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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품 없고 사후면세점과도 경쟁하고…
시내면세점, 유커 몰리는 춘절 대목 앞두고 비상
2016-02-02 06:00:00 2016-02-02 08:08:18
HDC신라면세점과 갤러리아면세점63 등 지난해말 서둘러 문을 연 서울 시내면세점들이 본격적으로 중국인 관광객(유커)들이 몰려올 춘절 특수를 앞두고 걱정거리가 생겼다.
 
오는 7일부터 13일까지 중국 명절 춘절 연휴는 프리오픈 후 유커들을 대거 끌어모을 수 있는 첫번째 대목이지만, 정부의 전폭적인 지지를 등에 업은 사후면세점들의 적극적인 행보에 고객들을 뺏길 위기에 처했다.
 
유커들이 시내면세점에서 가장 많이 찾는 해외 명품브랜드 유치를 확정짓지 못한 상황에서 이미 명품브랜드가 입점돼있는 서울시내 주요 관광지 인근 백화점들이 잇따라 부가가치세 즉시 환급 시스템을 속속 갖춘 사후면세점으로 변신하며 유커몰이에 나선 것이다.
 
1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롯데백화점과 신세계백화점, 현대백화점은 이날부터 서울 명동과 강남 일대 외국인 관광객들이 몰리는 본점 등 주요 점포에서 부가가치세를 즉시 환급해주는 사후면세 시스템을 본격 도입했다. 롯데마트 등 대형마트 업계도 이달 초부터 외국인 고객 비중이 높은 점포 위주로 즉시 환급시스템을 들여온다.
 
유커들이 선호하는 해외 명품브랜드를 들여놓지 못한 신규 면세점들의 마지막 남은 매리트가 관세와 부가세, 개별소비세 등 세금을 면제해주는 '면세' 혜택인데, 시내 주요 백화점들이 그 중 부가세를 현장에서 면제해주겠다고 나선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명품을 구입하러 백화점을 찾은 고객들이 발품을 들이지 않고 그 자리에서 부가세를 환급받을 수 있는 화장품 등 20만원 미만의 다른 제품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게 됐다"며 "명품브랜드를 입점시키지 못한 신규면세점들이 백화점 고객을 끌어오는 데 힘이 부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HDC신라면세점과 갤러리아면세점 63은 각각 오는 5월과 상반기 중 그랜드오픈에 맞춰 샤넬, 에르메스, 루이비통 등 해외 명품브랜드를 입점시키겠다는 계획이지만 실제 협상은 지지부진한 것으로 알려졌다. 국가별로 매장 수를 제한하는 이들 명품브랜드들이 '콧대'를 높이고 있다는 후문이다.
 
만약 신규 면세점들이 명품브랜드 유치에 실패한다면 앞으로가 더 힘겨워진다. 정부가 현재 1만1000개 수준인 사후면세점을 중장기적으로 1만8000개까지 늘리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기 때문이다.
 
한편 춘절연휴동안 12만명 이상의 유커들이 한국을 찾을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주요 백화점들이 춘절연휴와 문화체육관광부의 '코리아 그랜드 세일'(1~29일)을 맞아 저마다 유커를 대상으로 공격적인 프로모션을 진행하고 있다. 힘겨운 경쟁이 예상된다.
 
동종업계 경쟁사들도 적극적이다. 폐점을 앞둔 워커힐면세점과 롯데면세점 월드타워점이 유커들이 몰려오는 춘절 대목을 맞아 공격적인 재고소진에 나선다. 아울러 하나투어의 중소·중견 면세점인 SM면세점도 지난달 29일 문을 열고 시범영업을 시작했다.
 
HDC신라면세점과 갤러리아면세점 63 등 지난해말 프리오픈한 신규 시내면세점들은 아직 많은 외국인 고객이 찾지 않아 한산한 분위기다. 이들 신규 면세점은 오는 7일부터 시작될 중국 춘절 연휴 대목을 앞두고 백화점들이 부가세를 즉시 환급해주는 사후면세 시스템을 구축함에 따라 고객맞이에도 비상이 걸렸다. (사진=뉴시스)
 
이성수 기자 ohmytrue@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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