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잉공급 상태에 있는 산업의 선제적 사업재편을 지원하기 위한 기업활력제고특별법(원샷법 또는 기활법)의 상임위 심사 단계가 마무리되면서 29일 본회의 통과의 9부 능선을 넘었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는 25일 오후 법안심사소위와 전체회의를 잇따라 열고 과잉공급업종 기업에 인수·합병 등 사업재편 관련 특례를 인정하는 기활법을 처리했다.
이날 논의는 지난 23일 여야 원내지도부 합의에 따른 것으로 ▲기활법 적용 범위 ▲법 악용 시 과징금 부과 방안 ▲근로자 보호 관련 조항 추가 등이 주로 다뤘다.
여야는 그간 협상 과정에서 논의되던 법 적용범위에 대해 규모와 업종의 제한을 없애는데 합의했으며 의원발의 당시 5년으로 제시됐던 특별법 한시 적용 기간을 3년으로 단축시켰다.
핵심 쟁점이었던 대기업의 악용 가능성을 차단하기 위해서는 사전·사후적 제재 수단을 마련했다.
우선 '사업재편계획의 심의 및 승인'을 규정하는 법안 제10조를 통해서는 "사업재편계획의 목적이 생산성 향상보다는 경영권의 승계나 특수관계인의 지배구조 강화, 상호출자제한기업집단의 계열사에 대한 부당한 이익의 제공 등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경우에 있다고 판단되는 경우 사업재편계획을 승인하거나 변경승인하지 아니하여야 한다"는 사업재편계획 승인거부 조항을 신설했다.
사업재편계획 승인의 취소를 규정하는 법안 제13조에서는 사업재편계획을 승인받은 후 기업이 법안 제10조 규정을 위반한 것으로 판명되는 경우 계획 승인을 취소하고 법안 제39조를 통해 세제혜택 등으로 받은 금전적 지원액의 3배에 해당하는 과징금을 부과하기로 했다.
소위에서는 기활법에 따른 과징금 부과 단계에서 공정거래법 위반 사항이 드러날 경우 공정거래법에 따른 별도의 과징금 및 벌칙도 중복 부과할 수 있다는 데 의견을 모았다.
국회는 사업재편계획을 심의하는 '사업재편계획심의위원회'에 소관 상임위에서 추천하는 경제전문가 4인을 위원으로 위촉해 견제 기능을 하도록 했다.
이는 국회 논의 과정에서 신설된 조항으로 정부는 정치색에서 자유롭지 못 한 국회 위촉 위원들이 심의위원회 파행의 원인이 될 수 있다는 점과 정보 유출에 대한 가능성을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아울러 여야는 제정안이 구조조정에 따른 해고 등의 변화를 겪을 수 있는 근로자 보흡에 미흡하다는 지적에 따라 사업재편계획의 심의 및 승인을 규정하는 제10조에 "해당 사업재편계획이 근로자의 이익을 부당하게 침해하는지 여부"를 고려사항으로 추가했다.
정의당 김제남 의원은 이날 소위에서 기업의 소규모 합병 결정에 반대할 수 있는 주식 보유 비율을 10%로 정한 법안제 16조에 대해 7%로 낮춰줄 것을 요청했다.
이는 소규모 합병 결정이 주주의 이익에 반할 경우 국내 보유 주식 상위 10개 종목을 각각7~9% 범위에서 보유하고 있는 국민연금이 반대권을 행사할 수 있는 길을 열어주는 취지였지만 주식 보유 비율이 낮아질수록 적대적 M&A에 노출될 가능성이 많아진다는 반론이 제기되면서 최종안에 반영되지는 못 했다.
홍익대 전성인 교수는 이에 대해 "단일 주주로서 기업의 소규모 합병에 반대할 수 있는 사람은 한국 사회에는 없다는 의미"라고 설명했다.
상법상 2주 전에 공고해야 하는 주주총회 소집 기간을 근무일 기준 7일로 줄여 소액주주의 권리를 침해하는 조항이라고 지적받아왔던 제18조도 그대로 제정안에 반영됐다.
여야는 당초 대기업 집단 포함 여부에 대한 극명한 입장차로 법안 협상에 진척을 내지 못 했으나 더불어민주당이 법 적용 시한을 3년으로 줄이는 대신 법 적용 대상에 규모와 업종 제한을 두지 않겠다는 안을 전격 수용하면서 논의가 급물살을 탔다.
다만 야당 원내지도부가 기활법에 대한 태도를 바꾸며 내놓은 입장이 고작 "샤오미는 중국에서 지원을 받은데 밖에 적이 있으면 안에서 (삼성을) 도와줘야 한다"(더불어민주당 이종걸 원내대표)"는 것뿐이어서 법안 처리에 대한 야당 의원들의 아쉬움도 묻어나왔다.
홍익표 의원은 소위를 마치며 "여러 가지를 보완하기는 했지만 기활법이 시장경제에 반하는 법이라는 근본적 의심에는 변함이 없다"고 지적했으며, 법안소위 위원장을 맡고 있는 홍영표 의원은 "구조조정이나 사업재편의 필요성은 인정하지만 처음부터 법안의 취지에 동의하기 어려웠고 기존에 있는 우리 법과 제도, 시스템이 작도아지 않는 것에 근본적인 문제가 있다고 생각한다"고 착잡함을 드러냈다.
한고은 기자 atninedec@etomato.com
국회 산업통상자원위원회가 25일 전체회의를 열고 기업활력제고특별법을 처리하고 있다. 사진/뉴시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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