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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수들의 벼랑 끝 해운 계열사 구하기 작전
한진해운·현대상선, 그룹 차원 유동성 공급 이어져
2016-02-25 15:54:47 2016-02-25 15:54:47
위기에 처한 해운사를 살리기 위한 그룹 총수들의 벼랑 끝 '용단' 이 눈길을 끌고 있다.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과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각각 유동성을 확보해 한진해운(117930)현대상선(011200)을 정상화 시키려고 안간힘을 쓰고 있다.
 
대한항공이 한진해운이 발행한 2200억원 규모의 영구채를 인수키로 했다. 지난 3일 평창 동계올림픽 및 동계패럴림픽 대회 정례 기자간담회에 참석한 조양호 조직위원장(한진그룹 회장). 사진/뉴시스
 
한진해운은 지난 24일 22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대한항공이 이를 전액 인수키로 했다. 지주회사인 한진칼은 한진해운으로부터 1113억원 규모의 미국 및 유럽연합(EU)상표권을 양수하기로 했다. 한진해운은 기존의 대출금 2200억원을 대한항공에 상환할 수 있게 됐다. 이로 인해 런던 사옥과 자기 주식, 상표권 등은 담보 해지됐고 이들을 활용해 3000억원 규모의 유동성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부채비율은 847%(2015년 연말기준)에서 약 640%로 200% 줄었다. 한진해운은 오는 3월 700억원, 4월 256억원, 6월 1900억원, 9월 310억원 등 총 3166억원의 공모채 만기가 도래한다. 회사 관계자는 "한진해운 조기 경영 정상화는 한진그룹과 대한민국 해운업의 경쟁력 회복을 위한 일"이라고 설명했다.
 
현대상선도 그룹 차원의 결정이 이어지고 있다. 자구안의 핵심이라 할 수 있는 현대증권 매각의 걸림돌로 지적됐던 현대엘리베이터가 보유한 현대증권 우선매수청구권 행사 조건을 완화시키는 등 온 계열사가 현대상선 살리기에 나서는 모습이다. 현대엘리베이터가 입찰 전 가격을 제시해 다른 인수 후보자들은 부담을 덜 수 있게 됐고, 현대그룹으로서는 헐값 매각을 방지할 수 있게 됐다.
 
대주주인 현정은 회장은 사재를 출연했다. 현 회장은 지난 23일 어머니인 김문희 용문학원 이사장과 함께 3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완료했다. 용선료 인하를 위한 협상팀은 해외 선주사에 파견돼 협상을 진행 중이다.  20~30%가량 용선료를 깎기 위해 현대상선은 외국인 변호사를 고용하는 등 용선료 인하를 달성하겠다는 계획이다. 현대상선은 1200억원 규모의 공모채가 4월 만기도래한다.
 
한편 선주협회는 지난 23일 열린 조찬포럼을 통해 회사채 신속인수제의 상환부담을 완화하거나 금리를 낮추는 등의 정부 차원의 유동성 지원을 요구했다. 정부는 부채비율 400% 조건을 충족시키지 않으면 추가지원은 없다는 기존의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보라 기자 bora11@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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