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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 사드 갈등에 중국 관련주 '된서리'
화장품·미디어·면세점 일제히 약세 …"밸류에이션 해소" 측면도
2016-02-28 12:00:00 2016-02-28 12:00:00
우리나라와 중국 간 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사드·THAAD) 갈등이 국내 증시에도 영향을 미치면서 중국 관련주로 분류되는 화장품, 미디어, 면세점 종목들이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2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한국과 미국이 이달 7일 사드 배치를 공식적으로 논의한 이후 대표적인 중국 수혜주인 화장품 종목의 주가가 하락했다.
 
이달 6일과 26일 사이 아모레퍼시픽(090430)은 40만2500원에서 37만1000원(-7.8%)으로, 코스맥스(192820)는 18만1000원에서 12만5000원(-30.9%)으로 떨어졌다. 한국콜마(161890)(-18.8%)와 LG생활건강(051900)(-10.5%)도 하락세를 보였다.
 
같은 기간 미디어와 면세점 관련 주가도 떨어졌다. 에스엠(041510)은 4만3900원에서 3만9800원(-9.3%)으로, CJ E&M(130960)은 8만5000원에서 7만1700원(-15.6%), CJ CGV(079160)는 12만1000원에서 11만1000원(-8.3%)으로 하락했다. 면세점 관련 종목인 호텔신라(008770)(-13.8%), 신세계(004170)(-0.7%)도 역시 주가가 떨어졌다.
 
사드 논란 이후 중국 관련주들의 주가가 일제히 하락했다. 중국인들이 많이 찾는 서울 명동 모습. 사진/뉴시스
 
이재만 하나금융투자 시황팀장은 “최근 관련 종목들의 주가하락은 사드 문제도 있었지만 그 이유가 전부는 아니다”라며 “높았던 밸류에이션이 해소되는 점도 큰 영향을 미쳤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중국 당국이 다음달부터 외국계 합자회사의 인터넷콘텐츠 서비스 사업을 규제하는 방안을 발표한 것도 국내 미디어 종목에 악재로 작용했다는 의견을 내놨다. 중국 당국이 제시한 규정을 보면 외국 기업은 중국 내에서 인터넷 출판업무에 종사할 수 없으며, 중국 기업과의 합작 프로젝트는 사전에 심사허가를 받아야 한다.
 
이에 대해 오소민 유진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러한 조항은 과거 임시규정으로 이미 존재했던 했기 때문에 국내 업체에게 당장의 큰 영향은 없을 것”이라면서 “다만 중국 기업들에게 힘을 실어주는 조항인 것은 확실하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사드 사안을 두고 향후 변수가 많아 당분간 상황을 지켜봐야 한다는 견해를 나타냈다.
 
김영환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현 상황에서 우려되는 리스크는 불매운동 등을 통한 한류 냉각과 중국계 자금의 이탈 가능성을 들 수 있다”며 “관련 업종의 부담은 불가피해 보이지만 남북관계가 계속해서 악화일로로 치닫기는 어려운 만큼, 4월 총선 이후에는 국면전환이 가능하다고 예상한다”고 말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도 “이달 초 북한 핵실험 이후 사드 배치까지 지정학적 리스크가 해소되지 못하면서 국내 증시도 영향을 받았다”며 “중국이 한국에 대해 당장 가시적인 경제제재 수단을 사용하지 않겠지만 비경제적 수단을 활용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김재홍 기자 maroniever@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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