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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인사이트)'블리츠스케일러'의 성장 공식에 주목하라
초고속으로 성장한 미국 IT 기업들…유연한 경영 방식으로 빠르게 확장
2016-02-03 12:00:00 2016-02-03 12:00:00
'블리츠스케일러(Blitzscaler)'라는 새로운 용어가 주목받고 있다. 링크드인의 공동 창업자인 리드 호프만이 스탠포드 대학에서 강의한 '블리츠스케일링'이란 과목에서 나온 용어다. 블리츠스케일러는 단기간에 놀라운 속도로 성장한 미국 실리콘 밸리의 IT기업들을 일컫는다. 그들은 어떻게 급속한 성장을 이루고 시장 경쟁에서 승자가 되었을까? 그 해답은 창업(스타트업)에 있지 않고 확장, 즉 '스케일 업(scale-up)'에 있다. 스케일 업은 사업 규모를 키워 기업을 성장시키는 경영 방식이다. 블리츠스케일러는 특별한 전략으로 기업 확장에 성공해왔다. 그들은 스케일업에서 '속도'를 중요한 요소로 삼고 확장 과정을 지체하지 않는다. 얼마나 빨리 변화를 받아들이고 새로운 경영 방식을 확립하느냐가 관건이다.
 
파이낸셜타임즈(FT)는 지난달 28일 '블리츠스케일러'에 주목하는 기사를 실었다. 과거에는 한 기업이 S&P500 지수 반열에 오르려면 20년이 걸리기도 했다. 하지만 요즘은 다르다. 구글은 8년 만에, 페이스북은 6년 만에그 대열에 올랐다. 우버는 고작 3년만에 비슷한 규모로 회사를 키웠다. 500만달러로 시작한 페이스북은 획기적인 속도로 성장해 6년 만에 세계에서 가장 인기 있는 웹사이트를 소유하게 되었다. 모바일 택시 앱 우버의 지난해 매출은 거의 20억달러에 육박했다. 올해 매출액 예측치는 2015년의 세 배다. 창업한지 7년만의 성과다.
 
블리츠스케일러로 불리는 미국 실리콘 밸리의 IT기업들이 초고속 성장 경영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다. 사진은 미국 실리콘 밸리 페이스북 본사 회사 간판과 지나가는 페이스북 직원의 모습. 사진/뉴시스·AP
 
활기 넘치는 소비자들에 힘입어 기업의 규모는 놀라운 속도로 확장하고 있다. 그저 단순히 증자를 통해 자본 총액이 늘어나는 것이 아니라 소비자 수, 판매 수익, 직원 수, 협력사 관계망 등 모든 면에서 엄청난 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기업 규모의 급속한 확장은 여전히 어려운 과제지만 과거에 비해서는 훨씬 흔한 일이 되었다.
 
아짐 아즈하 피어인덱스(PeerIndex) 창업자는 FT 칼럼을 통해 '무어의 법칙(Moore’s Law)'으로 그 원리를 설명했다. '무어의 법칙'이란 마이크로칩 기술의 발전 속도에 관한 것으로 마이크로칩에 저장할 수 있는 데이터의 양이 18개월마다 2배씩 증가한다는 법칙이다. 디지털 혁명을 가능케 한 기본적 이론이다. 다시 말해 비용의 상승 없이 기술의 발전이 기하급수적으로 이루어지면 여러 가지 다른 여건이 발전해 시장을 더 풍성하게 만든다는 것이다. 자유 교역, 글로벌 공급망, 스마트폰 사용, 실시간 마케팅과 SNS 등이다.
 
조직적이고 문화적인 성취의 결과
 
이러한 시장 여건을 잘 활용해서 기업의 규모를 키우고자 한다면 규모를 확장하는 스케일업(scale-up) 성공 사례, 그 중에서도 ‘블리츠스케일러’를 주목해야 한다. 미국 실리콘 밸리에 기반을 둔 페이스북, 링크드인, 구글, 트위터 등의 회사들이 대표적이다. "스타트업은 쉽지만 스케일업은 어려운 문제"라고 리드 호프만 링크드인 공동창업자는 말한다.
 
호프만은 미국 스탠포드 대학에서 '블리츠스케일링(Blitzscaling)'이란 제목으로 강의를 하고 있다. 호프만은 스케일업의 '속도'에 주목하는데, 블리츠스케일링은 기습공격이라는 뜻의 블리츠(blitz)에서 알 수 있듯 번개같은 속도로 이루어지는 성장이라고 설명한다.
 
기업 규모는 여러 가지 전략을 통해서 확장된다. 일반적으로 기업은 매출이 증가함에 따라 증자 계획을 세우고 새로운 제품 및 프로세스를 도입하는 방식으로 사업을 확장한다. 마크 마이어트는 포브스 칼럼에서 “리더십이 성장하지 않으면 조직도 성장할 수 없다.”고 말한다. 스케일업은 개인의 노력으로 되는 것이 아니라 조직적이고 문화적인 성취며 협력적인 요구라는 것이다.
 
기업의 성장은 효과적인 집단과 팀, 조직만이 이룰 수 있으며 리더십이 가장 중요한 요소라고 주장한다. 블리츠스케일러의 성장 과정에서도 리더십이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더 주목해야 할 점이 있다. 급속한 기업 확장에는 분명히 특별한 전략이 필요하다. 블리츠스케일러의 기업 확장 방식은 '속도'에 기반한다. 경쟁이 치열한 시장에서 속도전을 가능케 하는 그들의 경영 방식은 어떤 것일까.
 
유연한 경영으로 변화에 민감해져야
 
블리츠스케일러는 유연한 경영을 원칙으로 한다. 호프만은 기업들이 뚜렷하고 큰 발전 단계를 거치면서 성장해 왔다고 설명했다. 블리츠스케일러는 조직의 규모가 확장됨에 따라 예전의 원칙과 관행을 과감히 버리고 새로운 경영 방식을 도입하는데 주저하지 않는다. 직원 10명이 소비자 1000명을 상대할 때와 직원 1000명이 소비자 100만명을 상대할 때 기업은 완전히 다른 단계에 있다는 것을 인식하기 때문이다. 기업 규모의 확장에 따라 생기는 내적·외적 요건의 변화에 맞추어 중점 목표와 운영 방식을 바꾼다.
 
소프트웨어 회사 워크데이의 최고 경영자 아닐 부스리는 처음에 직원 500명을 채용하기 위해서 일일이 직접 면접을 했다. 하지만 회사의 인력이 열 배로 늘어나면서 기존의 채용 기준과 방식을 전부 버렸다. 다재다능한 소수의 인력이 모든 영역을 담당했던 초창기 형태에서 벗어나 조직이 확장된 단계에 접어들면서 생기는 문제를 해결해 줄 전문가가 필요했던 것이다. 블리츠스케일러는 이렇게 유연한 경영으로 변화에 민감한 체질을 만들어 간다.
 
블리츠스케일러의 또 다른 특징은 끊임없는 기업 혁신이다. 혁신성은 대개 창업 단계에서만 강조되는 경우가 많다. 실제로 전투를 시작하는 단계에서 시장에서 먹힐 수 있는 독특하고 혁신적인 아이디어는 필수적이다. 하지만 사업이 확장돼 조직이 새로운 단계로 전환됐다고 해서 혁신성이 사라진다면 기업은 더 이상의 성장이 불가능하다. 블리츠스케일러는 창업부터 끊임없이 계속적으로 혁신해 온 기업이다. 새로운 제품을 개발하고, 기술을 발전시키고, 기반 시설을 개선하는 등 기업 곳곳에서 개혁을 이루어 왔다. 혁신적인 아이디어로 시작한 창업 단계에서부터 '혁신'은 그들의 모토다.
 
다시 말해서, 블리츠스케일러는 항상 한걸음 앞에서 목표를 설정하고 변화에 맞춰 간다. 항상 빠르게 성장할 준비가 되어있다. 이러한 블리츠스케일러의 사례들은 기업의 급속한 확장이 시장 경쟁에서 유용한 전략이 될 수 있음을 보여준다. 호프만은 기업 확장이 시장 점유율의 급속한 상승을 가능하게 하고, 글로벌 경쟁에서 우위를 선점하는 전략이 될 수 있다고 강조한다.
 
블리츠스케일링 방식으로 이미 많은 기업이 빠른 시간 안에 시장의 승자가 되었다. 하지만 아직도 블리츠스케일러의 경영 방식을 이해하지 못하는 고위 관리자들이 많다. 무자비한 시장에서 얼마나 많은 포춘 500대 기업이 50년 후에도 살아남을 것인가. 대답은 어쩌면 블리츠스케일러들을 이해하는 과정에서 찾을 수 있을 것이다. 끊임없는 기업 혁신과 유연한 경영방식으로 무장한 블리츠스케일러들과의 속도전에서 승자는 과연 누가 될 것인가.
 
기업의 확장 시점을 정확히 판단해야
 
기업의 성장을 목표로 하는 모든 기업에게 블리츠스케일링이 적합한 전략이 되는 것은 아니다. 기업을 대규모로 확장하려면 우선 확장 시점을 정확히 판단해야 한다. 신제품이 아직 시장에서 충분한 성과를 내지 못한 단계에서 사업 규모를 대대적으로 확장할 수는 없는 일이다. 기업의 효과적인 운영과 개선을 위해 확장을 미뤄야 할 때도 있다.
 
이 때는 현재의 문제점을 파악하고 해결하는 것이 우선 순위다. 온라인결제서비스 업체 페이팔은 과거 급속도로 증가하는 고객 불만에 대처하기 위해 두달 동안 200명의 새로운 고객서비스 요원을 고용했다. 그러나 결국 질적 향상을 위해 대부분을 교체해야 했다.
 
마지막으로 충분한 자금 조달이 블리츠스케일링의 필수적인 요소라는 점도 간과해서는 안된다. 수익성을 높이거나 잉여금의 재투자를 늘리거나 혹은 벤처 캐피탈을 통해 충분한 재원을 조달할 수 있어야 성공적인 블리츠스케일링이 가능하다. 충분하고 신속한 자금 조달이 뒷받침 돼야 기업이 빠르게 확장 또는 성장할 수 있다.
 
신지선 토마토CSR연구소 연구위원 jiseo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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