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4년 여자친구와 결혼을 앞둔 A씨는 가족관계등록부 등 필요한 서류를 챙기다 자신이 이미 결혼한 것으로 되어 있는 것을 확인하고 놀랐다. 사실을 알고 보니 5년 전 전 여자친구에게 장난삼아 써줬던 혼인신고 서류가 문제였던 것이다.
당시 연인들 사이에서는 사랑의 맹세로 이런 혼인신고 서류를 써주는 것이 유행이었다. 물론 실제로 구청에 가서 혼인신고를 하지는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그러나 A씨의 전 여자친구는 A씨에게 서류를 받아 몰래 구청에 혼인신고를 한 것이다. 이 사실을 알게 된 A씨는 법원에 무효 소송을 제기했지만 법원은 기각했다. 결혼을 하려던 여자친구와도 헤어졌다.
신의진 새누리당 의원은 이 같은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지난 5일 혼인신고 시 두 당사자를 모두 출석토록 하는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안’을 대표발의 했다. 현행법에 따르면 혼인신고를 할 때 본인이 출석하지 않아도 인감증명서만 첨부하면 신고가 가능하다.
기재사항과 관련 서류가 있으면 혼인 당사자의 실제 혼인의사를 확인하지 않아도 혼인신고가 가능한 것이다. 이에 도용된 주민등록번호를 사용하는 등의 방법으로 본인이 원하지 않는 ‘허위 결혼신고’가 가능하고 실제로 그런 사례가 잦았다.
◇제안 이유는
현행법은 혼인신고에 있어 본인이 출석하지 않은 경우 본인의 의사를 확인할 수 있도록 인감증명서를 첨부하도록 해 당사자 일방에 의한 신고를 인정하고 있음.
그러나 기재사항과 신분증명서 등 관련 서류의 구비 여부만을 담당공무원이 심사하여 수리하고 실질적으로 혼인의 의사가 있는지를 확인하지 않고 있어, 도용된 주민등록번호를 사용하는 등의 방법으로 당사자의 의사에 부합하지 아니하는 허위의 신고가 이루어는 등 혼인의 유효여부를 둘러싼 각종 법률분쟁이 증가하고 있는 것이 현실임.
또한 현재의 혼인신고 절차에 대해서는 혼인생활에서 발생할 수 있는 갈등을 해결하기 위한 의사소통방법 등 혼인생활에 대한 안내가 전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음.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 신·구조문 대비표. 출처: 국회 의안정보시스템
◇어떤 내용 담겼나
이에 건강한 가정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혼인신고를 하고자 하는 경우 혼인 당사자 쌍방이 직접 출석하도록 의무화하고, 혼인에 대한 안내를 받을 수 있도록 하려는 것임(안 제71조).
* 가족관계의 등록 등에 관한 법률 일부를 다음과 같이 개정한다.
제71조 제목 외의 부분을 제3항으로 하고, 같은 조에 제1항 및 제2항을 다음과 같이 신설한다.
① 혼인의 신고는 혼인당사자 쌍방이 직접 출석하여 시·읍·면의 장에게 하여야 한다.
② 시·읍·면의 장 또는 재외공관의 장은 혼인의 신고를 하려는 자에게 혼인에 관한 안내를 하여야 한다.
부 칙
제1조(시행일) 이 법은 공포 후 6개월이 경과한 날부터 시행한다.
제2조(혼인신고에 관한 적용례) 이 법의 개정규정은 이 법 시행 후 최초로 혼인을 신고하는 경우부터 적용한다
한편 개정안에는 혼인에 대한 안내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신 의원은 “법안이 통과된다면 본인 의사와 상관없는 허위혼인신고가 근절되고, 혼인안내 교육을 통해 가정폭력, 아동학대, 부부간 불화 등 여러 가정 내 갈등이 미연에 방지될 것”이라며 “혼인신고 시 쌍방출석과 혼인안내교육이 향후 건강한 가정생활의 초석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최용민 기자 yongmin03@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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