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돈번다는 분양형 호텔, 묻지마 투자 경고
과잉공급에 공실 증가 우려…보장기간 끝나면 수익률도 '급락'
2016-01-10 11:00:00 2016-01-10 11:00:00
[뉴스토마토 김용현 기자] 베이비부머 세대 은퇴에 저금리가 기조 계속되면서 갈 곳 잃은 자금이 수익형 부동산으로 몰리고 있다. 특히, 공급과잉으로 오피스텔에 대한 투자가 주춤해지면서 높은 수익률을 광고하는 분양형 호텔에 투자 수요가 늘고 있다. 하지만, 공급이 넘치며 객실 이용률이 낮은 곳이 많고, 수익률 보장 기간이 끝난 이후 공실로 남는 경우가 허다해 투자 시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분양형 호텔이 인기를 끄는 것은 정부가 지난 2012년 '관광숙박산업 활성화 방안'을 통해 비즈니스호텔 등에 세제 지원과 용적률 우대 등의 혜택을 주면서 투자금액이 줄었기 때문이다. 이에 사업자들이 호텔 사업에 속속 뛰어들고 있다.
 
여기에 저금리에 투자할 곳을 잃은 부동자금의 수익형 부동산 유입도 분양형 호텔 인기의 한 요인으로 꼽힌다. 사업자들이 수익형의 대표 상품으로 일컬어지던 오피스텔 수익률인 5% 보다 높은 수익률 보장 등을 내세우면서 분양형 호텔로 투자자를 이끌고 있다.
 
분양형 호텔 공급이 가장 활발하게 이뤄지고 있는 지역은 제주도다. 중국인 등 관광수요가 급증하면서 호텔을 비롯한 숙박업소 공급도 빠르게 증가하는 것이다.
 
제주특별자치도에 따르면 지난해 10월말 기준 제주 관광숙박업등록업체는 총 329곳, 객실은 2만4963개에 이르는 것으로 조사됐다. 2014년 272곳, 2만970객실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1년도 안돼 74곳, 4000여실이 늘어난 것이다.
 
◇제주도 관광숙박업 등록업체 현황(2015년은 10월말 기준). 자료/제주특별자치도
 
 
하지만 공급이 급증하면서 과잉공급에 대한 우려도 갈수록 커지고 있다. 제주발전연구소가 지난해 8월 수행한 '제주지역 관광숙박시설 수요공급분석을 위한 기초 연구'에 따르면 오는 2018년이면 제주도 내 관광호텔 기준 4300여실 이상이 과잉 공급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왔다.
 
이정찬 가온AMC 대표는 "호텔을 분양받고 완공이 돼야 그때부터 수익이 발생하는데 보통 1~2년 정도의 시간이 걸리는데 분양 시점이 아닌 완공 이후의 수급현황을 꼼꼼히 살펴야한다"며 "지금 당장 공급이 부족해 높은 수익을 올릴 수 있어도 향후 공급이 많을 경우 당초 예상했던 수익률에 크게 미치지 못할 수 있다"고 조언했다.
 
◇베이비부머 세대 은퇴와 저금리 기조가 맞물리면서 분양형 호텔에 대한 투자가 늘고 있지만 과잉공급 등에 따른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분양 이후 시행사의 사정으로 공사가 중단된 한 호텔 건설현장 모습. 사진/뉴시스
 
 
수익률이 부풀려진 경우도 많아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되고 있다. 분양률을 높이기 위해 시행사에서 일정기간 10%가 넘는 높은 확정수익을 보장하는 경우가 많지만 보장 기간이 끝난 이후에는 객실이 빌 경우 기대했던 수익률을 올리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환금성이 떨어진다는 점도 주의해야 한다. 분양형 호텔의 경우 주택 등과 같은 일반적인 부동산 매물이 아닌 만큼 처분을 하려고 해도 매수자가 쉽게 나타나지 않을 수 있다.
 
이정찬 대표는 "분양형 호텔은 1년 정도의 확정 수익률을 보장해주는 경우가 많지만 기간이 끝날 경우 공실률 등에 따라 예상보다 낮은 수익을 내는 일이 많다"며 "지나치게 높은 수익률을 보장해주거나 확정 보장 기간이 길 경우 유령업체 등의 사기일 가능성이 높은 만큼 투자에 있어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용현 기자 blind28@etomat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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