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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건설사들, 여전한 해외리스크 '옥에 티'
주택부문 호조로 양호한 실적 시현
"부실 가능성 아직 남아…리스크는 줄어"
2016-02-01 16:15:17 2016-02-01 16:16:11
[뉴스토마토 성재용 기자] 국내 주요 대형건설사들이 양호한 성적을 받아들었지만 해외현장의 잠재 부실 우려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업계 맏형' 현대건설(000720)은 지난해 연결재무제표 기준 매출 19조1221억원, 영업이익 9866억원, 당기순이익 5840억원을 기록했다. UAE SARB 해상원유처리시설공사, 우즈베키스탄 칸딤 가스처리시설공사 등 해외 대형공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매출 증가세가 이어졌다.
 
하지만 업계 1위 삼성물산(000830) 등은 여전히 해외실적으로 인한 불안한 모습을 완전히 털어내지 못하고 있다.
 
대우건설(047040)은 지난해 분양시장 활황에 힘입어 주택부문이 전년(2조8909억원)에 비해 9.9% 증가한 3조1776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총 9조8775억원의 매출액을 올렸으나, 영업이익은 19% 줄어든 3346억원에 그쳤다. 동남아시아 건축사업장에서 170억원의 손실이 발생했고, 송도 글로벌 캠퍼스 프로젝트의 회계처리 변경으로 인한 도급금액 감소의 영향을 받았다.
 
대우건설 측은 "말레이시아와 싱가포르 저가 입찰, 저유가 등이 작용해 손실이 반영됐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삼성물산의 경우 시공능력평가 1위에 오르는데 기여했던 호주 로이힐 마이닝 프로젝트에 발목이 잡히면서 작년 3450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분기 기준으로는 작년 3분기 2960억원의 적자를 낸 것에 이어 4분기 150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 2분기 연속 적자를 냈다. 이는 로이힐 프로젝트와 카자흐스탄 발하쉬 발전소 프로젝트의 예상 손실과 우발부채가 각각 8500억원, 1500억원이 반영된 결과다.
 
실제로 건설 부문은 4분기에만 영업손실 1500억원을 기록했다. 호주 현지에서는 당초 지난해 12월 준공을 목표로 잡았으나 크레인 점검과 예상치 못한 건기 홍수 등 여파로 공사가 지연되면서 대규모 추가비용이 발생했다. 지체보상금과 추가공사비까지 감안하면 로이힐 프로젝트에서 발생한 예상손실만 6800억원에 달한다.
 
이와 관련, 삼성물산은 현재 발주처와 공기 연장, 설계변경, 보상금 등에 관한 협상을 진행 중이다. 삼성물산 관계자는 "작년 결산에 옛 삼성물산을 재평가해 우발채무와 자산가치 하락 등 총 2조6000억원에 달하는 잠재손실을 반영했다"며 "결과적으로 손실이 늘어나긴 했지만, 관련 리스크가 해소된 만큼 실적이 회복세로 돌아설 수 있다"라고 말했다.
 
GS건설(006360)은 지난해 매출액 10조5730억원, 영업이익 1220억원을 기록, 실적 개선세가 두르러졌다. GS건설이 연 매출 10조원을 돌파한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영업이익도 2012년 이후 3년 만에 네 자릿수 달성을 이뤘지만, 경쟁사인 대우건설이나 대림산업(000210)에 비해 적은 영업이익을 기록했다. 업계에서는 해외 프로젝트에서의 손실 탓이 크다는 것이 중론이다.
 
이와 관련, GS건설 관계자는 "라빅2 프로젝트, 리야드 복합화력발전소 공사 등 해외현장에서의 손실이 반영된 탓"이라며 "해외 프로젝트 비중이 다른 건설사에 비해 큰 만큼 그로 인한 영업이익 상의 손실도 크다"라고 설명했다.
 
대림산업도 건축사업 원가율이 크게 개선되면서 영업이익 흑자전환에 성공했다. 매출액 9조5117억원, 영업이익 2656억원, 당기순이익 2107억원을 기록했다. 건설사업부와 석유화학사업부 모두 원가율이 개선되면서 영업이익이 대폭 증가한 것이다.
 
다만 사우디아라비아 현지법인인 DSA에서 공기지연에 따른 추가원가 600억원이 반영된 점은 아쉬움으로 남는다. 손실이 반영된 현장은 라빅2와 이소시안네이츠로, 각각 300억원씩 손실이 나왔다.
 
업계 일각에서는 골칫거리로 전락했던 해외사업도 올해부터 제 자리를 찾고 서서히 실적 상승에 기여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대신증권(003540)에 따르면 원가가 추가로 발생했던 대형사들의 공정률은 약 95%에 다다랐다. 삼성물산과 삼성엔지니어링(028050) 등이 여전히 부실사업장을 안고 있지만, 현대건설과 대우건설 등은 대부분 털어낸 상태다.
 
이선일 대신증권 연구위원은 "해외사업 부실 가능성이 아직도 남아있지만, 대부분의 대형사가 잠재 리스크를 크게 줄여 우려가 현실화될 가능성은 낮다"며 "오히려 이란 경제재제 해제 등에 따른 해외수주 사업 확대 기대감이 크다"고 판단했다.
 
한편, 오는 3일 실적을 발표할 현대산업(012630)개발도 국내 주택시장 호조로 3400억원대의 영업이익을 전망하고 있다. 다만 아직 실적발표일이 정해지지 않은 삼성엔지니어링(028050)은 해외사업 부실이 실적에 반영될 것으로 예상된다.
 
주요 대형건설사들이 양호한 성적표를 받아들었지만, 해외부실 우려는 여전한 것으로 나타났다. 자료/ 각 사.
 
성재용 기자 jay111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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