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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강의 테마여행)설날, 복 받고 기 받는 온가족 나들이
2016-02-10 12:18:19 2016-02-10 12:19:30
우리 민족 고유의 명절인 설날이다. 이번 설날은 공휴일을 포함해 6일부터 10일까지 최대 5일 동안 이어진 황금연휴다. 때문에 전국 곳곳에서는 설날을 맞아 옛 추억과 세시풍속, 전통놀이를 즐길 수 있는 다양한 문화행사와 무료체험 행사들이 다양하게 펼쳐진다. 설날을 맞아 온가족 나들이에 안성맞춤인 고궁과 박물관, 고향가는 길에 둘러보면 좋은 전통민속마을을 소개한다. 설날 나들이나 귀성길에 가족과 함께 추억을 쌓기에 좋은 곳이다. 온가족이 새해 소원을 함께 빌며 즐길 수 있는 소중한 시간이 될 것이다. 설 명절 기간에 고궁이나 한옥마을, 박물관 등을 찾아가면 후한 대접을 받는다. 무료입장뿐만 아니라 프로그램도 대개 공짜다. 자칫 무료해질 수 있는 설 연휴, 가족들과 함께 복 받는 설맞이 나들이를 떠나보자.
 
경복궁. 사진/이강
 
새해 복 많이 받을 터, 고궁
 
새해의 복과 좋은 기운을 받기에 고궁만한 곳이 또 있을까? 조선의 500년 도읍지였던 서울의 5대 궁궐은 설날을 맞아 복 받기에 좋은, 즐거운 나들이 명소다. 차례를 지내고 온 가족이 함께 고궁 나들이를 나서보자. 한복으로 맵시를 내고 들어서면, 만복(萬福)이 버선발로 맞이할 것이다.
 
한양 사대문 안은 오랫동안 명당의 터로 여겨졌다. 그 중 임금님이 사는 고궁의 터는 말 그대로 복이 넘치는 명당 중의 명당이다. 서울의 한복판에는 경복궁, 창덕궁, 덕수궁, 창경궁, 경희궁, 그리고 돌아간 왕들을 모신 종묘 등이 여전히 우리 둘레를 지키며 만백성의 평안과 복을 기원하고 있다. 널찍한 궁궐의 터에 복의 기운이 넘쳐흐른다. 특히 고궁의 구석구석에는 자연풍경과 함께 어우러지게 그려진 상징물과 문양을 찾아볼 수 있는데, 이는 장수의 기원, 부부의 화목과 자손번창 등 기복의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좋은 기운을 얻고자 한 우리 조상의 기복 신앙이 배어 있는 것이다.
 
종묘. 사진/이강
 
예를 들어 궁궐이나 성문 등의 기와지붕을 보면 사람이나 갖가지 기묘한 동물들의 모양을 한 토우들이 한 줄로 늘어서 있다. 이것을 '잡상'이라고 불렀는데 이 맨 앞에 있는 사람모양을 '선인'이라 했다. 이 선인은 나쁜 기운을 물리치고 복을 지키는 궁궐의 장승이다. 또 문살이나 담장의 꽃무늬 역시 단순한 장식이 아닌 길상(吉祥), 초복(招福), 벽사(壁邪)를 바라는 뜻이 담겨져 있는 것이다. 설 명절기간에 고궁이나 한옥마을 등을 찾으면 우리민족의 풍습과 색다르고도 즐거운 놀이문화도 경험할 수 있으니, 일석이조다. 새해를 맞이하는 전통 세시풍습과 즐거운 민속놀이 문화 등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어, 가족들과 함께 흥겨운 설날을 즐길 수 있다. 평소에 접하기 힘들었던 민속놀이 등 아이들부터 부모님까지 함께 체험할 수 있는 풍성한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고, 윷놀이, 투호놀이, 제기차기 등 각종 민속놀이와 농악공연 등도 다채롭게 즐길 수 있다.
 
한편, 문화재청에서는 오는 6일부터 10일까지 설연휴 기간동안 4대 궁·종묘, 조선왕릉, 현충사관리소 등을 무휴, 무료로 개방한다. 설날인 8일에는 창덕궁 후원을 제외한 모든 장소를 무료 개방하고 평소 예약제로 운영되던 종묘도 자유롭게 관람할 수 있도록 연휴 동안 예약제를 폐지한다. 설맞이 문화행사도 마련해 경복궁 함화당과 집경당에서 7일부터 9일까지 3일간 아궁이에 불을 피우고 온돌을 체험하면서 세배를 드리는 '온돌방 체험 및 세배 드리기 행사'가 열린다. 이와 함께 덕수궁과 영릉과 현충사, 칠백의총 등에도 윷놀이와 투호 등 전통 민속놀이가 준비돼 있어 문화재를 찾은 가족단위 나들이객들이 전통놀이를 즐길 수 있도록 했다. 운현궁에서도 5일부터 9일까지 '운현궁 설날 잔치'를 연다. 새해 행운을 기원하는 운수대통 마당, 만들기 체험 및 전통문화를 즐길 수 있는 체험마당에서 다양한 전통공연과 전통 민속놀이를 체험할 수 있다.
 
고향 가는 길, 둘러보면 좋은 전통마을
 
설날 고향 다녀오는 길에 둘러보기 좋은 곳이 바로 전통민속마을이다. 서울에서는 남산골한옥마을, 북촌한옥마을, 서촌마을 등에서 다양한 설맞이 행사를 개최한다. 또 외암리민속마을, 낙안읍성민속마을, 안동하회마을, 전주한옥마을, 경주양동마을 등은 옛 풍경이 고스란히 남아있는 전통민속마을이다.
 
충남도 쪽을 달린다면 충남 아산 외암리 민속마을을 들러보자. 곳곳에 손때 묻은 풍경이 그대로인 고향마을이다. 나지막한 산등성이를 등에 지고 들어앉은 마을 곳곳에는 고래등같은 기와집과 아담한 초가집, 나지막한 흙돌담과 구불구불한 골목길의 정취가 곱다. 400여년 전부터 지어진 예안 이씨 일가의 고택과 초가집 등이 어우러져 호젓한 느낌을 주고, 나즈막한 돌담장과 소나무 숲의 어울림이 빼어나다. 돌담길을 따라 골목골목 기와집과 초가집들이 원형을 유지한 채 그대로 남아 있다. 인근의 현충사와 민속박물관도 설날 무료 개방되고, 아산온천과 도고온천 등이 1시간 이내 거리에 있어 귀성길에 둘러볼 만하다.
 
순천 낙안읍성. 사진/이강
 
전라도 땅에서는 순천 낙안읍성민속마을이 정감이 넘치는 고향마을이다. 마을은 현존하는 조선시대의 읍성들 가운데 보존이 가장 잘 된 곳으로 남도의 옛 정취가 고즈넉하다. 읍성은 조선 태조 때 주민들이 쌓아놓은 토성을 임경업 장군이 다시 석성(石城)으로 쌓았는데, 300년이 지난 지금까지 온전한 형태를 갖추고 있다. 옹기종기 들어앉은 초가들의 모습이 정감이 넘치고, 인심을 푸근하게 느낄 수 있다. 아직도 조선시대의 주거형태를 그대로 간직한 채 주민들이 실제 생활을 한다. 마름으로 덮인 초가지붕, 한편의 남새밭, 그리고 고샅길을 따라 이어지는 낮은 돌담 등 고향의 모습이 오롯이 남아있다.
 
경상도 땅에서는 경주 양동마을과 안동하회마을, 봉화 달실마을, 무섬마을 등이 조선시대 영남 사대부들의 느긋한 풍광을 두루 갖추고 있는 민속마을이다. 특히 경주양동마을과 안동하회마을은 함께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에 등재되어 있는 민속마을로 한국고유의 전통과 풍광을 대표하는 마을이다. 그 중 양동마을은 조선시대 전통문화와 자연을 고스란히 간직하고 있는 한국 최대 규모의 마을로, 500여년의 전통의 향기를 품은 총 160여호의 고가옥과 초가집들이 아름답기로 손꼽힌다.
 
안동하회마을 역시 수백년 세월을 이어온 선비들의 올곧은 정신이 곳곳에 뿌리 내려 있는 마을이다. 풍산 유씨 대종가인 양진당, 서애 유성룡의 종택 충효당, 북촌댁, 남촌댁, 하동고택 등 마을 곳곳에 자리한 고택에는 선비들의 정신이 눅진하게 배어 있고, 양반네의 살림살이가 고풍스럽다. 영주 봉화의 닭실마을은 풍수가들의 말대로 암탉이 알을 품은 금계포란(金鷄抱卵)형의 명당이다. 충재 권벌 선생의 유적이 남아 있고 그 일가붙이인 안동 권씨들이 모여사는 집성촌으로, 골목골목 오래된 기와집들과 양반골의 살림살이가 고스란하다.
 
이강 여행작가, 뉴스토마토 여행문화전문위원 ghang@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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