국내로 들어온 외국인 직·간접 투자를 우리 돈으로 환산하면 548조3430원 규모다. 2014년 국내 10대 그룹의 실물 투자액(79조5500억원)보다 7배 많다.
 
직접투자의 경우 2015년 신고금액 기준으로 국내에 가장 많이 투자한 나라는 미국과 중국이다. 미국은 전년(36억900만달러)보다 51.8% 늘어난 54억7900만달러를, 중국은 66.3% 늘어난 19억7800만달러를 투자했다. 같은 기간 유럽연합(EU)은 24억9500만달러로 집계, 61.6% 줄었고, 일본도 33.1% 감소한 16억6500만달러에 그쳤다. 2008년과 비교해 중국은 488.6%, 미국은 312.6% 폭증했지만, 경제위기로 투자가 위축된 EU는 60.6% 줄었다.
 
유형별로 보면 그린필드형 투자는 141억1000만달러를 기록, 전년보다 28.0% 증가했다. M&A형은 68억달러로 14.8% 하락했다. 업종별로는 서비스업이 147억2900만달러로 전년 대비 31.7% 늘었고, 제조업은 45억6400만달러로 40.3% 줄었다. 1년간 외국인 직접투자가 가장 활발했던 분야는 금융·보험(60억6600만달러)과 부동산·임대(27억7800만달러), 비즈니스서비스업(20억2200만달러) 등이다. 모두 서비스업종이라는 공통점이 있다. 제조업종에서는 화공(17억1700만달러)과 전기·전자(11억8400만달러)의 비중이 컸다.
 
사진/뉴스토마토
 
2015년 12월 기준 외국인 간접투자 구성은 유가증권이 399조6000억원(76.5%)으로 가장 많았으며, 채권은 101조3000억원(19.4%), 코스닥은 20조원(3.8%)이었다. 2014년과 비교하면 유가증권은 1.4% 감소했지만 채권은 1.0%, 코스닥은 25.8% 증가했다. 2008년에 비해서는 각각 139.3%, 170.1%, 426.3% 늘었다. 
 
경기 침체를 빌미로 국내 재벌기업들의 투자가 부진한 상황에서 경제살리기에 방점을 찍은 정부는 외국인 직접투자 확대에 공을 들였다. 2011년 이명박정부는 13년 만에 외국인투자촉진법 전면 개정을 추진, 이듬해까지 외국인투자 기준과 조세 감면, 입지제공 등 인센티브 지원대상 등을 정비했다. 이를 바탕으로 박근혜정부는 국내법인과 외국법인의 합작법인 규제 완화, 외국인투자법인이 외국인투자지역 내에서 공장과 별도로 부지만 분리임대하는 것을 제한적으로 허용하는 등 규제를 추가 완화했다. 정부는 또 FTA 허브 추진을 목표로 중국, 캐나다, 호주, 뉴질랜드, 베트남 등 10개국과 FTA를 타결 또는 발효했다.
 
최병호 기자 choibh@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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