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선거구획정위원회가 물리적 한계에 부딪치면서 획정안 마련해 보내 달라는 국회의 요청 시한을 끝내 지키지 못했다.
획정위는 23일 오전부터 서울 관악구에 위치한 중앙선관위 관악청사에서 전체회의를 열고 국회가 보내온 선거구획정 기준안에 따라 분구 지역 12곳, 통·폐합 지역 5곳을 중심으로 선거구획정안 문제를 논의했다.
그러나 국회가 보내온 기준안이 여야 합의 지연 끝에 지난 23일 오전에야 가까스로 확정된 탓에 국회가 보내달라고 요청한 25일 정오까지는 선거구획정안을 의결하지 못 했다. 획정위는 23일 오후부터 매일 자정을 넘긴 회의를 이어가며 선거구획정안을 마련했다. 획정위 관계자는 "채 사흘이 안 되는 시간 동안 선거구획정안을 의결하기에는 역부족인 상황"이라고 분위기를 전했다.
획정위는 선관위가 자체적으로 수집한 지역별 정보와 획정위에 접수된 각종 민원 자료 등을 바탕으로 직접적인 조정 대상이 되는 지역구와 이에 영향을 받는 인접 지역구를 선정하는 구역조정과, 보다 세밀한 지역 단위로 각 선거구 간 경계조정 작업을 진행했다.
획정위는 국회에서 마련된 ▲국회의원 정수 300인(지역구 253석·비례대표 47석) ▲인구 기준일 2015년 10월 31일 ▲국회의원 지역구 인구 상·하한 '14만명 이상 28만명 이하' ▲자치구·시·군 분할하지 않는 원칙 유지(인구 하한 미달 지역 통·폐합시 인구 상한 초과하는 경우 예외 적용) 등의 획정 기준에 따라 구체적인 '금 긋기' 작업을 진행했다.
이번 선거구 재획정으로 서울·인천·대전·충남은 각 1석, 경기는 8석이 증가하게 되며, 강원·전북·전남이 각 1석, 경북이 2석 줄어드는 등 총 7석의 지역구 의석수가 늘어났다.
획정위의 선거구획정안 제출이 지연되면서 이날 오후 4시 전체회의를 열고 획정위 논의 내용이 담긴 공직선거법 개정안과 정치자금법 개정안을 처리하려고 한 국회 안전행정위원회 전체회의 일정도 순연됐다.
국회는 획정위로부터 20대 총선에 적용될 선거구획정안을 전달받으면 지난 5월 여야가 합의 처리한 공직선거법에 따라 안행위 심사 후 본회의에 바로 부의해 표결 절차에 돌입하게 된다.
획정위 회의가 열린 관악청사에서는 새누리당 당원이라고 밝힌 한 시민이 "인천 중·동·옹진에 강화를 편입시키고 동구를 남구로 이동시켜 선거구를 조정한다는 보도가 있다. 강화를 편입시키고 계양은 포기하겠다는 발상에 아연실색할 수 밖에 없다"며 의견서를 접수하는 등 선거구 지키기에 나서는 모습도 보였다. 또 인구 하한 기준 미달로 선거구가 통·폐합될 위기에 처한 국민의당 황주홍 의원실(전남 장흥·강진·영암) 관계자도 '합리적 선거구 획정'을 요청하는 의견서를 냈다.
한고은 기자 atninedec@etomato.com
국회의원선거구획정위원회 박영수 위원장이 25일 서울 관악구 중앙선관위 관악청사에서 열린 회의에 앞서 서류를 정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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