꽁꽁 얼어붙은 한국 멜로영화 시장
완성도 부족과 공감형성 실패로 줄줄이 고배
2016-01-26 15:41:42 2016-01-26 15:42:15
[뉴스토마토 함상범기자] 연초부터 동장군이 맹위를 떨친 가운데 멜로 영화 시장도 꽁꽁 얼어붙었다. 범죄 스릴러 장르에 편중된 극장가에 멜로 영화가 연달아 쏟아져 관객의 다양한 수요를 충족시킬 것이라는 기대는 물거품으로 돌아갔다. 최근 개봉한 멜로 영화들 대부분이 손익분기점을 넘는 데 실패했다.
 
먼저 100억 이상의 제작비가 투입되고 배우 유승호와 고아라가 출연해 주목 받았던 영화 '조선마술사'는 참혹한 결과를 받아 들어야 했다. 조선시대 마술사와 양반집 규수의 사랑은 세간의 관심을 끄는 데 실패했다. 지난해 12월 31일, 연말 대목 시즌에 개봉한 이 영화는 개봉일과 둘째 날에는 10만 관객 이상을 동원했지만, 점점 관객수가 줄었다. 2주차에는 박스오피스 10위권 밖으로 밀려났고, 결국 누적 관객수 62만7519명으로 영화를 내렸다.
 
영화 '나를 잊지 말아요' 스틸컷. 사진/CJ엔터테인먼트
 
배우 정우성과 김하늘이 출연한 '나를 잊지 말아요'는 기억을 잃은 한 남자를 중심으로 한 미스터리 멜로 영화다. 30억원이 넘는 제작비가 투입됐고, 정우성이 제작까지 맡아 화제였다. 하지만 이 영화는 개봉일인 지난 7일 6만여 관객을 동원, 4대 배급사의 영화치고는 비교적 낮은 순위인 박스오피스 4위로 출발했다. 평일 대비 약 3배 관객수를 바라보는 주말에도 10만 관객도 못 모으는 등 외면을 받았다. 개봉 3주차에는 박스오피스 순위권 밖으로 밀려났고, 26일까지 42만3899명만을 동원했다.
 
제작비 30억원 이상이 투입된 '그날의 분위기' 역시 상황은 썩 좋지 않다. 유연석과 문채원이 출연해, 부산행 KTX에서 만난 두 남녀의 하룻밤 로맨스를 서정적으로 풀어낸 이 영화는 개봉일(14일)부터 박스오피스 2~3위권은 유지했지만, 많은 관객을 동원하지는 못했다. 개봉 2주차인 26일 기준 박스오피스 4위지만 일일 관객 동원수는 1만4000여명이다. 70만 관객을 동원하기는 어려울 전망이다.
 
최근 멜로 영화들의 연달은 실패 이유로 영화 자체 완성도 부족이 꼽힌다. '조선마술사'는 참신한 설정과 세련된 영상미는 인정받았지만, 개연성이 부족한 전개와 밋밋한 스토리로 비판받았다. '나를 잊지 말아요'의 경우 동명 단편을 장편으로 만들면서 이야기의 밀도가 떨어졌고, 기억상실이라는 소재의 진부함을 넘어서지 못했다. '그날의 분위기'는 두 남녀의 감정을 촘촘하게 쌓지 못해 공감에 실패했다. 아울러 20~30대 관객들의 현실문제와 동떨어진 설정으로 젊은 세대의 외면을 받았다는 분석도 나온다. 멜로 영화의 연속된 개봉으로 장르적 환기 효과도 보지 못했다는 의견도 있다.
 
비록 멜로 영화가 실패를 거듭했음에도 멜로물은 이어진다. 유아인, 이미연, 최지우 등이 출연하는 '좋아해줘', 엑소 도경수와 김소현이 호흡을 맞추는 '순정', 전도연과 공유의 '남과 여' 등이 2월 개봉을 준비하고 있다. 신작 멜로들은 앞선 영화의 부진을 넘어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함상범 기자 sbrain@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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