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토마토 남궁민관 기자] 지난해 국내 '중후장대' 산업은 장기화되는 전세계적 불황으로 그 어느때보다 힘든 시기를 보냈다. 저유가 기조와 글로벌 경기 불황이라는 대외적 난관과 함께 각 업종별로 어려움도 잇따라 발생하며 '중후장대' 산업의 발목을 잡았다.
이에 지난 한해 '중후장대'의 공통된 키워드는 생존을 위한 바닥다지기로 꼽힌다. 조선, 해운, 철강 모든 업종들은 비핵심 자산과 사업을 매각하는 한편 사업 구조조정, 인력 감축 등을 통해 생존을 위한 바닥을 다져왔다.
지난해 이같이 몸집줄이기에 집중한만큼 올해에는 본격적인 생존전략을 펼칠 것으로 전망된다. 각 업종별로 생존을 위한 핵심 전략을 키워드를 통해 전망해봤다.
철강업계 '고부가 전략' 수익성 높인다
철강업계가 올해 꼽힌 최전방 경영전략은 다름아닌 고부가 제품의 육성이다. 지난 한해 중국산 저가 철강재의 공습으로 공급과잉 몸살을 앓은만큼 기술경쟁력을 갖춘 고부가 제품을 통해 전세계 시장 공략에 적극 나선다는 전략이다.
포스코와 현대제철은 고부가 제품 중 새 먹거리로 주목하고 있는 제품은 고급 자동차 강판이다. 최근 양산되는 모든 자동차에 초고장력 강판이 50% 이상 적용되는 등 전세계적으로 최고급 자동차 시장이 지속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포스코는 내년 6월 준공을 목표로 지난해 9월 광양제철소에 연산 50만톤 규모의 7용융아연도금강판공장(CGL)을 착공했다. 현대제철 역시 올해 2월부터 당진 2냉연공장 2CGL이 상업생산에 돌입하며 자동차강판 생산 확대에 나선다.
동국제강은 컬러강판 '럭스틸', 코일철근 '디코일' 등 차별화된 브랜드 제품을 통해 수익성향상에 나섰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지난 한해 철강업계는 이미 바닥에 직면했으며 올해 역시 바닥에서 기는 형태를 띄게 될 것"이라며 "이같은 상황에서 수익개선을 도모해야하는 만큼 고부가 제품을 중심으로 경쟁력 강화에 나설 것"이라고 전망했다.
'나아질 것 없는 시장' 조선 내실다지기로 버틴다
지난해 조선업계는 다른 '중후장대' 산업들에 비해 더욱 어려운 상황에 직면했다. 선박 사업의 부진을 넘어서기 위해 선택했던 해양플랜트 사업이 대규모 부실사태를 불러오며 지난 한해 생존의 기로를 넘나드는 경영난에 시달렸기 때문이다.
이에 국내 '조선 빅3'인 현대중공업, 삼성중공업, 대우조선해양은 지난해 부실 털어내기에 총력을 기울였다. 이어 올해 이들은 신규사업 투자나 사업 확대가 아닌 내실다지기에 초점을 맞췄다. 내실다지기 주요 전략으로는 ▲사업별 효율성 제고 ▲기존 수주에 대한 안정적 인도 등이 꼽힌다.
중견 조선업체들은 이보다 상황이 좋지않다. 대형 조선업체들의 경우 수주잔량이 남아있고 주력 선박들 역시 글로벌 경쟁업체들에 비해 기술경쟁력 우위에 있는만큼 이른바 '버티기'가 가능한 상황이지만, 중견 조선소들의 경우 경쟁 심화에 직면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지난해에 이어 저유가 기조가 지속 이어지고 있는만큼 올해 역시 쉽지않은 한해가 될 전망으로, 지속적인 내실다지기만이 해답이 될 것"이라며 "중견 조선업체들의 경우 기업의 규모 자체를 대폭 축소하거나 정리되는 등, 시장이 정리될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바닥은 지났다" 해운업계 생존 타이밍 잡기
앞서 두 업종에 비해 해운업계의 상황은 그나마 긍정적이다. 한진해운과 현대상선 등 국적해운사들은 이미 지난 2013년부터 지속적인 자구계획 이행으로 5조3000억원에 이르는 유동성을 확보한 바 있으며, 이를 통해 사업구조 역시 최적화 작업이 진행된 상황이다.
이와 함께 올해 저유가 기조가 이어지며 컨테이너선을 운영하는 데에 원가절감 효과가 지속될 것으로 전망되는 가운데, 미국의 금리인상 역시 경기 활성화를 유도하는 등 호재로 작용할 전망이다. 또 유럽발 경기불황 역시 지난해를 기점으로 바닥을 쳤다는 평가다.
해운업계는 이에 따라 올해 지속적으로 사업 효율성을 높이는 작업을 이어가는 동시에 시장 상황의 변화에 따라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경영전략을 구사할 계획이다.
해운업계 관계자는 "올해에는 내년에 비해 글로벌 경기의 흐름이 해운업계에 호재로 작용할 것으로 기대되는 상황"이라며 "일단 지속적으로 사업 효율성을 높이는 작업을 진행하면서 시장 환경에 맞춰 수익성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전개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다만 지난해 말 한국선주협회를 중심으로 정부에 지속 건의해왔던 금융지원과 관련 당장은 쉽지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현재까지 정부는 업계 스스로 생존력을 갖췄을때 금융지원을 시행하겠다는 입장인만큼 이를 적절한 타이밍에 유도해내는 것이 해운업계의 또다른 과제가 될 전망이다.
현대제철 당진기술연구소에 비치된 차량 BIW.사진/현대제철
남궁민관 기자 kunggija@etomato.com
이 기사는 뉴스토마토 보도준칙 및 윤리강령에 따라 김기성 편집국장이 최종 확인·수정했습니다.
ⓒ 맛있는 뉴스토마토, 무단 전재 - 재배포 금지