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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리뷰)'검사외전', 강동원을 위한 신나는 풍자 코미디
2016-01-28 11:36:39 2016-01-28 11:36:57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정의를 부르짖는 검사 변재욱(황정민 분)은 취조 중 수 틀리면 사람을 때린다. 검사를 만만히 보거나 거짓말 하는 게 감지되면, 주먹부터 휘두른다. 폭력검사로도 정평이 나있는 그다. 그런 변재욱은 포항의 리조트 개발과 관련한 정치인과 깡패 간의 연결고리를 발견한다. 그리고 리조트 개발과 연관된 깡패 한 명을 취조하게 된다. 변재욱은 깡패가 거짓말을 한다고 느끼자마자 흠씬 두들겨 팬다. 이 깡패는 만성 천식이 있어 호흡기계가 없으면 숨을 쉴 수 없다. 이 깡패에게 적당히 겁을 준 변재욱은 시간이 지난 뒤 다시 취조를 하러 취조실에 들어간다. 그런데 깡패가 죽어있다. 변명을 할 틈도 없이 변재욱은 15년의 실형을 받는다.
 
교도소에서 5년을 지새운 변재욱은 어느날 우연히 철새 리조트와 관련이 있는 사기 전과 9범의 한치원(강동원 분)을 만난다. 그 깡패를 죽인 진범이 누군지 이미 파악한 재욱은 치원을 통해 자신의 무죄를 입증하려 한다. 하지만 정치·검찰 권력을 갖고 있는 적들은 너무 강하다. 과연 재욱은 치원을 이용해 자신의 무죄를 완전히 입증할 수 있을까.
 
영화 '검사외전' 스틸컷. 사진/쇼박스
 
황정민과 강동원이 나선 '검사외전'은 지난해 개봉한 '베테랑', '내부자들'처럼 특정 권력에 맞서는 이야기다. 차이점은 코믹의 사용방식이다. 앞선 두 영화가 무거워지는 시점마다 분위기를 풀어내는 방식으로 코믹을 사용했다면, '검사외전'은 시종일관 가볍게 코믹을 이용한다. 사건의 실마리를 풀어내는 과정에 모두 코믹이 있어, 더 유쾌하고 신난다. 
 
강동원이 연기한 한치원이 코믹의 중심에 있다. 강동원은 영화 내내 초등학생 수준의 단순한 영어를 끊임없이 사용하거나, 슬랩스틱, 시추에이션 코미디 등 다양한 방식의 코믹 연기를 선보인다. 한국영화에서 볼 수 없었던 독특하고 재밌는 캐릭터다. '장르가 강동원'이라 불릴 정도로 이 영화에서 그가 차지하는 비중은 크다. 
 
영화 '검사외전' 스틸컷. 사진/쇼박스
 
반면 황정민은 강동원이 훨훨 날아다닐 수 있게 영화 전반에 무게감을 준다. 코믹을 중심으로 잡은 탓에 개연성이 부족한 지점이 많지만, 황정민은 진지한 표정으로 영화에 리얼리티를 부여한다. 황정민을 생각하고 시나리오를 썼다는 감독의 의중이 영화를 통해 드러난다. 현실과 동떨어진 장면이 여기저기서 포착되지만, 영화가 워낙 경쾌하게 흘러가는 덕에 신경쓰이지 않는다.
 
'로봇, 소리'에서 따뜻한 부성애를 보인 이성민은 이번에는 정반대의 지점에서 최고의 연기를 선보인다. 검사 출신 정치인 우종길 역의 이성민은 무서운 표정으로 황정민과 대적하며 긴장감을 주는 역할을 맡았다. 
 
'검사외전'은 가볍고 경쾌하게 권력의 비리를 풍자한다. 40~50대도 충분히 즐길 수 있는 범주에서 만들어졌다. 설 연휴 가족과 함께 보기에 무리가 없는 영화다. 아울러 강동원을 좋아하는 팬에게 이만한 선물은 없어 보인다. 
 
개봉은 2월 3일. 상영시간은 126분.
 
함상범 기자 sbrai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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